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걸작선
브램 스토커 외 지음, 정진영 편역 / 책세상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도 겨울에는 뱀파이어 이야기를 많이 읽게 된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작년 겨울엔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보았고, 올 겨울엔 스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를 비롯하여 만화와 소설 등 여러가지 뱀파이어물을 보고 있다.

그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이다.
앞에서 언급한 책들은 현대적인 뱀파이어 이야기라면, 이 뱀파이어 걸작선에 나오는 소설들은 고전적인 뱀파이어 이야기이다. 물론 시기적으로도 1800년대 초에서 1900년대 초에 이르는 시기에 쓰여진 작품들이다.

이 책에서는 드라큘라 이야기로 유명한 브램 스토커를 비롯하여, 고전 호러로 유명한 <미이라의 발>을 쓴 테오필 고티에, 우크라이나 출생이지만 러시아 문학에서 큰 위치를 차지한 고골의 작품까지 다양한 작가와 다양한 뱀파이어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뱀파이어란 소재는 정말 끊임없이 소설에 이용되었고, 또한 다양한 형태의 뱀파이어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 책에 소개된 뱀파이어 이야기는 뱀파이어라는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흡혈"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지만, 솔직히 이게 뱀파이어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뭐랄까, 내가 너무 "흡혈'이란 것에 집착을 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시튼의 이모의 경우 뱀파이어 이야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는 묘하게 섬뜩한 기운이 있어, 눈앞에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서늘한 느낌을 주었다.

요즘 세상에는 고전적 뱀파이어 소재가 안먹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실 난 고전적인 뱀파이이어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어두침침한 밤 달빛에만 의존하는 시각, 낡은 집의 삐걱거림, 그리고 어두운 색감의 초상화, 비밀이 많은 사람들 등은 이 소설이 쓰여지던 시대에 충분히 공포심을 조작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현대에 이 작품을 읽는 우리들도 어두운 고성 안을 걷고 있다거나, 밤안개가 핀 어둠속을 배회하는 누군가를 상상하면서 이 소설들을 읽는다면. 충분히 그 스릴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전적 뱀파이어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자살을 한 사람이나 살해당한 사람도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뱀파이어에게 흡혈을 당한 사람중에 특별한 인간만이 죽은 후 뱀파이어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식의 접근은 꽤나 흥미로웠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대부분의 뱀파이어가 여자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드라큘라처럼 망토를 입고, 안개와 짐승을 부리며, 박쥐로 변신하기도 하는 그런 남성상의 뱀파이어가 아니라 여성 뱀파이어가 주로 나오는데, 이런 부분도 굉장히 흥미롭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남성상의 뱀파이어가 좋다)

이 소설들 중에 뱀파이어의 부활과 사라의 묘는 뱀파이어의 부활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이란 점이 재미있었다. 특히 뱀파이어의 부활은 상당히 독특한 점이 있으니, 나중에 직접 읽어 보실 분들은 주목해 보시길..

죽은 연인같은 경우, 뱀파이어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뭐랄까, 참으로 애달팠다. 뱀파이어를 사랑한 신부, 그리고 그녀가 그 신부와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은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였다. 뱀파이어라고 늘 끔찍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란 걸 보여주는 작품이다.

비이같은 경우는 우크라이나 민담을 바탕으로 한 뱀파이어 이야기로, 주로 유럽쪽에서 쓰여진 뱀파이어 이야기와는 달라 매우 흥미롭다.

총 10편의 중단편으로 구성된 <뱀파이어 걸작선>은 고전적 뱀파이어 이야기, 그리고 색다른 맛과 멋을 지닌 뱀파이어 이야기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