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노래 - 노래와 함께 오래된 사람이 된다 아무튼 시리즈 49
이슬아 지음 / 위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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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래방을 장악해보지도 않은 내가 왜 노래에 관한 책을 쓰는가. 생각해보면 몹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우사인 볼트가 육상에 관한 글을 쓰지 않고 우리 엄마 복희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지 않듯, 가왕들은 노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하느라 바쁘다. 작가들은 예외다. 작가들은 글에 대한 글을 토할 정도로 많이 쓴다. 심보선이 말하길 시란 두 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 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랬다. 그렇다면 나에게글이란 한 네다섯 번째로 탁월한 내가 첫 번째로 탁월한 친구들을 생각하며 쓰는 것이다. 애매하게 탁월한사람은 더 탁월한 사람을 구경하고 감탄하며 생의 대부분을 보낸다. 가왕들은 마치 익숙한 차를 몰고 여러 번 지나본 길을 달리듯 노래한다. 아주 좁고 가파른 골목에서도 차로 벽을 긁는 실수따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차폭을 정확히 인지한 운전자처럼 두려움없이 다음 소절로 힘차게 나아간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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