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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평점 :
하늘은 소년의 불행 따윈 아랑곳 않고 여전히 지상과 점자(點子)로 필담을 나누고 있었다. 두둑두둑- 점잖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자연은 저희들 끼리 속삭였다. p.119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 김애란의 소설을 접했을 때도 그랬다.. 부러웠다. 소설가는 항상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내가 접하는 소설들은 교과서에서 만나거나, 아주 유명한 작품이었으니 내가 나기도 훨씬 이전의 글들이 많았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거의 나와 나이가 같거나,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거나....
처음엔 나와 나이가 비슷한 작가들은 괜히 미웠다. 그들이 부러워서 더욱 미웠다. 작품을 보면 더더욱 미웠었다.. 그들의 글을 읽으며 나는 빠져들고, 그 이야기를 한장씩 넘기며 웃거나, 상상하거나, 그림을 그렸다.
'달려라 아비' 를 읽고 그녀를 평가할 때... 그녀의 나이를 보고 헉... 했다.. 나와 동갑이라는 설명에.. 다시 미운감정이 스물스물.. 허나 다시 든 생각.
젊은 작가의 작품이 번성하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은 작품을 읽을 꺼리가 없어진다. 얼른 얼른 좋은 작가들을 만나야지. 하는 생각으로 다시 보니..
김애란의 작품이 다시 보였다. 만나는 작품마다 좋았다.
두근두근 내인생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럴 수도 있는 일들을 특별한 일들로 만들어 내는 작가의 재주에 감탄했다.
비행운.. 소설로만 알고 들었던 작품이 김애란의 소설집이었다.
한 장, 한장 넘어갈 때마다 제목이 다시 읽혔다..
행운이 아닌... 불운도 아닌.. 비행운...
그녀는 행운이 아닌 비행운을 담담하게 그러나 처절한 그림이 그려지도록 말하고 있다.
김애란..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쌉싸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