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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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수상작을 포함해 모두 일곱 편이다. 일곱 편 모두 각자의 스토리로 매력을 뽐냈지만 그 중 수상작은 <해녀의 아들>이다.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에 픽션을 더한 이야기였다. 요즘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이 유명한가 보다고 생각했다. 묻힐 뻔한 역사가 소설이든 다큐멘터리든 간간이 등장하는 걸 보면 세상에 영원히 묻혀야 할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죽일 생각은 없었어>를 읽으면서 나는 양귀자 작가님의 소설인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떠올렸다. 이 편을 끝까지 읽고 나서도 그랬다. 여성 빌런의 끔찍하고 파격적인 행위에 읽는 내내 스트레스가 쌓이면서도 단시간에 다 읽어버렸다. 소설의 내용은 흡인력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실행하고 싶지도 않고 실행할 수도 없다.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면 여성혐오 범죄가 되듯 반대의 경우도 남성혐오 범죄가 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황량한 마을에 일어났던 <40피트 건물 괴사건>과 마약범죄자 외국인과 가정 파괴를 다룬 <꽃은 알고 있다>, 선천적 사이코패스와 후천적 소시오패스가 만나는 <연모>, 유명 소설을 오마주한 <팔각관의 비밀>, 마지막으로 초등학생 유괴 살해 사건을 다룬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모두 하루 만에 다 읽어나가기 충분했고 흥미로웠다. 역시 이런 소설은 짧은 시간 만에 다 읽어야 흥미가 떨어지지 않는 법이다.

나는 이상하게도 추리소설이나 만화에는 그다지 몰입을 못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추리소설도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비록 수상작은 단 한 편이었지만 나머지 이야기도 내게는 잘 맞았다. 맨 뒷장에 심사평이 등장하는데 응모작들이 많이 형편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소설을 쓰려고 해도 어떤 분야든 잡지식이 많음과 동시에 짜임새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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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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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프시케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다. 나는 사실 높은 직위에 있는 여성 학자들이나 여성 대표들에게 모종의 편견이 있다. 어릴 때 딸바보였던 부모 슬하에서 사랑과 지지를 독차지하며 자랐을 것이라고. 그리고 12년 동안 왕따를 당하고 지금까지 후유증으로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그러나 내가 읽은 그녀는 여성으로서 수석 연구원이 되기까지 몹시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걸어온 사람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 둘 밑에서 막내딸이었던 저자는 각자의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었던 오빠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부모님도 사실 딸바보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우리 아버지와 동갑인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여자가 감히 남자를 뛰어넘으면 안 된다는 전통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그녀가 어린 시절 이유 없는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던 걸 보면 얼마나 딸에게 관심이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녀는 여러 가지 상처에 짓눌려 투정부리지 않았다. 남자를 이겨먹어야 한다든가 하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싸움까지는 아니지만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렇게 여러 업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내가 과학도가 아니라서 과학 실험에 대한 기나긴 이야기는 여기에 다 적지 못하지만 한 명의 여성으로서 닮고 싶은 사람 한 분을 정해 둔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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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유감
이기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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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잠시나마 기자님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약 한 달 정도? 그러나 나에게는 기자의 자질이나 역량 따위는 없었다. 부족하나마 짤막한 기사 몇 줄 끼적이면 곧장 수정이나 보완 요구가 날아왔다. 피드백이나 제안이랄 것도 없이 그저 수정이나 보완하라는 요구였다. 그런 문자를 받고 나면 괜스레 불쾌해졌고 앞으로 1년이나 더 이런 짓을 해야 하나 싶어 한 달 조금 넘어서 그만둬버렸다.

조그만 비난에도 분개하는 나 같은 일개 시민과는 달리 여기에는 정말 기자님이 등판하신다. 그냥 기자도 아니다. ‘기자님이시다. 용감함과 소신은 기본이요 취재원들을 향한 배려와 존중까지 몸에 배어 있는 멋진 기자님. 정말 옳고 그름이 분명하여 권력자들과도 가차 없이 싸우시는 용맹한 기자님. 이 책을 읽다보면 기자님의 출신지나 정치 성향 같은 걸로 시비를 걸던 이들마저도 변화하고 감동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님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관한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날리면이나 도어스테핑 같은 장안의 화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다루고 있다. 기자님이나 일개 시민인 우리들이나 느끼는 감정은 똑같아 보였다. 기자님은 배척도 많이 당하시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당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자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인들과 동료들의 응원 그리고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님은 올해 2‘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기사로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정치색이 뚜렷하거나 권력에 아첨하여 정치판을 기웃대는 몇몇 기자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만일 기자가 특정한 사상을 가지고 있거나 정치판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기자가 아니게 된다. 거대권력자의 끄나풀일 뿐이다. 내가 읽은 기자님은 남들이 멸칭으로 얘기하는 홍어빨갱이도 아니었다.

