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 작은 역사 2
정하섭 글, 조승연 그림 / 보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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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면서 두발자전거 타기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엄마인 나는 어렸을때 배우지를 못한 탓에 여태껏 두발자전거를 타지 못했었지요. 얼마전 아이들이랑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가 얼떨결에 아이들 자전거에 올라타 봤답니다. 어휴~ 웬걸!! 생각처럼 쉽지가 않더군요. 하지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고픈 바램도 있었던터라 30여분정도 연습한 끝에 드디어 혼자서 두발자전거타기에 성공했습니다.

아, 혼자서 내 힘으로 균형을 잡으며 달릴 수 있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자전거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지요. 그래서일까요? 자전거가 생겨난 배경과 계속해서 발전해온 역사이야기책을 접하며 너무나 흥미롭게 빠져들었답니다. 그림책이지만 글씨가 많아 딱딱하고 지루할거란 처음 생각은 한장 한장 넘기면서 다음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질 정도였어요.

 

모든 발명품은 누군가의 호기심이나 필요에 의해 새롭게 개발이 되고, 단점들이 계속해서 보완이 되면서 조금 더 편리하고 과학적으로 발전이 되어갑니다. 자전거 또한 역사적인 상황과 문화의 변화에 따른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며 변화발전되어 왔습니다.

자전거는 누가 언제 처음 만들어 타게 되었을까요?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프랑스 시브락백작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의 힘으로 달리는 기계가 발명되었습니다. 올라탄 사람이 두발로 직접 땅을 구르며 반동을 이용해 굴러가는 '빨리 달리는 기계'였지요.

이후 독일의 드라이스 남작이 핸들을 달아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드라이지네'를 발명했으나 혁신적인 운송수단이라는 의견과 사람이 말 노릇을 하는 발명품이라는 의견으로 논쟁이 되었고, 아직 실용적인 탈것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오십년정도 지난 1867년에 미쇼는 앞바퀴에 페달을 단 자전거를 만들면서 자전거열풍을 만들어냅니다. 이후 더 좋은 자전거, 속도가 빠른 자전거를 만들려고 하는 욕심들이 생기면서 앞바퀴가 큰 휠자전거가 나오기 시작해요. 앞바퀴가 클수록 속도는 빠르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컸지요.

1885년에 영국인 존 스탈리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크기가 같은 '로버'라는 자전거를 내놓으면서 현대적인 자전거의 기본 형태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문화의 변화에 따라 자전거의 모습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은 변화와 성장을 계속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탈것으로 각광받던 자전거는 자동차와 대중교통의 발달로 관심이 조금씩 떨어졌었으나 근래 들어서는 환경문제로 인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자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빠르고 쉽고 편리한 것만 찾아 빨리빨리~를 외치는 것보다 조금 늦더라도 나의 힘으로 환경을 보호하면서 운동까지 할 수 있는 자전거타기가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자전거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생활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으며 자전거가 발달해왔는지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자전거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어떤 역할들을 했는지, 자전거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고 이야기나눠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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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호랑나비를 보았니?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1
재미마주.목수현 기획, 조은수 글, 문승연 꾸밈 / 길벗어린이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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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전통그림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는데요. 의뢰품들 가운데 유독 그림병풍에 눈이 많이 갔었지요. 옛날 사람들도 정말 실사처럼 세밀하게 그림들을 그려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아이의 권장도서 목록으로 만나게 된 <봄날, 호랑나비를 보았니?>를 보면서는 나비그림에 폭 빠져들었어요. 현재 나오는 세밀화그림에서 보는 나비들과 비교해도 전혀 구분되지 않을만큼 날개무늬 하나하나가 다채로웠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그림을 그릴 때 그 그림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진품명품 프로그램을 보면 사군자인 '매난국죽' 뿐만아니라 여러 꽃과 나무, 동물 그림에는 그림속에 담겨진 의미들이 있습니다. 그냥 그림만 그린게 아니라 그림을 그린이의 마음이 담겨있고, 그 그림을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그렸다는 의미이지요.

이 책은 단순히 우리의 옛그림을 소개하는 그림책이 아니라 각 그림의 부분들을 그림책속에 넣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나비의 종류에 따라 옛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알려주고, 호랑나비와 붓꽃에 얽힌 사랑이야기, 옥잠화의 슬픈 전설, 닭볏처럼 생긴 맨드라미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옛그림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설령 그 그림이 누가 어느 시대에 그린 그림이란걸 몰라도 될 것 같습니다. 딱딱하게 누구의 어떤 그림이 어떤 화풍이니 하는 어려운 이론들은 듣고도 잊어버리는 것들이지만, 이야기와 함께한 옛그림들은 오래도록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아있게 될테니까요.

 

아이들과 함께 세밀화 그림책들을 즐겨보는 편이기에 이 책속의 그림들도 따라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워할수도 있어 이번엔 비닐필름지를 대고 그려서 책갈피를 만들어봤어요.

유민이는 세밀화그림책까지 가져와 원하는 꽃도 같이 그렸답니다.

 

 

엄마가 만든 책갈피..

