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호두 속 3 - 뉴 루비코믹스 1084
가와이 토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난 지방에 사는 관계로 1년에 두번쯤 미술관 관람을 하러 간다. 1년에 몇 번 안되는 서울 나들이 중 2번을 미술관 관람으로 할애하는 것이니 딱히 적은 횟수는 아니다. 평상시 미술관에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미술관련 서적이나 도판같은 걸 사서 집에서 종종 보는데, 딱히 그림에 대해 아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다. 대학시절 교양과목으로 미술의 이해란 수업도 들었지만 워낙 오래전의 일이라 지금 기억나는 건 거의 없어 미술관 관람을 하거나 도판을 보면서도 딱히 뭐라고 코멘트를 할 수는 없는 처지이지만, 그저 보는 것이 좋아서 그러는 것이니 그런대로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좋아...(쿨럭)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장황하게 길어져 버렸군.

각설하고!
『갤러리 호두 속』은 미술품 중 그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한 화랑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화랑에서는 그림매매 뿐만 아니라 복원같은 것도 겸한다. 그것을 도맡아 하는 사람은 화랑의 젊은 주인 타니자키인데, 이 사람,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수상쩍기만 하다. 게다가 들어오는 물건들 중에는 밝은 세상에는 내놓지 못할 물건이 끼어 있으니 더욱 수상쩍다. 하지만 복원기술만은 뛰어나 그 분야에서 만큼은 인정을 받는 사람이기도 하다.

3권은 페이크 전(위작 전시회)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이 에피소드에서 드디어 수수께끼의 화랑주인 타니자키의 과거사가 나온다. 어릴땐 꽤 미소년이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거참.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복원기술이 뛰어났지만 그림을 그리는 재능은 부족했던 소년이었다. 그대신 맡게 된 것이 모사작업. 그가 모사한 그림과 관련된 비밀은? 난 위작이란 모사가 똑같은 건 줄 알았는데, 이 에피소드를 읽고 다르단 걸 알았다. 그런 차이가 있었구나.

두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타니자키만큼이나 수상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후지. 아무래도 타니자키 대신 외국을 다니면서 물건을 입수해주는 사람인듯 싶다. 불순한 아우라가 풀풀 풍기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캐릭터의 등장에, 올레!

세번째 에피소드와 네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두 명의 화가가 등장한다. 한 명은 광기에 사로잡힌 화가이고, 또다른 한 명은 까칠한 화가랄까. 두 에피소드 모두 미술계의 어두운 단면을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어떻게 잘 팔리는 화가가 만들어지는가였고, 후자는 자국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화가가 외국에서 인정받고 돌아온 후 국내에서의 대접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예술계란 곳이 원래 고루한 곳이긴 하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자기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데가 아니던가. 그런 걸 보면 참 쓴 웃음이 나온다.

'갤러리 호두 속'이라는 수상쩍은 화랑과 그보다 더 수상쩍은 젊은 화랑 주인의 이야기가 벌써 세권째이다. 2권에서 끝나려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꽤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서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BL물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3권에선 전혀 그런 게 안보인다. 물론 앞권에선 그런 분위기가 좀 났지만... (笑) 그래도 이 작품을 읽는 게 즐거운 건 미술계, 특히 그림과 관련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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