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기 나에게 진짜로 필요했던 것은 소설을 잘 쓰지 못하더라도 내가 한 인간으로서 소중하고 온전하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 시기의 나에게는 그것이 당연하지 않았다. 소설을 쓰지 못하는 나는 쓸모없고 무가치한 존재인 것 같았다. 소중한 응원을 보내준사람들이 많았으나 약해질 대로 약해진 나에게는 힘이되지 않았고 오히려 두려웠다. 그 시기에 힘이 되었던것은 할머니의 기억, 아무 조건 없이 나를 보면 그저 흡족하고 행복하셨던 그 환한 웃음뿐이었다. - 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