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3학년 딸아이가 그저께 밤에 잠자리에서 한번에 다 읽어 버리고
잠이 들기에 너무도 궁금해서 어제 밤에 읽은 책이다.
내가 읽어 보니 3학년 아이가 한 번에 다 읽어 내리기에는
제법 글밥이 많은 듯 한데
아마도 가슴 아프고 절절함이 책을 내려 놓지 못하게 한듯 하다.
책을 읽은 딸아이에게 그렇게 재미있냐?잠도 안자고 읽게 했더니
응 조금 많이 슬퍼.라고 대답했다.
어떤 슬픔이 아이로 하여금 책을 내려 놓지 못하게 했을까?
이야기는 교통경찰관이 되어 교통 정리를 하던 한결이라는 분이 사고로 의식 불명의 상태로 병상에 누워 어린 시절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엄마 품에 안겨있는데
이 곳은 네가 잠들어 있을 곳이 아니라는 아버지의 호통에 눈을 뜨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 때 아들이 분 호루라기 소리가 꿈 속으로 날아든다.
병상의 주인공 한결은 6.25로 인해 가족을 잃고 힘든 삶을 걷었다.
화가인 아버지는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석 하셨는데 그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서 이산 가족이 되었다.어머니는 전쟁의 충격으로 "가자, 어서 가자꾸나!"라며
정신을 놓은 채 자꾸 어디론가 가자고 하시더니 유복자로 태어난 어린 한결을 두고 정말 아주 먼 곳으로 가 버리셨다.
남은 것은 풍금을 뒤로하고 목련같은 웃음을 짓고 계시는 어머니의 사진과 아버지가 손 수 만들어 주신 나비 브롯지 뿐이다.
석간 신문을 팔며 생활하던 한결은 은행나무 거리에서 엄마의 사진과 꼭 닮은 초상화를 발견하고 그 초상화를 훔치게 된다.
화가 아저씨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러 가지만 고백도 못하고 평생 자신을 바른길로 인도해 주는 호루라기를 선물 받게 된다.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방송에서 똑같은 초상화를 보게 된다.
어린 시절의 그 화가 아저씨가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찾고 있는 것이다.
뒤 늦게 자신이 훔친 초상화를 돌려 주기 위해 병상을 찾은 한결은 화가 아저씨가
자신의 친 아버지임을 확인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30년전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러 갔던 그 날처럼 창문에 무지개가 드리운다.
엄마 세대도 사실 공감하기 어려운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동화 책을 만났다.
아마도 아이는 이 책의 깊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하며 읽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 민족이 지니고 있는 아픔에 대해서 조금 이라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80년대 초반 수 많은 이산 가족이
가족을 찾느라 인산인해를 이루던 모습이 떠 오른다.
그 많은 아픔을 던져준 한국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분단 국가로 있는 우리.
아이가 우리의 현실을 엿 볼 수 있는 책을 처음으로 만났다.
아직은 어리다고 생각해서 이런 주제의 책들을 접해 주지 않았는데
관심을 갖고 만나게 해 줘야겠다.
다음 세대의 주인으로 아픔도 해결책도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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