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고양이 나츠 2
OOTAKE Tomo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겉으로 보기엔 전혀 귀엽지 않은 고양이들이 총출동하지만, 요모조모 곰곰히 뜯어보면 그 귀여움에 쓰러지게 된다, 하드보일드 하게 살고 싶은 사나이 나츠의 이야기 그 두번째.

전혀 의도하지 않은 가출 + 납치(?) 사건으로 다나카네 집에서 한동안 살다 본가(?)인 토네家로 돌아온 나츠. 2권에서는 안타깝게도 1권에 등장한 길치냥이 푸상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미용실에 가기 싫어서 등의 이유로 집을 나오긴 해도 늘 길을 못찾고 헤매는 푸상의 귀어운 얼굴이 보고 싶었는데... 좀 아쉽기는 해도 나츠와 벌레 덕후 아깽이인 꼬맹이와 할아방네 집으로 입양된 영감이 여전히 그 포스를 풀풀 풍기며 등장하고, 새로운 얼굴로는 강아지의 얼굴을 한 폰타, 꽃집 마스코트(?) 쿠로, 옆집 강아지 팀, 그리고 꼬맹이의 모친이자 나츠의 여자친구인 미케코등이 있다. 새로운 사람으로는 토네家 아들의 친구들이 있다. 그중 이노우에란 녀석은 고양이 마니아다.

나츠는 결코 잘생겼다고 말할 수 없는 외모에 무뚝뚝한 성격, 때로는 나사 하나쯤 빠진 듯한 행동으로 날 웃겨주긴 하지만, 동네 고양이들 사이에선 대장 노릇을 톡톡히 한다. 똘마니도 거느리고 있을 정도.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 사실 하드 보일드하게 살고 싶어함에도 불구하고 - 나츠의 성격은 다정다감 그 자체다. 어디선가 꼬맹이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바람처럼 나타나 꼬맹이를 구해주는 나츠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또한 할아방에게 입양되어 늘그막에 완전 팔자 펴진 영감이 - 미짱이란 이름을 획득했다 - 꼬맹이의 염장을 지를 때도 나츠는 언제나 꼬맹이 편이다. 그런 나츠가 무척 강해보이긴 하지만, 입으로 나츠의 행동을 조종(?)하는 꼬맹이는 나츠의 머리꼭대기에 올라 앉았는지도... (笑)

나츠와 관련된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것은 -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지만, 골라서 말하자면 - 추운 겨울 동네 고양이나 개들과 날씨에 관한 인사를 하면서 지나던 나츠가 공터에서 추위에 벌벌 떠는 영감과 꼬맹이에게 천연 난로(?) 역할을 해주는 에피소드와 동네 꼬맹이들이 지나가면서 나츠에게 "이따 봐"란 말을 남겼다고 그 자리에서 꼬맹이들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무척이나 따스한 에피소드였다. 또한 나츠의 반려인인 토네家 아줌마가 감기로 아파 누워있을 때, 그 옆을 계속 지켜준 것 역시 나츠의 몫이었다. 이런 걸 보면 사람 가족이라고 다 좋은게 아니란 말이지. 가끔 무심한 토네家 가족의 두 남자 때문에 속상해 하는 토네家 아줌마를 보면서 우리 엄마들이 이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는 나츠와 다른 고양이들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토네家 가족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는데, 토네家 아줌마는 정말.. 최고다. 우리네 엄마의 일상을 고스란히 옮겼다고나 할까. 그래서 무척이나 공감되기도 하고, 괜시리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달까. 

4컷 만화 - 실제로 이 책 속의 이야기는 보통 8컷으로 마무리된다 - 인 특성으로 수많은 에피소드가 이 한 권에 들어 있다. 단편 만화라 해도 깔끔한 완결성을 가지기 힘든데, 4컷 만화가 이렇게 깔끔한 완결성을 가지고, 독자를 웃게도 만들고, 가슴 짠하게도 만드는 건 작가의 특별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고양이의 특성을 잘 살린 만화이며,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만화, 그리고 진짜 사나이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레알 고양이 나츠의 이야기. 다음권도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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