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박쥐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3
빙보 지음, 박경숙 옮김, 조우영 그림 / 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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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그림책을 보면서 중국의 그림책은 거의 접해보지 못한 것 같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학문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지만, 근대 들어서는 서양과 일본의 문물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게 사실이다.   

중국의 아동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에 '늑대박쥐'라는 책 또한 어떠한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 주저하다가 한번 펼쳐들게 된 것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숨가쁘게 읽어낸 책 중에 하나가 되었다.

과학원의 특별연구원인 선치 교수는 꿈에 나타난 늑대박쥐를 찾으러 탐험대를 이끌고 남극으로 향한다. 선교수는 자신이 찾아낸 늑대박쥐를 거대한 이동 냉동고에 옮겨 과학원으로 가져온다.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상태인 한계수면에 있는 이 늑대박쥐를 선교수는 과연 깨어나게 할 수 있을까?

선교수는 자신이 만든 주사약을 투여해 늑대박쥐를 깨우는데 성공한다. 공룡이 살던 중생대에 살았다는 고등동물인 늑대박쥐는  내부에너지를 통해 리리라는 작은 소녀가 자신을 도울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리리와 늑대박쥐가 만나는 순간, 늑대박쥐는 유리벽을 통과해 리리를 통째로 삼키고, 리리는 늑대박쥐와 대화하는 법을 배운 후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 일로 늑대박쥐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동물로 간주되고,  사살하라는 명령까지 떨어진다.

늑대박쥐를 부활시켜서 생체실험을 하려던 선교수는 과학자로서의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하지만, 이미 늑대박쥐는 선교수가 투여한 주사로 인해 급속한 노화가 이루어지고 결국 생체실험까지 가지 않았지만 화석으로는 남을 수 있게 된다.

덩치는 크지만 지능은 낮았던 공룡들이 살던 시대에 함께 살다가 지구의 변화를 느끼고 수면상태에 접어든 늑대박쥐 종족..정말 남극의 빙하 저 깊이 어딘가에 그들이 있을것만 같다.

혹시 2편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아이모와 깊은 교감을 나눈 리리가 나중에 정말 뛰어난 과학자가 되어 선교수의 실수를 경험삼아 늑대박쥐 종족을 깨울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던 책이었고 허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처음 쥐라기 공원을 봤을때 호박에서 추출해낸 유전자로 공룡을 부활시키는데 성공한 부분의 그 충격만큼 이 책 또한 중생대의 고등동물인 늑대박쥐가 정말 수면상태로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다. 어른들의 편견과 이기심과 욕심이 늑대박쥐를 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계속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이 부분은 영화 '킹콩'을 보는듯 하기도 했다.

늑대박쥐가 보낸 에너지가 선교수와는 약하지만 리리와 강하게 이어지는 것을 보며 역시 때묻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이 더 순수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책에서 전달된다. 환상의 세계를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즐겨하는 아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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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의 소리가 들리나요? 국민서관 그림동화 147
리 페이 후앙 글.그림, 노영주 옮김 / 국민서관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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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 재미있는 그림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들을 보여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그림책으로 접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아름다운 나의 소리가 들리나요?>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징'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징은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손의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도 나누고, 다른 이미지들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어느 날 여동생이 찰흙으로 만든 오카리나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징이 오카리나를 불었을 때 아름다운 소리들이 들립니다. 짙은 파랑 소리, 초승달 소리, 향긋한 벌꿀 케이크 소리, 십일월의 소리....

아~ 징은 정말 다양한 감정을 나타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작 너무 많은 소리를 듣고 사는 우리들보다 더 풍부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지요. 징의 마음이 항상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하기에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동생의 실수로 오카리나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징은 다시 고요한 세계로 돌아왔지만 동생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동생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지요.

징은 소리 없는 세상도 멋지고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우리는 조그마한 장애만 생겨도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정말 힘들고 불행할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징의 모습을 보며 그런 편견 또한 우리의 잘못이라 여겨집니다. 조금 불편할 뿐이지 징은 우리보다도 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과 마음을 가졌으니까요.

