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준공된 순간 건축가의 손을 떠나, 고객과 시간의 흐름에그 운명을 내맡기게 된다. 손질할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고객이라 해도, 삶의 변화에 따라, 예컨대 가족 수가 늘거나 줄거나하면 증개축할 필요가 생긴다. 다시 설계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고 전혀 다른 건축가, 혹은 시공사가 원래 구상과는 관계없는 플랜을 세워서 형태를 바꿔버릴 때도 있다. 팔린 뒤에 자비 비슷한 감정과 함께 다시 살기도 하고 가차 없이 부숴버릴 때도 있다 - P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