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세상이 바쁘게 몰아붙이는 대로, 익숙하고 무난한 방식으로 살았을 때 이르게 될 뻔한 삶이 아닌 다른 삶을살고 싶다는 욕구가 어쩌다 생겨났는지는 쓸데없이 책만 많이 읽은 나는 회사에 기생하는 일이 아닌 더 의미 있는 일이,
자본가가 떨구는 콩고물을 받아먹는 삶이 아닌 더 의미 있는삶이, 말하자면 일과 삶을 일치시킬 수 있는 뭔가를 찾고 싶다는 환상까지 품고 있었다.
문제는, 그 욕구와 환상을 실현할 과감함과 결단력이 내게없다는 거였다. 내 속의 반항심과 소심함은 너무나 사이좋게손잡고 있었다. -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