징의 잔잔한 미소를 보며 우리의 마음도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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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소녀 샘터어린이문고 37
정수윤 지음, 김유진 그림 / 샘터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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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오면 두 팔과 다리가 도깨비 방망이로 변하는 아들 때문에 올해는 6월 초부터 모기와의 전쟁에 들어갔다. 모기도 좋아하는 피가 따로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집에서 유난히 아들만 모기에 잘 물린다. 게다가 다른 사람은 하루 지나면 없어지는 상처들이 이 녀석은 퉁퉁 부어올라 흉터가 되어 남기까지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살아있는 동물의 피를 빨아먹어야 알을 낳을 수 있다는 모기, 그래서 암컷만 문다는데 눈에 보이는 모기는 모두 암컷만 있는 것인가? 한꺼번에 달려들지 않고 한마리씩 나타나 엥엥거리는걸 보면 모기도 굉장히 지능적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날마다 모기를 대하고 사는 우리집에 '모기소녀'라는 책이 왔다. 여름에 맞는 암컷모기에 관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유리라는 소녀가 오두막집의 마법에 걸려 모기소녀로 변하는 판타지적인 동화이다.

방학이지만 신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유리는 충동적으로 혼자서 여름휴가를 떠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종점에 내려 무작정 걷다가 도착한 오두막집에서 팔뚝에 앉은 모기를 내리치는 순간, 유리는 모기로 변하고 만다. 갑작스레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로 변한 유리는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들을 구하고 100개의 빨간 구슬을 채워야만 한다.

아주머니와 바퀴벌레 아저씨, 눈물이 많은 여왕벌, 7년의 기다림을 이겨낸 매미, 개미 군단, 멋진 비행실력을 자랑하는 잠자리, 꼬마 무당벌레까지..유리는 모기가 되어 숲속 곤충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처음에는 빨리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음이 컸지만  점차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두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자식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가족의 소중함이 마음에 자리한다.

모기를 죽이자 자기가 죽인 모기로 변한다는 다소 엉뚱한 설정이 재미있다. 유리가 버스를 타고 가며 잠이 들었을 때, 이 이야기가 단지 꿈속에서 꾸는 꿈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생명의 목걸이를 다 채우고 나면 꿈에서 깨어날거라 예상했는데, 유리에게 진짜 일어난 이야기였다. 물론 동화속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볼 때 우리는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며 상상하면서 읽는다. 이 책에서도 오두막집이 있는 넓은 꽃밭, 곤충들이 사는 풀숲과 연못 등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수상작이라 하니 모험과 판타지가 어울리는 재미난 애니메이션이 될 것 같다. 고학년 이상이 보는 동화보다는 많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더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는 여름에 '모기소녀'를 통해 모기에 대한 생각, 곤충들의 삶과 생존방식, 함께 살아가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 대한 생각들을 해봤으면 좋겠다.

이제 엥엥~거리는 모기를 보면 '모기소녀'가 먼저 떠오른다. 나도 모기로 변할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잠시 모기를 들여다보게 된다. 너도 오죽하면 나의 피를 빨겠니~ 하는 심정으로..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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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보는 왕잠자리 한살이 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 6
권혁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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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와 사마귀의 한살이에 이어 왕잠자리 한살이 책이 나왔습니다.

잠자리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곤충 중의 하나이지요. 벌써 한두마리씩 보이기 시작하니 곧 볏논 위를 맴도는 잠자리떼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보는 건 날아다니는 잠자리의 성충뿐이라 잠자리가 어떻게 알을 낳고 어디에서 어떻게 애벌레생활을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저 나비처럼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이라는것 밖에는요.

권혁도 작가의 세밀화 그림책으로 만나는 왕잠자리 한살이는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보여줍니다. 물론 실사로도 만나기 어려운 것들이지요.

연못에 알을 낳고 애벌레의 긴 기간을 물에서 지내며 천적의 눈을 피하기 위해 보호색을 띠기도 하고, 물 밖으로 거품을 내며 방귀소리도 내고, 물총 쏘듯 똥을 싸기도 하는 모습이 무척 신기합니다. 물로켓처럼 천적에게 물을 내뿜으며 도망치는 모습도 재미있고, 특히나 아랫입술을 쭉 뻗어 사냥하는 모습은 공상영화에서나 보는듯한 모습이라 놀랍기도 합니다.

