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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홍자성 지음, 도광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참으로 긴 시간을 이 책과 함게 했다.
최근에 책을 읽으며 이리 긴 시간 함게 한 책은 드문것 같다.
20여일을 침대맡에 두고 읽고 시간날때는 간간히 오랜만에 붓펜을 잡고는 끄적여 보기도 하고
참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20대 시절에는 멋으로도 들고 다닌 참 씁쓸한 기억도 있는 책이다.ㅎㅎ
읽는 듯 마는 듯 어찌 되었든 그 시절에도 한글 해석부분은 다 읽었지만...
지금 40중반을 향해가는 이 시점에 읽는 맛과는 비교 할 수 없음을 실감한다.
전집225장,후집13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우리 소소한 일상에서의 상황과 심리를 어찌 이리 콕 콕 짚어 주는지
가슴이 따끔 거리기도 하고 아주 시원하기도 하다.
요즘 괜시리 마음 버겁고 힘겹게 느껴지는 내게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는 책이다.
36장 소인과 친압하거나 그와 제휴해서는 안 됨은 물론이지만 그렇다고 소인이라 해서 함부로 그를 인간적으로 미워하고 저주해서는 안
되니,소인은 엄격하게 대하여 그가 인격적으로 모독이나 침범을 받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그가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요,
또 그의 행동에 대해서는 엄정한 평가를 해 주도록 해야지 덮어놓고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
13장 나와 함께,또는 나에 앞서 남을 의식하고 남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는 일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안락한 밥법이 되는 것이다.
225장 바람이 자고 물결이 고요한 가운데서 인생의 참된 경지를 보며,맛이 담담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 모습을 안다.
56장 가장 마음에 남는 장이다.
책을 읽되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문자의 노예가 될 것이요,
벼슬 자리에 있되 백성을 사랑하지 않은다면 관복의 도적이 될 것이다.
학문을 가르치되 몸소 실천하지 못한다면 구두선이 될 것이요,
사업을 일으키되 덕을 심는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눈 앞에 피고지는 한때의 꽃이 될 것이다.
삶의 바른길이 어떤 길인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하는지
사리분별을 깊게 하여 지혜로운 삶을 살고 싶다.
그 긴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회자되는 고전의 무게를 새롭게 깨닫는다.
무더운 여름 채근담과 함께 마음 공부로 삶의 여유를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