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유감
이기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도 잠시나마 기자님이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약 한 달 정도? 그러나 나에게는 기자의 자질이나 역량 따위는 없었다. 부족하나마 짤막한 기사 몇 줄 끼적이면 곧장 수정이나 보완 요구가 날아왔다. 피드백이나 제안이랄 것도 없이 그저 수정이나 보완하라는 요구였다. 그런 문자를 받고 나면 괜스레 불쾌해졌고 앞으로 1년이나 더 이런 짓을 해야 하나 싶어 한 달 조금 넘어서 그만둬버렸다.

조그만 비난에도 분개하는 나 같은 일개 시민과는 달리 여기에는 정말 기자님이 등판하신다. 그냥 기자도 아니다. ‘기자님이시다. 용감함과 소신은 기본이요 취재원들을 향한 배려와 존중까지 몸에 배어 있는 멋진 기자님. 정말 옳고 그름이 분명하여 권력자들과도 가차 없이 싸우시는 용맹한 기자님. 이 책을 읽다보면 기자님의 출신지나 정치 성향 같은 걸로 시비를 걸던 이들마저도 변화하고 감동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님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관한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날리면이나 도어스테핑 같은 장안의 화제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다루고 있다. 기자님이나 일개 시민인 우리들이나 느끼는 감정은 똑같아 보였다. 기자님은 배척도 많이 당하시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당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자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인들과 동료들의 응원 그리고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님은 올해 2‘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기사로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정치색이 뚜렷하거나 권력에 아첨하여 정치판을 기웃대는 몇몇 기자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만일 기자가 특정한 사상을 가지고 있거나 정치판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기자가 아니게 된다. 거대권력자의 끄나풀일 뿐이다. 내가 읽은 기자님은 남들이 멸칭으로 얘기하는 홍어빨갱이도 아니었다.

나는 글을 잘 못 쓴다. 써 봐야 A4 1장이 전부다. 이런 내가 기자님의 책에 대해 서평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출판사의 덕분이다. 내 비루한 서평이 기자님에게 어떻게 읽힐지는 잘 모르겠다. 남에게 억지 감동을 일으키려는 글에는 워낙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 최대한 내가 읽고 감동받았던 이야기를 써 보았다. 만일 기자를 꿈꾸거나 현직 기자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성향이 좌나 우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