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우네 텃밭 가꾸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4
박소정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흙을 밟고 살면 땅의 기운을 받아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하지요. 우리가 자라던때와는 달리 우리 아이들은 흙을 밟을 수 있는 공간이 정말 부족합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흙의 느낌이 보드랍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다는걸 직접 느껴보게 하기 위해 우리는 시간이 될때마다 할머니댁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밭으로 가곤 합니다.

직접 밭에 가서 깨도 심어보고, 옥수수도 심어보면서 자기들이 심어놓은 씨앗이 정말 싹이 나올까? 하는 두근거리는 기다림도 느껴보고, 옥수수가 자라면서 어느 순간 자기들의 키를 넘어설때의 놀라움도 느껴봅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직접 흙을 밟고 곡식이나 채소들을 키워볼 수 있는 할머니댁이 있다는 것도 아주 커다란 행복이지요.

 

<상우네 텃밭 가꾸기>의 상우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보는듯 아주 좋아했습니다. 직접 참외 씨앗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면서 싹이 나올때를 기다리는 설레임과 방울토마처러럼 참외가 언제쯤 열릴까하고 자꾸자꾸 들여다보는 상우의 마음이 우리 아이들 마음에도 와닿은듯 합니다.

봄이 되어 씨앗과 모종들을 가득 심은 상우네 텃밭에는 온가족의 바램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농장을 통해 텃밭가꾸기 하는 가족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요.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가꾸고 길러봄으로써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기에 그러할 것입니다. 자기가 키우는 식물에 상우처럼 애정을 갖고 늘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구요.

상우네 텃밭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담장을 따라 세운 막대를 타고 길게 올라간 오이, 담장보다 훌쩍 커버린 옥수수와 해바라기, 지우의 방울토마토, 대파, 상추, 가지, 고추, 그리고 상우의 참외까지!! 그리고 열매를 쪼아먹는 새들을 쫓기 위한 귀여운 지우허수아비까지 상우네 텃밭은 보는것만으로도 정말 풍성하고 행복해보입니다.

 

손자손녀를 생각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우리 아이들도 상우처럼 텃밭경험을 많이 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마당가에 심어놓은 참외는 일주일 사이에 줄기를 쭉쭉 뻗으며 잎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또 한주 뒤에 가면 어느새 꽃이 피어 있고, 꽃이 지고 나면 작은 참외도 열렸습니다. 작은 참외는 세로줄무늬가 나있어 신기하기도 합니다.

드디어 조금씩 커가는 참외, 노랗게 익을날만 기다리며 갈때마다 아이들은 물을 듬뿍 줍니다.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모양이 예쁘지 않아도, 개미가 조금 갉아 먹었어도 괜찮습니다.

직접 따서 껍질째 베어먹는 맛은 사먹는 참외와는 그 맛을 비교할수가 없으니까요. ^^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제 제법 일손도 도와주기 시작합니다.

마늘, 양파도 캐고, 땅속의 보물 감자와 고구마도 캡니다.

방울토마토가 몇개나 익었나~ 여기저기 들여다보며 한그릇씩 따와서 먹기도 하고, 수박은 언제쯤 먹을수 있을까 통통통~ 두드려보기도 합니다.

 

 

텃밭이 상우와 지우의 놀이터인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시골에 가면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먹을거리가 되어주니까요.

 

이 그림책의 박소정 작가님은 상우와 지우를 위해 텃밭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서 아이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빵~터지는 자극적인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상우가 텃밭을 가꾸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도 상우가 된듯한 마음으로 참외가 잘 자라길 바라며 그림책을 넘기게 됩니다. 소쿠리 안에 든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오이와 엉덩이를 닮은 토마토도 한입 베어물고 싶어지고, 싱싱한 상추쌈도 크게 한입 싸먹고 싶어집니다.

흙냄새가 나는듯한 그림책을 보니 어서 빨리 날이 풀리고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아이들과 시장에 가서 기르고싶은 모종들을 직접 골라 할머니댁 텃밭에도 심고, 작은 화분에 심어 우리집 베란다에서도 키워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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