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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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후에 연습실에서 나와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더라고요.
교수님은 저를 데리고 학교 근처 분식집으로 갔어요. 떡볶이랑 김밥, 라면을 잔뜩 먹고 헤어져 집에 왔죠.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 차례 수업 후에 교수님하고 레슨을 했어요. 알고 보니 저 말고도 교수님과 분식집에 같이 다니는 아이들이 꽤 있었죠. 교수님은 학생들한테 시간을 나눠주는 걸 아까워하지 않았어요. 예술가는 아닐지 몰라도, 진짜 선생님이었던 거예요.
그때까지 저는 피아노에 딱히 품은 꿈이 없었어요. 피아노를 선택한 것은 그저 그게 늘 목구멍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죠. 어린 시절 아빠 손을 잡고 피아노학원에 갔던 그날이 제게는 언제나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연주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죠.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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