존재하는 사람은 때때로 잊히지만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인 사람은 오래 기억된다. 상당히 의심스럽지만 한때 세상에는 다섯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오천 명을 먹인 성인이 있었다고한다. 십자가에 못 박혔다가 사흘 만에 부활한 그는 툴툴거리는인간들을 떠났고, 세상은 기묘한 저울이 되어 시소 놀이를 하듯기우뚱거렸다. 세상의 한쪽엔 가난과 굶주림, 다른 한쪽엔 신용카드와 고칼로리 빵, 그리고 그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사람들.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기적을 보였다는 그가 지금여기 있다면 세상은 좀 달랐을까.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