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s (Scholastic Gold) (Paperback) - 『룰스 -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원서, 2007 뉴베리 아너 수상작
신시아 로드 지음 / Scholastic Paperbacks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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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LE은 규칙, 법칙, 관례등을 뜻하는 용어이다. 좁게 보자면 스포츠 경기의 규칙과 같은 의미도 있지만 넓게 보자면 인간 사회에 통용되는 일종의 규범의 일종으로 생각하면 된다. 인간 관계에 통용되는 일종의 법칙과 관례, 그리고 사회 생활에 필요한 규칙 등은 지켜줘야 원만한 인간 관계를 맺고, 원만한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캐서린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12살 소녀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동생 데이비드와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캐서린이 원하는 것은 평범한 삶이지만, 동생의 장애때문에 그다지 평범하지 못한 십대시절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데이비드는 보통의 자폐아와는 달리 활동적이다. 대신 시간이나 약속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고, 행동이 유난히 튀며,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것 자체를 모른다. 그래서 캐서린은 스케치북에 데이비를 위한 규칙 노트를 작성한다.

바야흐로 때는 여름방학. 가장 친한 친구인 멜리사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여름에는 아빠가 계신 캘리포니아에 지낸다. 멜리사가 너무 그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옆집으로 누군가가 이사를 오게 되고 그 가족 중에 캐서린 또래의 소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캐서린은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 소녀와 친구가 되어 밤에는 전등을 깜빡이며 신호를 보내고, 모르스 부호를 이용해 이야기도 하는 등 소녀 시절에만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이사온 소녀를 자주 만날 수는 없었다. 이사 축하 쿠키를 구워서 가지고 갔지만 이미 외출중. 캐서린은 잔뜩 실망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데이비드가 치료를 받는 클리닉에서 캐서린은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의 이름은 제이슨으로 몸이 불편해서 걷지도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하지만 듣는 것에는 이상이 없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단어책을 이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데면데면한 사이였지만 캐서린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제이슨에게 선물하게 되고 둘은 가까워지게 된다. 그후 캐서린은 제이슨에게 단어책을 채울 단어 카드를 만들어 선물하고 그것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매주 한 번, 제이슨과의 만남은 즐거웠다. 비록 서로 말로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얼마가 지났을까, 캐서린은 이웃집 소녀와 드디어 만나게 된다. 크리스티라는 이름의 소녀는 금세 캐서린과 친구가 된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고, 데이비드에 대해 설명하기가 좀 꺼려졌지만 둘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서로의 집에 놀러 가기도 하고, 연못에 수영하러 가기도 하고.

늘 데이비드를 쫓아다니며 돌봐 줘야 했던 캐서린에게 제이슨과 크리스티는 멋진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여전히 데이비르에게 규칙을 설명하고 그것을 따르게하고 돌봐줘야 하지만 말이다. 캐서린의 부모님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캐서린은 데이비드를 돌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나름대로 잘해가고 있다. 캐서린을 보면서 감탄했던 것은 12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밝고 긍정적이며 책임감도 강하고 제이슨처럼 장애를 가진 친구에 대해 선입견이 없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캐서린이 제이슨의 휠체어를 밀면서 달리는 장면이었다. 스스로 일어설 수도 걸을 수도 없어 휠체어만을 타고 다녀야 했던 제이슨은 그렇게 캐서린과 함께 달릴 수 있었다.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상상만 해도 미소가 지어졌다. 또한 제이슨 역시 자신의 장애때문에 조금은 폐쇄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캐서린과 만나게 되면서 바깥 세상의 즐거움에 대해 하나씩 배우게 된다. 그 결과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 전동휠체어를 선물받고 스스로 그것을 움직여 캐서린과 함께 공원 산책도 나간다.

하지만, 캐서린은 크리스티에게 제이슨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제이슨의 장애에 대해서는 쏙 빼놓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데이비드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것이 너무 싫었던 탓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이슨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캐서린을 보면서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지만, 외려 그런 캐서린의 마음에 가슴이 아팠다.

댄스 파티가 있던 날은 제이슨의 생일파티가 있던 날이었다. 캐서린은 제이슨과 동행할 수 없단 생각에 크리스티의 초대를 거절하지만, 제이슨의 파티에서 캐서린은 댄스 파티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캐서린은 자신의 규칙을 들면서 안간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제이슨은 결국 캐서린이 왜 초대를 거절했는지에 대해 알게 되고 상처를 받는다. 이 장면에서 얼마나 안타깝던지. 제이슨은 캐서린을 좋은 친구라 생각하고 있는데다가, 좋아하기까지 하는데... 캐서린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고 제이슨에게 용서를 구하려 하지만, 제이슨은 전화도 받지 않는다. 댄스 파티에 꼭 오라는 전언을 남기고 파티장에서 제이슨을 기다리는데... 과연 제이슨은 그곳에 올까?

캐서린은 자폐증을 앓는 동생을 위해서 동생에게 일일이 규칙을 일러주면서 지내왔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데이비드는 일반인처럼 그것을 스스로 깨닫고 행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데이비드에 대해 아주 엄격했다. 결국 그것은 스스로에 대해서도 규칙에 얽매이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규칙이란 건 소중하지만, 너무 얽매이다 보면 소중한 순간을 놓쳐 버릴 수도 있다. 세상에는 완벽한 규칙이란 없다. 때로는 유연성있게 대처해야 할 필요도 있는데, 캐서린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그런 유연성이 좀 부족했달까. 그걸 깨닫게 해준 건 제이슨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데이비드의 엉뚱한 행동에 큭큭대고 웃기도 하다가, 캐서린과 제이슨의 우정에 따스한 미소를 짓기도 하다가, 캐서린의 동생을 대하는 어른스러운 태도에 감탄도 하면서, 또한 편견없이 상대를 대하는 법을 아는 캐서린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사회에는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규칙에만 매달리면 캐서린처럼 실수를 하기도 한다. 어느 것에나 융통성은 필요하지 않을까. 그 규칙을 어기고 깬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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