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 김응교 장편실화소설
김응교 지음 / 소명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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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출판사:#소명출판

✔️장편실화소설, 살아있는 역사의 증언
✔️일제 27년, 해방 이후 남로당 활동 5년, 전쟁 3년을 포함한 북에서의 생활 20년.
✔️'거제도 다대포 간첩'으로 알려짐. 체포되어 18년 동안 옥고를 치르고, 이후 석방됨.
✔️ 남과북, 좌와우, 체제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보기드문 기록문학이자, 통일 시대를 향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젊은시절(28세)에 남파 공작원 김진계 옹을 만나 집필한 책으로, 김진계 옹이 구술한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한 이야기이면서 한 시대의 절절한 증언이 아닐 수 없는 이 책에는 굵직한 사건과 인물들(한설야, 이기영, 이태준, 박헌영)이 등장하고 그런 일들과 사람들을 기록한 저자의 문장은 그야말로 역사의 산 증언이라 할 수 있겠다.
광복을 앞둔 시기에 시작하는 이야기는 주인공 김진계옹이 남한과 북한에 가족을 둘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처음 인민군이 되게 된 계기와 전쟁을 겪으며 공산당과 인민에 대해 갖게 되는 이념들, 그리고 남파 공작원이 되는 과정과 그 사이 바뀌는 남북한과 세계의정세 등을 잔잔하게 들려준다.

책속문장)
1950년 필기가 세 살이 되던 해에 전쟁이 일어났고, 나는 전쟁에 휘말려 가족들과 생이별해야 했다. 이런 처지이면서도 나는 이 전쟁이 누구에 의해서 일어난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중략) 나에게 북침설과 남침설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전쟁으로 인해 민족이 비극의 구렁텅이에 빠져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112쪽)
첫 전투에 참여한 나로서는 이겼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우울해졌다. 결국 죽는 사람은 같은 동족일 뿐이었으니, 생각할 수록 기가 막힌 비극이었다. (181쪽)

50대인 나는 학교에서 역사를 배웠어도 남한의 입장에서 배웠고, 이후에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접해왔기에 이 책에서 철저하게 북한의, 북한군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무척 새로울 수 밖에 없었고,
한페이지 한페이지가 놀라움의 연속인 곳도 많았다. 얼마전 뉴스에서 북한은 이제 남한을 같은 민족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들었는데 이 책에서 받은 인상으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출판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저자가 살아 생전에 재출간 되었음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했고, 이제는 새로운 국민주권정부가 탄생된 상황에 독자들이 많이 읽고 남북 상호 이해를 위한 책으로 지침서의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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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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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목:#언제살해당할까
저자:#구스다교스케
출판사:#톰캣

✔️당신이 몰랐던 트릭의 신세계

추리소설의 고장 일본에서 현대 장르 소설의 근간을 만든 명작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1950년대.
일본 추리 소설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에게 '트릭의 마스터'로 인정받은 저자의 국내 출판 첫 소설이다.

역시 배경은 1950년대.
젊은 사무관이 거금 팔천만 엔을 횡령 후 연인과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들이 입원했던 쇼지병원의 4호 병실에 우연히 소설가 쓰노다가 입원한다. 이 병실에선 그들이 죽은 이후에 또 한 건의 자살 사건이 일어났고 그 후 모두가 입원을 꺼려 했으나 빈 병실이 없던 터라 어쩔 수없이 입원하게 되었다.
쓰노다가 입원하고 얼마 후부터 유령을 목격하는데 아무래도 동반자살한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8천만 엔의 행방이 묘연하기에 그 돈을 찾으러 누군가 유령 행세를 하는 거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 쓰노다는 오랜 친구 이시게 경감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쓰노다의 예리한 추리와 발 빠른 이시게 경감의 노련한 수사는 8천만 엔의 행방을 알고 있는 자들을 자극한다. 경찰 상부에선 사건에서 손 떼라며 이시게에게 압력을 가하지만 그럴수록 이 사건이 저 위 높은 사람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만 더하고 누군가 쓰노야와 이시게를 죽이려 하는데~ 언제 그들에게 살해당할지 모를 위험한 상황이 다가옴에도 수사는 계속된다.

