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는 게 나의 이야기의 전부였다. 먼지 쌓인 문장을 꺼내어 박박 문질러 보지만 금세 밑천 드러나 화끈거리던 민낯. 확실히 나는 실패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읽고 또 읽는 일에만 악착같았다. 그래야 갈증이 조금 풀릴 것만 같아서. 하지만 어떤 갈증이? 그걸 몰랐다는 게 문제였다.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면서 빨리만 가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나는. 상호대차를 읽으며 내내 부끄러웠던 이유다. 글쓰기에 대한, 사람을 대하는 마음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인연에 대한 작가의 진심은 한결 같아 보였으니까. 치열하고 솔직하게 쓰고 또 썼으니까. 작가의 인생을 관통한 책이 내 삶도 움직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절판된 도서 소개를 접할 때마다 아쉬움을 느끼는 이라면 이 책 또한 소중히 여기게 되지 않을까.“나의 생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방식을 배운다. 답을 구하는 일은 조금 뒤로 미루어도 될 것 같다.”
이토록 간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구나. 글짓는 일도 밥짓는 일이라지만 그 밥짓는 연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나답게 산다는 게 미래의 일이 되는 순간 밥벌이는 내게 괴로운 현실이 되었음을 떠올렸다. 하루를 살더라도 충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 나답게 사는 일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되찾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문학하는 마음, 그 마음을 지지하는 마음 모두를 응원한다.
디테일한 퇴사 지침서에 초점을 맞추고 읽었습니다. 앞서간 비슷한 사람들의 발자국을 이정표 삼아 나에게 맞는 보폭을 찾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에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퇴사 전과 후에만 집중해 정말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는 생각 때문에요. 뻔한 이야기 같지만 결국 나답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책에 소개된 분들의 삶을 대하는 열정과 진솔한 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버스기사님의 진솔한 글을 읽고 나는 그냥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생각대로 살지 않고 사는대로 생각하는 삶,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내기 위한 조급한 마음에 매몰되지 말자. 시시포스가 아니라 유목이다. 세상이 꼴사납게 굴면 욕 한번 시원하게 내지르자.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라는 말 아껴두지 말자. 가끔은 시원하게 울자.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의 끈을 놓지 말자. 내가 정말 형편없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때로는 속마음을 고백하자.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취미를 곁에 두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