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날 손에 가득 쥐고 돌아갈 짐도 없었다. 펜 한 자루,포스트잇 한 장조차 모두 지원해 주는 회사였으니 나갈 땐몸만 나가면 될 일이었다. 소속감을 얻고 싶었던 곳에서 끝끝내 자리 잡지 못하고 떠나는 상황이면서도 아쉬움 하나 남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참 다행이었지만 딱 하나 묘한 기분을 남기는 것이 있었다. 손에 쥔 사원증, 꼭 쥔 그 사원증을한 번 더 바라보고 출입 게이트를 나서 프런트 데스크로 향했다. - P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