예전에 잠자리 두마리가 위아래로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 모습이 짝짓기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네요. 암컷과 수컷이 몸을 둥글게 말아 짝짓기 하는 모습은 한번도 제대로 관찰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수컷이 암컷의 목덜미를 그대로 붙들고 있는 모습 또한 이 책이 아니었으면 직접 보았다해도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쳤겠어요.

잠자리는 2만개 정도의 낱눈이 들어 있는 겹눈도 인상적이지만, 그물같이 얇은 두쌍의 날개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잠자리의 날개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어도 오래 잡고 있기 어려워 잠자리를 잡아도 그냥 놔주곤 했는데 베란다화분에 핀 꽃에 잠자리가 날아왔어요. 그 기회를 놓치기 아까워 카메라 가져와 가까이에서 사진 찍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확대해서 본 잠자리의 날개는 참으로 신비로웠지요.

세밀화로 보는 곤충의 한살이는 우리에게 그 곤충의 한살이 뿐만 아니라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는 것들을 느끼게 해줍니다. 먹고 먹히는 자연생태계의 원리를 깨우쳐주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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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여동생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
펑슈에쥔 지음, 펑팅 그림, 유소영 옮김 / 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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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이 한그루만 피어 있어도 그 주위가 환하게 느껴지는데, 만약 마을 전체가 복사꽃으로 뒤덮여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그래서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나'라는 화자가 부모님을 따라 중국 타오화촌(복숭아꽃을 중국어로 타오화라 함)으로 이사해 묘족과 함께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이다. 평소에 접해보지 못했던 중국 아동문학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내가 이 마을에서 가깝게 지낸 집은 아타오네 식구들이다. 아타오네집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타오 밑으로 여동생이 네명이 더 있다. 숫자 차례대로 공부를 잘하고 똑똑해 다른 곳으로 공부하러 간 둘째 얼타오, 남자아이처럼 씩씩하고 양떼들을 관리하며 밖에서의 생활을 더 즐기는 싼타오, 몸이 허약하지만 애교가 많은 쓰타오, 그리고 막내 우타오..

묘족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전통 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옛날 우리의 문화와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아타오의 아버지는 쓰타오, 우타오가 태어났을 때 딸인걸 알고 마당에 있는 복숭아나무 하나씩을 베어버렸다고 한다. 화가 난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복사꽃이 전에 없이 화사하고 밝게 핀 어느 날, 여섯째 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타오를 비롯한 식구들은 나머지 복숭아 나무 한그루도 아버지가 베어버릴까봐 염려했지만, 아버지도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지 다행히도 베지 않는다. 다행이다.

집안일과 막내를 돌보던 아타오가 롱 선생님과의 결혼때문에 막내를 먼 친척 집에 보내야 했을때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아타오는 오죽했을까! 꿈속에서 계속 막내 생각이 나고 견딜 수가 없어 결국 결혼을 포기하고 막내를 데려온다.

하지만 맷돼지가 마을을 기습하면서 집에 혼자 있던 막내는 맷돼지의 습격으로 죽고 만다.  가족 모두와 화자인 '나'에게도 너무나 가슴아픈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복사꽃이 환하게 피던 날 태어난 막내는 다시 한 그루 복숭아나무로 태어나게 된다.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던 아슈할머니의 희생으로 인해 결국 그 맷돼지는 최후를 맞게 된다. 또 한번의 슬픔과 동시에 마을 사람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를 덜게 된 것이다.

화자인 '나'의 아홉살 때부터 2년간의 이야기를 그 또래 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어 읽는 독자 또한 어린시절로 돌아가 '나'와 함께 타오화촌에서 생활한듯 하다.

제목을 왜 '너는 내 여동생'으로 했을까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의문이 풀렸다. 아타오네 자매들 마음 속에 살아 있는 막내와 힘든 일을 겪어내며 동생 랴오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나에게 '너는 내 소중한 여동생'이기 때문인듯 하다.

서로 주고받는 노래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모습과 아슈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묘족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아타오네 가족의 모습 속에서도 묘족이 어떻게 생활해 나가고 있는지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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