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 사춘기 아이의 마음을 열여주는 엄마의 마음공부
이우경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적에 수십년 전 사춘기 시절의 나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의 나는 중학생 1학년 이었다.
중학교 처음 입학 후 새로운 학교와 친구들에 적응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낯설어서 겉으로는 밝은 척 하였지만 마음은 늘 외롭고 쓸쓸했다.
그 쓸쓸한 마음을 유일하게 편하게 풀 수 있는 존재가 엄마였다.
엄마는 항상 나를 지지해주고 나의 편에서 응원해주는 한없이 고마운 존재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당시에는 몰랐다는 것이 문제다. 내 나름대로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였는데 엄마는 딸이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딸이 기분이 좋지 않아서 방에 혼자 있을때에도 그 흔한 잔소리 한번 하신적도 없고 항상 내 기분을 배려하여주셨다.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나의 사춘기 였다는 사실을.
그렇게 한없이 감사한 존재에게 나는 늘 짜증을 내었고 불만이 가득한 채로 표정은 항상 우거지상이었다.
엄마 입장에서는 이 아이가 나에게 투정이라도 부리고 고민을 이야기 하였으면 했을텐데 어린 사춘기 시절의 나는 그 모든 것이 다 싫고 귀찮았던 것 같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났고 어느덧 시간을 흘러서 학교에 적응도 잘하고 나름 친한 친구들도 만나는 정상적인 10대의 시절을 무사히 보냈다.
그 시절을 잘 견디고 버텼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내가 잘 이겨내서 인생이 생각보다 잘 풀렸다고 단단히 오해했다. 그 뒤에는 항상 엄마라는 존재가 고목나무처럼 버티고 있었고, 나는 그 나무에게 기대로 견디며 그 시절을 잘 보냈다는 것을 성인이 된 지금에야 꺠달았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서 내가 엄마의 입장이 되었다. 한없이 깊고 따뜻한 존재 엄마.
엄마가 되어보니 알 것 같다. 당시의 나의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본인이 낳은 아이가 이토록 낯선 생활에 적응을 못하여 힘들어 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괴로우셨을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엄마들에게 좋은 조언을 주는 교육책이다.
아마 당시의 엄마도 나로인하여 힘들고 지칠때면 이러한 좋은 팁이 담긴 책을 읽으며 버텨내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은 심리학 박자이자 임상심리 전문가인 이우경 박사의 책이다.
이미 사춘기를 훌쩍 뛰어넘은 대학생 딸과 아직 사춘기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늦둥이 딸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고 한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간 내면의 상처와 아픔에 귀기울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아이들 교육에 대한 많은 좋은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우선 나와 같이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 키운다는 점이 무척 공감이 갔고, 실제로 책일 읽어보니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말 좋은 조언들이 많이 수록되었다.
그렇다면 대체 사춘기가 뭐길래, 자식 키우기가 이다지도 힘든 것일까?
이 책의 소개를 잠깐 보면 지상 최대의 과제인 사춘기 엄마의 역할에 대해 정리한 자녀교육서이다.
아이에게 사춘기가 찾아오면 아이들은 화성으로 가고, 지구에 사는 엄마들은 지치고 힘들고 심지어 괴롭기까지 하다. 질풍노도의 십대와 갱년기 위기의 엄마들은 사사건건 안 부딪칠 수가 없다. 그래도 내 아이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기에 이 책에서 들려주는 사춘기 아이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심리학적 해법들을 수록한 책이다.
또한. 이 책에 실은 사례들은 저자가 직접 부모교육과 집단상담을 통해서 만났던 엄마들의 사례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이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어도 마음 터놓고 편히 말을 못했는데 사례집을 보면서 나혼자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일종의 안도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서 메모해두었던 몇가지 문단을 수록한다.
두고두고 곁에 두면서 읽고 또 읽고는 반복했던 문장이라서 특별히 서평으로 기록하고 싶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주인공 소녀 ‘라일리’의 사춘기가 그려진다.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까지,
사춘기 소녀의 5가지 기초 감정(basic emotion)을 의인화해 다양한 사춘기 현상을 보여준다. 감독 피트 닥터(Pete Docter)는 딸의 사춘기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사춘기 아이와 갱년기 엄마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 질문에 정답은 ‘갱년기 엄마’다.
집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대개 마흔 전후에 중년기, 갱년기를 맞는다. 사춘기 아이와 부모는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인데 서로 반대 방향에 있다
. 십 대는 흔히 ‘인생의 황금기(prime time)’라는 성인기 문턱에 있지만, 부모는 인생의 절반을 보내고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질풍노도의 십 대와 갱년기를 맞는 엄마가 빚어내는 가족 드라마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런 경험을 하였기에 다그치는 방법은 결코 좋지 않다는 법을 깨달았다.
또한 사춘기 시절의 아이를 케어 해주는것도 엄마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그 안에서 엄마도 삶의 중심을 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아이와 사춘기를 잘 이겨내기 위하여 엄마의 삶도 지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엄마의 마음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꿀 같은 조언이 가득 담긴 이 책을 우리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소중하게 간직하려 한다.
나와 우리아이의 멋진 인생과 미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