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라는 불교 냄새가 나는 단어를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을까? 주택건설업자들은 시주님이라고 말하고 말이야. 역사적으로 보면 건축가의 일은 국가나 종교가 뭔가 계획하면서 시작된것이니까 애당초 베풀어지고 주어졌던 것인지도 모르지. 그리고 건축가에게 집을 설계하게 하는 일은 이삼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있는 사람들의 도락에 지나지 않았어. 가난한 건축가에 대한시주라는 뉘앙스가 가미되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모르지." 우치다 씨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덧붙였다. "어떻든 간에 여기서는 시주라고 하지 않아 클라이언트라고 하지."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