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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기도의 언어 - 시편을 읽는 40가지 단어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지음, 이기락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시편은 구약에서도, 성경 전체에서도 가장 분량이 많으면서 또 가장 짧은 구절들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시편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편은 아마 23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는 그 외의 편들, 시편에만 등장하는 희귀한 단어들에 더 눈이 갔지만요. 저는 시편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싶어서 이 책을 서평도서로 선택하였습니다.
이 책은 시편을 단순히 이해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편의 언어를 우리의 삶과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그냥 글만 죽 읽어나가면 많이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책 자체의 두께는 그렇게 두껍지 않으나,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아 생각정리가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임은 분명합니다.
책에는 40개의 단어가 등장하는데, 맨 앞장 차례 부분이 한글-히브리말, 히브리말-한글 순서를 모두 포함하는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시편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시편이 우리의 기도로 이어지기 위한 일곱 가지 제언이 나옵니다.
40개의 단어가 각각 구약에서 몇 번 사용되었는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부분도 신기했습니다. 저는 숫자에 매우 약한 편이기 때문에 혹시 일일이 다 헤아리나 싶었는데 컴퓨터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여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또 모든 단어가 히브리말로 어떤 의미인지, 성경에서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가 사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텍스트 중간 중간에 삽입된 시편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만일 단어에 대한 나열만 있었다면 저는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고 정리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시편이 폭력적인가, 남성의 기도인가 등의 미처 생각지 못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시편은 우리보다 먼저 하느님을 알았고 직접 뵈었던 이들의 노래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그분을 찬양하고 원수들의 폭력에 강하게 분개합니다. 원수들이 조롱할 때 외면하시는 하느님을 향해 한탄하기도 합니다. 요새나 성채 같은 전쟁과 관련된 표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에 대한 강한 열망과 뜨거운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이 서평을 쓰면서 불현 듯 예수님이 수난을 당할 때 그저 ‘버려두시는’ 하느님이 떠올랐습니다. 하느님이시라면 어떤 방법으로든 예수님을 건져 주셨을 법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만 믿으면 고난이나 고행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고난을 견딜 수 있도록 말씀을 선물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