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 쪽빛문고 5
다케타쓰 미노루 글.사진, 안수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 야생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야생이란 무엇일까. 자연속에서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사는 동물을 야생 동물이라 한다. 물론 도심에서도 사람에게 길러지지 않은채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동물을 야생 동물이라하기도 한다. 즉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아닌 동물은 모두 야생동물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집에서 반려인과 살아 가는 동물들은 적절한 먹이 급여와 잠자리 확보, 그리고 병이 났을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살아가지만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아 가는 동물들은 매우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와 더불어 먹이 확보도 힘들다. 그러나 요즘은 그러한 것 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위협으로부터도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이 야생 동물의 운명이 되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산은 파헤쳐지고 강과 바다는 메꿔진다. 야생동물들이 서식지를 벗어난다는 것은 죽음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원래 야생 동물은 인간의 손을 타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상태일때에 한해서이다. 인간에 의해 서식지를 잃고 목숨의 위협을 받게된 야생동물은 인간이 돌봐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이다. 수의사 다케타쓰 미노루는 홋카이도에 야생동물을 위한 진료소를 세우고 다치거나 병든, 그리고 부모를 잃은 어린 야생 동물을 돌봐 주고 있다. 그 종류는 새를 비롯하여 사슴, 여우, 너구리, 곰등 아주 다양하다.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머리에 혹이 난 딱따구리

새들은 유리에 비친 숲이나 나무를 보고 그거에 앉으려다가 부딪히기도 하고, 유리창인줄 모르고 날아 오다가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심한 경우 입원을 해야하지만 경상인 경우 정신을 차리자 마자 퇴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농약에 중독된 왜가리, 낚시 바늘에 다리를 다친 고니, 기름으로 날개가 오염되어 날지 못하는 물새등도 이 숲속 동물 병원의 환자들이다.



                                 처음 입원을 하면 약욕(약물 목욕)을 시킨다.

야생동물은 자연에서 살아 가기에 외부 기생충, 내부 기생충이 들끓는다. 그중에는 사람에게 옮는 것도 있고 치명적인 것도 있다고 하니 약욕과 구충은 필수임에 틀림없다.



                                             유도 배변을 시키는 장면

너무 어린 새끼의 경우 스스로 배설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도 배변(사람이 인위적으로 배면을 시켜줌)을 해줘야 한다. 따뜻한 물로 적신 휴지나 손으로 생식기 주위를 문질러 주면 배변을 한다. 이것은 어미가 혀로 핥아서 배변을 시켜주는 것을 대신하는 것이다.





숲속 동물 병원에는 여러 동물들이 함께 생활한다. 물론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을 구분해 놓기는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이 친구가 되기도 한다. 혼자 있는 것 보다는 역시 다른 동물과 함께 있는 편이 회복도 빠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동물들에게 익숙해지는 것은 입원후 생활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숲속 동물 병원 환자들을 위한 먹이

홋카이도의 겨울은 길고 혹독하다. 따라서 가을에는 겨울에 동물들을 먹일 식량을 가득 마련해 두어야 한다. 사료대신 자연에서 얻은 것을 사용하는 것은 나중에 퇴원한 후 직접 먹이를 찾아야 할 동물을 위한 배려이다.




                                               퇴원 전 먹이 찾기 연습 장면

처음 입원을 하면 먹이를 접시에 담아주거나 하지만 퇴원할 때가 되면 자연에서 먹이 찾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대야에 미꾸라지를 풀어 잡아 먹게 하고, 나무에 애벌레를 넣어 찾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야생동물은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하기에 이러한 과정은 필수이다.




퇴원전에는 자연 방사 훈련도 거쳐야 한다. 늘 병원내에 있다가 갑자기 자연으로 나가면 동물들은 낯설어하게 마련이니까. 지금은 저렇게 행복하지만 언젠가는 이별이 찾아 온다. 아무리 야생 동물이 귀엽고 사람과 친근하다고 해도 야생 동물로 태어난 이상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리라.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산은 깎여 논밭으로 개간이 되고 그 곳에는 농약이 뿌려진다. 강과 바다에선 불법 설치된 통발이나 버려진 그물, 낚시 바늘 등으로 인해 동물들이 상처 입고 죽어간다. 기름 유출로 날개가 기름 범벅이 된 새는 더이상 날지 못하고 죽어간다. 좀더 가깝고 빠른 길을 위해 만들어진 도로에서 야생 동물들은 목숨을 걸고 먹이를 찾으러 가야한다. 그러다 보니 로드킬을 당하는 야생동물의 숫자도 부쩍 증가했다.

인간때문에 다치고 죽어가는 동물들. 그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동물의 목숨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불쌍하지만 사실상 일반인으로서는 야생동물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어 주지 못한다. 그러나 저자 다쓰타케 미노루는 수의사란 입장을 잘 살려 야생동물 진료를 30년가까이 해오고 있다. 처음엔 야생 동물 진료가 불법이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지금은 야생 동물 구조와 치료가 활성화되어 다치거나 부모를 잃은 야생동물의 구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하는 야생동물의 수에 비해서는 아직 미약하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없다면 다치거나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새끼 동물들은 치료한번 못받은채 쓸쓸히 죽어갔을 것이다. 이러한 불운을 겪는 야생 동물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러한 일을 겪어야 할 야생동물의 수가 하루라도 빨리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스한 눈으로 바라 본 야생 동물 사진. 그리고 그러한 야생동물에 대한 사랑이 담뿍 묻어나는 글. 야생동물의 퇴원은 맑고 따뜻한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택한다는 말 하나로도 다케타쓰 미노루와 그의 가족들의 따스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인간때문에 고통받는 야생 동물의 수가 줄어들기를....

사진 출처 : 본문 中(20P,36P, 56P, 52P, 49P, 62P, 85P, 90P, 94P, 96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