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선생님의 유형을 여섯 가지로 설명하는 대목이 있어요. 첫 번째는 좀비 유형, 좀비처럼 말을 웅얼거리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답니다. 두 번째는 카페인 중독자 유형.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말을 쏟아내기에 역시나 수업을 이해하기 힘든 타입이죠. 세 번째는 던전 마스터(교도관) 유형. 교내 체벌의 부활을 꿈꾸며 빨간색 경고장을 남발하는 이들. 아이들이 얌전히 앉아 입 다물고 있기를강요하는 분들입니다. 네 번째는 스필버그 유형.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멋져서가 아니라 수업 시간에 항상 영화를 틀어줘서라네요. 다섯 번째는 신참 유형.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서아이들이 정답을 말하면 서커스단 물개처럼 박수를 친다네요. 하지만 금세 지쳐 나가떨어지는 유형이래요. 학생들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탓에요. 그리고 여섯 번째 유형.
마지막 유형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선생님이에요.
이분들은 학교라는 고문을 견딜 수 있도록 해주는 유형이죠. 우리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학년이 바뀌어도 찾아가서 인사하고 싶고, 실망시키지 않고 싶은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죠.
빅스비 선생님이 바로 여섯 번째 유형이에요.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저는 빅스비처럼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어요. 이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분인 거죠. 그러니 빅스비 선생님과의 마지막 송별연을 위해 모험을 무릅쓰는 게 하나도이상하지 않습니다. 공항에서 마지막 대목을 읽다 눈물을참느라 힘들었어요. 한미화 선생님은 이렇게 쓰셨어요.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