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은 살해당했다 - 전편
우메타로우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우메타로의 책은 나미히라 X 치즈루 커플 시리즈로 시작했다. 리맨물이긴 한데, 왠지 좀 아쉽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던지라, 애인은 살해당했다를 펼치면서도 조금 걱정이 되었다. 전작(발행된 것은 이 책이 먼저이지만)에서 주위에 마구 휘둘리던 수(나미히라)를 보면서, 좀 짜증이 나기도 했던 건 사실이다. 난 좀 공같은 수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하여간, 일단은 눈 질끈 감고 도전해 보자. 이런 생각이었다.  

애인은 살해당했다.
BL물에서 늘상 접하는 제목과는 좀 다르다는 게 내 주의를 끌기도 한 이 만화는 학원물로, 원래 난 학원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책 제목이 독특해서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크게 3명으로 압축된다.
고교 1년생인 이토 히카리. 그는 입학 시험을 보던 날, 눈 속에 서있던 키자키에게 반해 그를 짝사랑하는 중이다. 언제나 밝게 웃고 있지만, 동성의 선배를 좋아하는 자신의 감정에 혼란스러워 한다.
키자키는 연상의 여자와 교제를 해왔지만, 그녀가 결혼을 하게 되어 헤어지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하이자와는 생물 선생으로, 히카리에게 묘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히카리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알고 있는 그의 속마음은?

전편을 다 읽고 난 후에 드는 느낌은 이게 뻔한 이야기가 아니란 것이었다. 물론 삼각 관계로 이어지는 듯한 설정이나, 강제로 당하고(?) 자신의 진짜 감정에 혼란스러움을 겪는 수의 입장은 뭐 다른 BL물이나 비슷한 것 같지만, 일단 주인공들이 무척 평범한 사람들이란 게 마음에 든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회적 입장에서 보자면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이 평범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것은 BL물이므로 일단 그런 편견을 접고 볼 때, 평범하다는 것이다. 부잣집 도련님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요, 특별한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멋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히카리의 가정 생활이 평범하지 못하다는 것이 내 마음을 끌었다. 그래서 무척이나 안타까운 느낌이 든것도 사실이다. 전전긍긍하고 공인 하이자와에게 휘둘리는 듯한 히카리의 모습은 뭐랄까 처음엔 좀 짜증이 난 것도 사실이지만, 히카리가 안고 있는 고민을 알게 되면서 히카리의 마음이 이해되었다고나 할까.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꼈던 키자키, 자신을 억지로 안아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한 하이자와. 어느 쪽이 진짜 사랑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건 히카리 입장에서 당연해 보인다. 게다가 자신의 가정 환경으로 사랑에 대해 일그러진 견해를 가져 왔던 히카리의 입장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히카리가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면 솔직해질수록, 그에 대해 돌아오는 하이자와의 반응은 역으로 싸늘해지는데....
전편은 솔직히 말해, 하이자와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대폭으로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하면서도 다정하고, 그리고 아픈 과거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과 어른들때문에 상처를 받아 사랑이란 감정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년. 이 두사람의 이야기는 후편에서 어떻게 풀려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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