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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프시케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다. 나는 사실 높은 직위에 있는 여성 학자들이나 여성 대표들에게 모종의 편견이 있다. 어릴 때 딸바보였던 부모 슬하에서 사랑과 지지를 독차지하며 자랐을 것이라고. 그리고 12년 동안 왕따를 당하고 지금까지 후유증으로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그러나 내가 읽은 그녀는 여성으로서 수석 연구원이 되기까지 몹시 길고 험난한 여정을 걸어온 사람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 둘 밑에서 막내딸이었던 저자는 각자의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었던 오빠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부모님도 사실 딸바보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우리 아버지와 동갑인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여자가 감히 남자를 뛰어넘으면 안 된다는 전통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녀가 어린 시절 이유 없는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던 걸 보면 얼마나 딸에게 관심이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녀는 여러 가지 상처에 짓눌려 투정부리지 않았다. 남자를 이겨먹어야 한다든가 하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싸움까지는 아니지만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렇게 여러 업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내가 과학도가 아니라서 과학 실험에 대한 기나긴 이야기는 여기에 다 적지 못하지만 한 명의 여성으로서 닮고 싶은 사람 한 분을 정해 둔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