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이렇게까지 충동적이었던 적이 있었나?
4층이 가까워질수록 머릿속에 쾅, 쾅, 하는 소음이울렸다. 이모가 생선 대가리를 자르던 소리, 묵직한회칼이 나무 도마를 찍어 박는 소리. 물컹한 생선살의 감촉. 시퍼렇게 뜬 광어 눈깔. 내 목에 17년째박혀 있는 가시. 내 의사를 막는 모든 것들, 입에서나오지 못한 말들은 엉기고 뭉쳐서 가시로 남았다.
그것은 다시 내 목구멍을 틀어막고 여린 부위를 찔러 댄다.
지나온 이미지와 목소리들이 감각을 수놓았다.
나는 소리를 따라 달렸다. 희미한 것이 선명해지는순간을 향해….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