트릭에 트릭이 거듭되는 상황과 그 트릭을 밝혀내려는 두 사람의 두뇌싸움, 누가 승리할까.

현재의 범죄소설 못지않게 치밀하고 과학적인(70년 전임을 감안하고~) 수사와 매력 있는 캐릭터들 덕에 재밌게 읽었다. 셜록 홈즈와 왓슨이 연상되기도 했다. 쓰노야와 이시게 콤비 시리즈가 나왔어도 좋았을 텐데. 요즘엔 증거를 주로 한 과학수사로 인해 트릭이 주는 맛이 적은 게 사실이라 모처럼 이야기에 진하게 몰입해서 트릭을 고민하며 읽는 맛이 있었다. 작가의 후기에서 보면 대화체를 많이 써서
좀 산만하지 않았나 썼던데 제목에 비해 밝고 발랄한 표지에서 이미 연상되듯 일본 소설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곁들여 오히려 쉽게 읽혔다. 고전적인 추리소설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강추.


<톰캣 출판사> 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고전추리소설
#장르소설
#책소개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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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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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국가와 사회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의 목소리. 누구보다 간절하게 살아낸 사할린 한인들의 이야기.

✔️#사할린 은 원래 러시아 땅이었다. 1905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긴 일본은 사할린 남쪽을 넘겨받아 통치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선주민인 아이누족이 부르던 이름에서 따와 남사할린을 가라후토라고 명명했고, 조선 사람들은 한자의 음대로 #화태 라고 불렀다. 자작나무가 많은 섬이라는 뜻이었다. (20쪽)

📚다래울에 사는 만석은 일본에서 온 면서기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화태로 출발한다. 2년만 고생하기로, 월급 200엔이면 쌀 9가마 값인데, 다달이 받는다고 생각하니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남의 땅에 농사지어서는 평생 만져볼 수 없는 액수였다.
그러나 그들이 한 말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화태에 도착할 때까지의 모든 비용과 작업복, 여관비, 허술한 음식까지 전부 빚이 됐다. 심지어 일할 때 사용하는 장비 값도 월급에서 뗐고, 남은 돈의 대부분은 강제로 저금을 해야 했다.
합숙소에서 지내던 노무자들은 술과 담배 노름을 하기도 했지만 만석은 돈을 받는 대로 모두 고향에 보냈고 그 덕에 딸들까지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동료인 정만이 일본 여인과 살림을 합쳐 나가자 외로움에 사무친 만석은 가족을 초청하기로 하고, 마침내 만석의 아내와 자녀들이 화태로 출발한다.

아내(덕춘), 성복, 단옥, 영복은 먼저 출발해서 자리 잡기로 하고, 부모님과 영옥은 가을에 추수를 마치고 합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성복은 더 큰돈을 벌고 싶어 하며 큰 도시에 가겠다고 사라진다.

만석과 가족들의 꿈같은 시간은 2년이 채 안 돼서 끝난다. 일본이 전쟁에서 열세를 거듭하자 탄광의 노무자들을 본토로 옮기고 만석도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데.. 만석을 배웅하는 가족들은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임을 알지 못했다.

📚그때부터 덕춘과 단옥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이 시작된다. 소설 속 단옥네의 이야기는 사할린의 한인 1세대가 겪은 일이다. 전쟁과 생이별,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수없이 조국으로부터의 배신을 당하면서도 조국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동포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그 어려운 시간을 버티고 가르치고 결국은 이겨내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써주신 이금이 작가에게 무한 감사드린다.
#알로하나의엄마들 의 감동이 #슬픔의틈새 에서도 이어지며 우리나라 여성들의 강인함과 지혜로움에 또 한 번 감탄하고 감동했다.
<주단옥, 타마코, 올가 송>....어쩔 수 없이 이름을 바꿔야만 했던 그녀는 격변하는 역사 속에서 살아내고자,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자 온몸으로 버티고 이겨냈다. 이 책은 사할린 한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국가가 국민들에게 의미하는 바와 존재의 이유를 강조 또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현재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을 포함한 디아스포라 3부작을 청소년들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1949년 10월 27일 사할린 당국은 한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금했다. 공산당 간부들은 한인을 대상으로 정치나 교양에 관한 선전 사업을 벌였으며 혹시라도 한인들이 귀환선을 타지는 않는지 철저히 감시했다. 12월 20일 한국 정부는 사할린 한인들을 사실상 외국인으로 간주하는 국적법을 제정했다.(166쪽)