나는 글을 잘 못 쓴다. 써 봐야 A4 1장이 전부다. 이런 내가 기자님의 책에 대해 서평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출판사의 덕분이다. 내 비루한 서평이 기자님에게 어떻게 읽힐지는 잘 모르겠다. 남에게 억지 감동을 일으키려는 글에는 워낙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 최대한 내가 읽고 감동받았던 이야기를 써 보았다. 만일 기자를 꿈꾸거나 현직 기자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성향이 좌나 우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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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에 초대합니다
안드레아 자크만 지음, 강대인 옮김, 윤종식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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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에 관한 기본적인 것들(미사의 순서, 주요 기도문, 신부님의 제의 색상 등)은 교리 시간에 배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교리를 빠짐없이 들어도 플루비알레가 뭔지 성체조배실이 뭔지 제의실에는 뭐가 있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교리 수업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특히 예비 신자의 경우는 교리 교재에 나와 있는 것만 배워도 벅차고 부담되기 때문입니다.

전례는 알면 알수록 새롭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예비 신자였을 때 알지 못했던 것들이 신자가 되면서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사시간에 온전히 제 자신을 맡길수록 하느님을 더 많이 알고 싶어집니다. 하느님은 미약하고 보잘것없는 저의 머리털 하나하나 헤아려 두시지만, 저는 하느님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모든 전례가 더 아름답고 신비로워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세례받기 전까지 성당을 정말 빠짐없이 나갔습니다. 특히 평일 저녁미사에 거의 참례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세례를 받고 나서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하면서부터 신앙이 의무처럼 느껴져 괴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신앙생활에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성당에 매일 나가는 게 그저 습관으로만 굳어져 전례의 참된 신비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당에 관심이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알고 있는 것보다 몰랐던 것이 더 많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성당에 발걸음하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전례는 성스러운 시간입니다. 또 예수님의 만찬에 함께하는 신비롭고 감미로운 시간입니다. 미사 시간에 등장하는 도구들, 성당의 구조, 성당에 있는 모든 것들을 제대로 알고 전례에 함께한다면 아무것도 모를 때보다 더 많은 은총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을 성당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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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크라우드 매거진 TOYCROWD Magazine Vol.1 - 창간호
토이크라우드 편집부 지음 / 토이필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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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관심사는 자신만의 길또는 세상에 없던 길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장난감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장난감은 어린애들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수십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장난감도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어른들만이 구할 수 있다. 여기에는 그런 장난감을 직접 창작하기도 하고 값비싼 장난감들을 수집하기도 하는 그런 사람들 혹은 장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조그마한 두려움에도 몸을 사리는 성격이라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증을 냈다가 국민연금 등 각종 신고 안내문이 날아오면서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폐업해버린 것이다. 혹여나 가족들의 눈 밖에 날까봐 사업자의 자도 언급할 수 없었다. 여러 재료를 약 20만 원어치 사들여 묵주를 만들었지만 전혀 팔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의 경영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토이크라우드는 이런 나에게 위로와 희망, 더 나아가 자극이 되어 주는 좋은 매거진이다. 편집장이자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칼럼을 읽으면서 어려웠던 시절에 공감하기도 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에 마음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토이크라우드를 내 임의대로 작가님의 야심작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좋아하는 일에 얼마나 올인하고 있는지도 잠깐 되돌아보게 됐다.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나에게는 남들의 걱정 어린 시선과 한심해하는 눈초리 등을 이길 재간이 없었다. 어중간한 잔재주로 프로의 세계에 도전했다가 큰 코 다친 나에게는 더 많은 노력과 실패가 필요했다. 토이크라우드에도 늘 성공하며 살았던 이야기만을 담지 않았다. 이 안에는 다양한 실패와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토이크라우드를 자신만의 길을 걷다가 실패하고 또 일어나는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고 본다. 굳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룬 잡지로서만 대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세상과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봐도 될 것 같다. , 자신의 관심사가 장난감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얘기다.

요즘 나는 오랜 소원인 논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는 석사 수료한 지 5년여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성과가 없는 무능한 학인이다. 5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있었던 좋지 못한 여러 일들은 뒤로한 채 나 자신만을 놓고 봤을 때 그렇다. 주제는 여러 차례 바뀌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토이크라우드를 읽고 내가 좋아하면서 전심으로 쏟고 싶은 분야가 어떤 건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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