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을 맞이해, 그래도 우리나라는 구정이 지나야 진짜 새해지 하면서 내게 보내는 새해선물 2탄이라며 또 질렀다. 설 연휴때 나간 돈이 상당함에 불구..이렇게 질러대니 재정 상황이 말이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여태껏 미뤄뒀던 애장판들을 드뎌 샀다. 이번엔 특별히 사연이 긴 책들도..어렵사리 구해서인지 더 애착이 간다.
황미나님의 걸작, "레드문"! 정말 참고 참다가 질렀다. 그러나 아뿔사, 애장판임에도 불구하고 출판한지 몇 년이 지나서일까 3,4권이 품절이란다. 알라딘 뿐만이 아니었다. 아마 책판매사이트는 있는대로 다 뒤진 것 같다. 알아보니 여기저기서 3,4권만 품절이란다. 출판사쪽이랑, 대형서점에도 문의해 봤지만 재고도 없고, 재출간 예정도 없다는 싸늘한 대답뿐. 일본 속담중에 "목에서 손이 나올정도로 갖고 싶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딱 그짝이었다. 오히려 구하지 못하니 너무너무 갖고 싶어서 정말 미치는 줄(?, 과장이 좀 심하다.ㅋㅋ) 알았다. 이 사정을 지방에 있는 친구에게 토로했었는데 착한 내 친구 서점 가면 알아봐주겠단다. 참고로 그 친구 사는 곳이 부산이다. 중고라도 구해야 하냐며 포기할 때 쯤,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친구왈 "사는 가던 서점에 마침 마지막 1권씩 남아있었다나..친절한 서점 아저씨, 재고가 없는 걸로 알고 있지만 일단 창고에 남아 있을지 모르니 찾아보겠다고 해주었단다. 마지막 재고처리를 해준 셈이다. 먼지가 새까맣게 싸여 있었지만, 만화책이니 다행스럽게 비닐커버 덕택에 그리 때묻지 않은 책을 나는 구할 수가 없었다. 내 생애 그친구한테 그렇게 고마워해보기는 처음이었던 거 같다. ㅎㅎ 최근 들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정말.
황미나샘의 위대함은 읽어본 사람은 다 알것이다. 워낙 장르를 가르지 않는 분이긴 하지만 특히 이 만화는 SF장르인 동시에 순정만화로 분류되는 몇 안되는 희귀작이다. 지금부터 20년전에 연재를 시작했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 12권 다 사면 처음부터 정독해야지~
신일숙샘의 리니지 애장판 1,2권만 우선 구입했다. 역시 애장판이 나온지 몇년 지나서인지 세트박스로 구매할 순 없었다. 사실 개인적으론 신일숙샘 작품중 단연 최고는 "아르미안의 네딸들(이른바 "A4"로 세간에 알려진 그 작품이다)"이라고 생각하지만, 리니지 역시 상당한 내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보다 그와 대적하는 반왕(反王)에게 오히려 인간적인 면들을 발견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이 만화는 어찌보면 소년에서 성인의 남자로 커가는 성장만화이기도 하다. "왕이 된다는 것", 즉 리더가 된다는 무거운 사명에 대해서 깊이있고도 진지하게 다루고 있어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권교정님의 마담베리의 살롱이다. 사실 권교정님 작품은 처음이다. 첫 접촉이라고 할까. 고딩시절 만화에 흠뻑 빠져있을 때, 권샘의 작품을 슬쩍 본 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림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스타일이 아니라 아예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흘러 주위에서 좋은 평을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선입견"때문에 막상 사려고 하면 손이 가지 않는.. 한 번 고정관념을 버려하지 하고 크게 마음먹고 산게, 하필이면 연재중단된 이 작품이다. 1권으로 권샘 작품을 판단하기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좋은 서평들이 많아서 일단 질렀다.
그림은 사실 아직도 마음에 안 들지만 이야기의 부드러운 진행이 맘에 든다. 캐릭터들도 독특한 것 같구.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할까. 솔직히 살짝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앞으로 다른 작품들도 많이 읽어볼께요. 킹교폐하. ㅎㅎ
전체적으로 레드문 권수가 워낙 많아 이것저것 사지 못했다. 레드문도 앞으로 몇권 더 사야하고, 리니지도 7권이 완결이라 갈길이 더 먼셈이다. 좋은 애장판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음 더 좋아겠지만 원래 힘들게 얻은 것이 더 값지다는 말에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본다. 참고로 레드문 3,4권은 서점에서 구매해서 어쩔수 없이 정가대로 8000원씩 주고 샀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