🔖한국전쟁은 3년만에 끝이 났다. 대부분 남쪽에서 온 사할린 한인들은 북한과 동맹 관계인 소련의 국적을 취득하면 조국으로 돌아갈 길이 영 막힐까 봐 무국적 상태로 지냈다. 소련 정부는 인종 차별은 크게 하지 않았지만 자기네 국적을 가진 사람과 다른 나라 국적자들은 엄격하게 구분해서 대했다. 무국적자에 대한 제재는 훨씬 심했다. (224쪽)

🔖1945년 8월 15일은 조국이 해방을 맞은 날이지만, 사할린 한인들에겐 그로 인해 다시 한번 고향과 가족을 일게 된 날이었다. 일본의 패전 선언으로 이산의 고통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50여 년 뒤 또다시 그 날짜 때문에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해방절을 챙기며 조국의 광복을 기념해왔던 한인들에게 그보다 더 큰 배신이 없었다.(4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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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다 2 - 역사의 변곡점을 수놓은 재밌고 놀라운 순간들 역사를 보다 2
박현도 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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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구독자 269(발간당시보다 늘었음)만, 누적 12억5천만의 뷰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지식 채널 보다(BODA)의 '#역사를 보다' 시리즈 2번째 단행본.
✔️한 장면이 문명을 바꾸고, 한 선택이 역사를 갈랐다! __지적 탐험의 놀라운 여정

✔️한반도, 중동,이집트, 유라이사까지 역사계의 어벤저스, 출간 즉시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역사계의 어벤저스가 한곳에 모여 이렇게까지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 줄줄이야. 설령 그들이 학부시절엔 서로 돈 안되는 공부를 하고 있다며, 실업자 양성이라 자조했더라도 지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겐 어벤저스임에 틀림없다.

🌈평소에 무심코 궁금했다가도 잠시 스쳐 지났을법한 질문들,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궁금증들, 한 번쯤은 들어보았으나 금세 잊었던 지식들을 짧은 챕터로 이야기를 풀어놓은 이 책은 역사적 지식이 전혀 없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읽고 더 궁금하면 그땐 좀 더 깊게 다룬 책으로 옮겨가면 되기에 이제 막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된 이들에게 적당한 책이다.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마음 내키는 챕터를 골라서 읽어도 무방하다.


🌈제일 흥미로웠던 챕터는 금서에 관한 챕터였다. #금서 한 권이 나라를 뒤흔들었던 사연'
왠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읽지 말라면 더 읽고 싶은 거 아닌가? 저자들도 비슷한 말을 한다. (51쪽. 강인욱:'금서'라는 말 자체가 뭇사람들이 엄청나게 접하니까 가능한 거죠. 그리고 금서로 지정되었다가도 나중에 해금이 되어 세상에서 인기를 얻어야 비로소 '금서' 타이틀도 얻는 것입니다.)

📚그밖에 목차를 보자면
*점령하기 애매한 계륵 같은 땅들(대마도, 비르타윌, 아부무사/대툰브/소툰브섬 등)
*우연히 발견된 국보급 보물들
*본 적도 없는 위인의 초상화를 어떻게 만들까
*고대부터 이어진 관상의 중요성
*지도에 없는 미승인 국가들
*인간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살았던 고양이
*현대인이 옛날로 가면 말이 통했을까.

💬알쓸신잡 시리즈류의 지식 전달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엄청 똑똑하고 전문분야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잘난 사람들이 잘난체하는 것이 밉지 않은 유일한 순간을 즐긴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책 읽는 중간에 어떤 채널인지 유튜브 계정을 찾아보고 어떤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눴다 훑어보니 이 책은 시리즈로 3,4,5 쭉 이어서 나올 가망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찾아 읽을 것이다. 나처럼 얕게나마 골고루 지식 섭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극 환영할 책이다.

한 가지 부탁하자면 (칼라 삽화라서 어쩔 수 없을지라도) 책 좀 가볍게 만들어주십사~
병원에서 링거 맞으며 읽으려고 갖고 갔다가 못 읽었다. 한 손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며 보기엔 너무 무거웠다.

