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여동생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
펑슈에쥔 지음, 펑팅 그림, 유소영 옮김 / 보림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복사꽃이 한그루만 피어 있어도 그 주위가 환하게 느껴지는데, 만약 마을 전체가 복사꽃으로 뒤덮여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그래서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나'라는 화자가 부모님을 따라 중국 타오화촌(복숭아꽃을 중국어로 타오화라 함)으로 이사해 묘족과 함께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이다. 평소에 접해보지 못했던 중국 아동문학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내가 이 마을에서 가깝게 지낸 집은 아타오네 식구들이다. 아타오네집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타오 밑으로 여동생이 네명이 더 있다. 숫자 차례대로 공부를 잘하고 똑똑해 다른 곳으로 공부하러 간 둘째 얼타오, 남자아이처럼 씩씩하고 양떼들을 관리하며 밖에서의 생활을 더 즐기는 싼타오, 몸이 허약하지만 애교가 많은 쓰타오, 그리고 막내 우타오..

묘족도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전통 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옛날 우리의 문화와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아타오의 아버지는 쓰타오, 우타오가 태어났을 때 딸인걸 알고 마당에 있는 복숭아나무 하나씩을 베어버렸다고 한다. 화가 난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복사꽃이 전에 없이 화사하고 밝게 핀 어느 날, 여섯째 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타오를 비롯한 식구들은 나머지 복숭아 나무 한그루도 아버지가 베어버릴까봐 염려했지만, 아버지도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지 다행히도 베지 않는다. 다행이다.

집안일과 막내를 돌보던 아타오가 롱 선생님과의 결혼때문에 막내를 먼 친척 집에 보내야 했을때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아타오는 오죽했을까! 꿈속에서 계속 막내 생각이 나고 견딜 수가 없어 결국 결혼을 포기하고 막내를 데려온다.

하지만 맷돼지가 마을을 기습하면서 집에 혼자 있던 막내는 맷돼지의 습격으로 죽고 만다.  가족 모두와 화자인 '나'에게도 너무나 가슴아픈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복사꽃이 환하게 피던 날 태어난 막내는 다시 한 그루 복숭아나무로 태어나게 된다.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던 아슈할머니의 희생으로 인해 결국 그 맷돼지는 최후를 맞게 된다. 또 한번의 슬픔과 동시에 마을 사람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를 덜게 된 것이다.

화자인 '나'의 아홉살 때부터 2년간의 이야기를 그 또래 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어 읽는 독자 또한 어린시절로 돌아가 '나'와 함께 타오화촌에서 생활한듯 하다.

제목을 왜 '너는 내 여동생'으로 했을까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의문이 풀렸다. 아타오네 자매들 마음 속에 살아 있는 막내와 힘든 일을 겪어내며 동생 랴오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나에게 '너는 내 소중한 여동생'이기 때문인듯 하다.

서로 주고받는 노래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모습과 아슈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묘족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아타오네 가족의 모습 속에서도 묘족이 어떻게 생활해 나가고 있는지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 색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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