가운데꺼는 재민이가 나비를 그리고 엄마가 꽃을 더 그려넣어 주었습니다.

비닐필름지를 위에 대고 따라그리는거지만 나비의 세세한 날개무늬를 그리는건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지요.

 

유민이랑 재민이는 다음날 자기가 그린 책갈피를 학교에 가져가 담임선생님께 선물했답니다.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셨다네요.

정성들여 만든 책갈피를 예쁜 마음으로 나눌줄 아는 아이들이 그림책속 꽃과 나비만큼 예뻐보였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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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다 잘될 거야 작은거인 33
메리 어메이토 지음, 유수아 옮김 / 국민서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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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잘 웃게 하고, 자신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그림으로 재치있게 표현할 줄 알고, 축구 선수들보다 뛰어난 저글링 실력도 가지고 있는 트레버..

교도서에 가있는 아빠, 중학교 졸업밖에 못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힘든 엄마, 엄마가 일하는동안 자신이 돌봐야하는 아빠가 다른 두 동생까지! 트레버의 생활은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다. 새로 이사간 곳의 학교는 상급반과 하급반 수업이 분리되어 그 격차를 실감하며 생활해야 한다.

과학노트도 사기 힘들고, 입단회비가 없어 들어가고싶은 축구팀에도 못들어가고, 잰더의 질투로 인해 핸드폰을 훔쳤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고, 좋아하는 과학수업도 듣지 못하게 되는 등의 여러가지 트레버의 상황은 청소년기 아이들로서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트레버는 언제 어디서든 의연하게 대처해야한다는 엄마의 말처럼 새로운 친구들과 잘 지내며 자신의 그림실력을 뽐내며 '그래피티 소년'으로 불리게 된다. 그림을 그려주고 번 돈으로 중고품 가게에서 발에 꼭 맞지 않은 축구화를 사신고 축구 입단테스트에서도 당당하게 합격한다. 비싼 입단회비 때문에 유명팀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학교 축구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게 되기도 한다.

트레버가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퍼거슨 선생님이 진행하는 상급반 과학수업의 영향도 크다. 책과 이론으로만 하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고 관찰하면서 진행되는 퍼거슨 선생님의 수업은 트레버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면서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수업이었다. 모두 함께 풀밭에 몸을 맞대고 누워 서로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는  버섯의 포자 균사체를 경험하는 순간은 트레버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그 전율이 느껴지는듯 하다. 조금 엉뚱하기도 한 과학수업의 내용이 참 부럽기도 했다.

 

책을 보면서 내용안에서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고싶은 글들을 만나면 밑줄을 그어놓고, 수첩에 옮겨적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트레버의 생각을 담은 글이 마음에 와닿았다.

과학수업에서 느낀 것과 트레버의 긍정에너지가 더해져 나온 글..

 

좋은 아이디어는 뜬금없이 팍 튀어나오는게 아니다. 뿌리가 있는 법이다. 균사체처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버섯처럼 팍 튀어나오는 것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이 내뜻대로 되지 않고, 왜 나에게는 이런 시련이 닥칠까 하는 좌절감도 맛보게 된다. 그러한 순간들을 계속 절망만 하고 있느냐, 아니면 '그래. 다 잘될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내느냐에 따라 마음의 크기가 자라는 정도는 확연하게 다를 것이다.

힘들고 지치게 되는 위기의 순간들이 다가올 때 옆에서 자신을 믿고 이끌어줄 사람이 있거나, 공감이나 깨달음을 느끼게 해줄 좋은 책이 있다면 청소년들은 조금 더 쉽게 그 상황을 이겨내고, 한층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걱정 마, 다 잘될 거야.!' 

이 한마디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말이다. 이 말 안에는 믿음과 위로가 담겨있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까지 담겨있어 자꾸자꾸 반복해서 되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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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네 텃밭 가꾸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4
박소정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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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밟고 살면 땅의 기운을 받아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하지요. 우리가 자라던때와는 달리 우리 아이들은 흙을 밟을 수 있는 공간이 정말 부족합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흙의 느낌이 보드랍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다는걸 직접 느껴보게 하기 위해 우리는 시간이 될때마다 할머니댁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밭으로 가곤 합니다.

직접 밭에 가서 깨도 심어보고, 옥수수도 심어보면서 자기들이 심어놓은 씨앗이 정말 싹이 나올까? 하는 두근거리는 기다림도 느껴보고, 옥수수가 자라면서 어느 순간 자기들의 키를 넘어설때의 놀라움도 느껴봅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직접 흙을 밟고 곡식이나 채소들을 키워볼 수 있는 할머니댁이 있다는 것도 아주 커다란 행복이지요.

 

<상우네 텃밭 가꾸기>의 상우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보는듯 아주 좋아했습니다. 직접 참외 씨앗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면서 싹이 나올때를 기다리는 설레임과 방울토마처러럼 참외가 언제쯤 열릴까하고 자꾸자꾸 들여다보는 상우의 마음이 우리 아이들 마음에도 와닿은듯 합니다.