📚책속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지구상 모든 국경선은 산, 강, 바다로 이뤄진 '자연환경적 국경'이 아닌 인위적으로 그린 '기하학적 국경', 즉 정치의 선이라고 봅니다. (중략) 소련, 즉 이오시프 스탈린은 소련의 국내 영토 분할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다분히 전략적으로 '너희끼리 서로 싸워 망해라'라는 계산이 깔려 있던 겁니다. 별 생각없이, 깊은 고민 없이 국경선을 그어버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고도의 계산을 갖고 국경선을 그었던 거죠. 오히려 그래서 자를 대로 그린 듯 반듯한 모양새인 겁니다. (44~45쪽)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잘 아는데, 금서로 지정되어 정작 그 나라 사람들은 모르는 책들이 있죠.
가장 좋은 예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지바고>를 들 수 있는데, 소련에선 금서로 지정되어 출간을 하지 못한 게 알음알음 서방으로 알려지고 (중략) 195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55쪽)


@ono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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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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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은 2009년 세상을 떠난 장영희 교수의 마지막 산문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의 개정판이다.

🌈샘터에서 이 책 읽어보지 않겠냐고 메시지가 왔을 때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장영희 교수의 글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글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일전에 처음 읽은 그분의 글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삶은작은것들로)
나는 순한 글이 좋다.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글을 제외하고는 둥글둥글 선하고 순한 글을 좋아한다. 찌르르 가슴이 울리고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착한 글, 단어 하나하나에 정이 담겨있고 나도 닮고 싶은 그런 글. 장영희 교수의 글은 그런 글이다.


🌈영미문학을 전공하고
영문학자 에세이스트였던 장영희 교수는 암으로 투병하다 57세에 생을 마감했다. 최근에 알게된 박지리(#다윈영의악의기원) 작가 못지 않게 짧은 생이 너무 아쉽다.
나는 기동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문학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을 채웠다___한 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잃고도 일평생 문학과 글쓰기를 사랑하고 의지로 해낸 작가의 글은 그런 치열함을 겪었으리라 짐작되지 않게 다정하고 따뜻하다.

📚이번 책은 1부에서는 생전 저자가 연재했던 칼럼 중에서 그녀가 사랑한 사람과 풍경에 대한 글을 만났고, 2부는 자신을 살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 문학이라고 할 정도이고 스스로가 문학의 한 부분이 된 듯하다고 했던 저자의 문학칼럼과 저자가 특히 좋아했던 문학 작품들을 저자의 번역, 해설과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처음 알게된 소설과 시들을 좀더 깊게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우리'- 정확하게 말하면 소유격 '나의'라는 말을 새삼 생각하면 참 요술 같은 말이다. '나와 그사람'의 평면적 관계가 '나의 그사람'이 되면 갑자기 아주 친근한 관계, 내가 작아지고 그 사람이 커지는 소중한 관계가 된다. (34쪽)

🔖우리는 보통 우리의 삶이 아주 위대한 순간들로 이뤄여쟈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위대한 순간, 나의 모든 재능을 발휘해 위대한 일을 성취할 날을 기다린다. 내게는 왜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한다. 그렇지만 그 위대한 순간은 우리가 모르는 새 왔다 가는지도 모른다. 남들이, 아니면 우리 스스로가 하찮게 생각하는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무심히 건넨 한마디 말, 별생각 없이 내민 손, 스치듯 지은 작은 미소 속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대통령에게도, 신부님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자동차 정비공에게도, 모두에게 골고루 온다. (42쪽)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 가끔 생각합니다.
문학은 '내가 남이 되어보는 연습'이고 남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는 마음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하신 말씀이요, 살아가면서 '내가저 사람이라면...' 하고 생각하는 것, 그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자의 제제가 저자에게 보낸 메시지)( 96쪽)

🔖"난 할 수 있어" 와 "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는 분명히 다르다. 어린아이에게 "할 수 있어"와 "할 수 있다고 생각해"를 구별해 가르치는 것이 어쩌면 미국적 사고방식의 근간인지 모른다. 주어진 상황이나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실천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일은 애당초 시도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실용주의 말이다. (중략) 때로는 포기도 미덕이다. (135쪽)

샘터사 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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