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산문집
허지웅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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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대충 얼버무려 위로하지 말라 답하고 싶고, 대체 여기서 얼마나 더 힘을 내라는 건가 싶고, 그간 얼마나 전력을 다하고 있었던 건지 아느냐 묻고 싶고, 부모 돈으로 편하게 학교 다니고 살 집도있었던 사람이 내 삶의 풍파를 가늠할 수 있느냐 따지고 싶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통을 짊어지고있다는 흔한 말의 무게와 깊이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생각합니다. 더 이상 끌어모을 힘이 남아 있지 않아 주저앉고 싶었으나 안간힘을다해 다시 일어나 밥벌이에 나섰던 힘겨운 반복 안에서 끝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었던 누군가가 진심을다해 그 힘과 운을 타인에게 빌어주고자 하는 마음을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힘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내가 쓰는건 글이지만 결국 상대하는 건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사람의 마음이라는 것.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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