봄이 되어 씨앗과 모종들을 가득 심은 상우네 텃밭에는 온가족의 바램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농장을 통해 텃밭가꾸기 하는 가족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요.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가꾸고 길러봄으로써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기에 그러할 것입니다. 자기가 키우는 식물에 상우처럼 애정을 갖고 늘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구요.

상우네 텃밭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담장을 따라 세운 막대를 타고 길게 올라간 오이, 담장보다 훌쩍 커버린 옥수수와 해바라기, 지우의 방울토마토, 대파, 상추, 가지, 고추, 그리고 상우의 참외까지!! 그리고 열매를 쪼아먹는 새들을 쫓기 위한 귀여운 지우허수아비까지 상우네 텃밭은 보는것만으로도 정말 풍성하고 행복해보입니다.

 

손자손녀를 생각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우리 아이들도 상우처럼 텃밭경험을 많이 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마당가에 심어놓은 참외는 일주일 사이에 줄기를 쭉쭉 뻗으며 잎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또 한주 뒤에 가면 어느새 꽃이 피어 있고, 꽃이 지고 나면 작은 참외도 열렸습니다. 작은 참외는 세로줄무늬가 나있어 신기하기도 합니다.

드디어 조금씩 커가는 참외, 노랗게 익을날만 기다리며 갈때마다 아이들은 물을 듬뿍 줍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모양이 예쁘지 않아도, 개미가 조금 갉아 먹었어도 괜찮습니다.

직접 따서 껍질째 베어먹는 맛은 사먹는 참외와는 그 맛을 비교할수가 없으니까요. ^^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제 제법 일손도 도와주기 시작합니다.

마늘, 양파도 캐고, 땅속의 보물 감자와 고구마도 캡니다.

방울토마토가 몇개나 익었나~ 여기저기 들여다보며 한그릇씩 따와서 먹기도 하고, 수박은 언제쯤 먹을수 있을까 통통통~ 두드려보기도 합니다.

 

 

텃밭이 상우와 지우의 놀이터인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시골에 가면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먹을거리가 되어주니까요.

 

이 그림책의 박소정 작가님은 상우와 지우를 위해 텃밭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서 아이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빵~터지는 자극적인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상우가 텃밭을 가꾸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도 상우가 된듯한 마음으로 참외가 잘 자라길 바라며 그림책을 넘기게 됩니다. 소쿠리 안에 든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오이와 엉덩이를 닮은 토마토도 한입 베어물고 싶어지고, 싱싱한 상추쌈도 크게 한입 싸먹고 싶어집니다.

흙냄새가 나는듯한 그림책을 보니 어서 빨리 날이 풀리고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아이들과 시장에 가서 기르고싶은 모종들을 직접 골라 할머니댁 텃밭에도 심고, 작은 화분에 심어 우리집 베란다에서도 키워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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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목탁 소리 보림 시그림책
한승원 글, 김성희 그림 / 보림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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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다니던 시절,,학교뒷편에 있는 산에 오른 적이 많았습니다. 힙겹게 산을 올라 반대편으로 조금 내려가면 조용하고 고즈넉한 절이 하나 있었지요. 산사로 들어가는 좁고 기다란 길목 양쪽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쭉 이어져 있는데, 늦가을이면 노란 은행잎들이 그 길을 노랗게 물들여놓고 우리를 반겨주었답니다. 그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목탁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모든걸 잊고, 모든 번뇌가 씻겨나가는 것처럼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그때의 느낌을 한순간 살아나게 한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그림책을 보는 내내 내가 가지고 있던 추억을 되살아나게 하고, 다시금 마음속에 울려퍼지는 목탁소리를 듣고있는듯 했지요.

지나가는 바람 한자락에 딸랑딸랑~ 울려퍼지는 풍경소리를 듣는듯 앞이 보이지 않는 늙은 스님과 동자스님이 보입니다. 귀가 깜깜절벽이라 경전을 읽지도 못하고, 큰스님 설볍이며 남의 말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노스님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작업실에 들어앉아 목탁만 깎고 있습니다. 한달에 겨우 한개 깎는 노스님의 목탁은 어찌나 소리가 그윽한지 모든 스님들이 가지고 싶어합니다.

노스님이 한달동안 마음을 모아 깎아 만든 목탁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맑고 향기로워집니다. 노스님의 그윽한 미소를 보니 맑고 향기로운 목탁소리가 귀에 들리는듯 합니다. 화려하지않은 색으로 나타낸 목판화 그림 속에 담긴 노스님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까지 차분해지게 만듭니다. 노스님의 인자한 미소와 노스님 곁에 늘 함께하는 동자스님의 해맑은 미소가 맑고 깊은 목탁소리와 함께 가슴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겨줍니다.

이 그림책은 특별한 재미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은 아닙니다. 또 읽어주세요~하며 자꾸자꾸 꺼내올 그림책도 아닙니다. 하지만 엄마의 목소리로 차분하게 노스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언젠가는 이 그림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삶의 깊이를 느끼게 될수도 있겠지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간혹 힘이 들고 지칠때, 잠시나마 마음의 휴식을 취하고 싶을때,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때...어른이든 아이든 조용히 앉아 노스님의 목탁소리를 떠올리며 꺼내보는 그림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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