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보면서 나는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었다.
함박웃음이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웃음이었고,
그 웃음에 쓰이는 근육은 매우 특별해서 일상의 웃음과는 달랐다. 내가 지극정성으로 꿀짱아를 돌보면서도 무언가 빠졌다고, 부족하다고, 완전하지 못하다고 느꼈던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그것은 함박웃음이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이렇게 웃어 보인 적이 없었다.
물론 나는 그동안 많이 웃었다. 아이를 낳은 것이 행복했고 엄마가 된 것이 신기했다. 꿀짱아를 보면서 많이 웃었다. 하지만 내 웃음은 무언가에 많이 짓눌려 있었다. 엄마 노릇을 해야 한다는 부담과 잘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위축감, 아이를 기르다가 내 인생이 실종될 것 같다는 조바심, 여러 가지 무거운 맷돌들에 짓눌려 내 웃음은 쾌활하지 않고 어딘가 찌그러져 있었다. -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