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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4월
평점 :

분명히 예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1도 안나서 왜 그러지 하면서 테러리스트의 파라솔을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99년에 정식번역되어 나왔으니 오래되긴 했네요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고 그 다음해에 나오키상을 받아서 꽤나 화제가 되었던 일본소설입니다 그런 화제성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얼마뒤에 바로 출간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블루홀식스 출판사를 통해 새로운 번역으로 환골탈태되어 최근에 재출간되었습니다
재출간의 경우 대부분 예전 번역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더 관심이 갔습니다 아무래도 새표지에 새번역으로 읽는 것이 독자입장에서는 더 좋겠죠
위스키 PPL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위스키향이 가득합니다 심지어 주인공이 지독한 알콜중독자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위스키 한잔이 땡길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한국어판 표지만 봐도 벌써 취기가 머리끝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장르적으로 에도가와 란포상 받은 것은 당연한데 과연 어느 부분에서 나오키상을 받게 되었는지 읽기전에 무척 궁금했는데 다 읽고나니 충분히 수긍이 가네요
일단 대중적인 재미는 기본이고 소설속 메세지도 상당했는데 일본 반정부투쟁 학생운동 즉 전학공투회의를 하일드보일드장르속에 별무리없이 흡수시킨 부분이 나오키상 기준으로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서 전공투 관심없는 독자들도 충분히 스토리에 몰입해서 읽을정도니깐요
그리고 나무위키를 통해 알게된 사실인데 이 책에서 주인공 못지 않은 비중으로 활약을 보인 경찰 출신의 아쿠자 아사이 시로가 이 작가의 다른 소설 시리우스의 길에도 나온다고 하네요 그런면에서 약간은 속편의 성격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오래전에 절판된 시리우스의 길도 재출간 되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테러리스트의 파라솔에서 파라솔이 상징하는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해석하기 나름이긴 하겠지만 무언가가 제가 빼먹고 읽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도심 한복판 공원에서 폭발물을 이용한 폭파사건이 일어나고 사상자가 무려 50명이나 발생합니다 그리고 핵심 목격자로 전직 학생운동권 출신의 현직 바텐더인 주인공이 등장하게 되고 주인공이 경찰에 쫓기면서 이 폭파사건의 숨겨진 비밀을 하드보일드 방식으로 파헤쳐 가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스토리입니다
결말은 전혀 뜻밖의 방향으로 이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등장인물끼리의 엉키고 설킨 관계가 핵심 반전으로 작용되죠
한번 읽고 잊혀지기에는 아까울정도로 많은 의미와 메세지를 갖고 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소설로 분류해도 딱히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록 나온지 꽤된 책이긴 하지만 오래간만에 나오키상 수상작을 읽게 되어서 저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만약 블루홀식스의 재출간 결단이 없었다면 이 좋은 책을 영영 만날수 없었겠지요
세월이 흘러 다시 재회하게 되어 반가웠고 결과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웠기에 참으로 뿌듯한 책읽기였습니다
책 뒤에 소개된 옮긴이의 말에 보니깐 스완,도덕의 시간등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재일교포출신작가 오승호 작가가 자기에게 영향을 준 책으로 이 책을 꼽는다고 나와있던데 제가 봐도 책이 주는 이정도의 무게감이라면 여러 작가분들한테 영향을 충분히 주고도 남았을 것 같네요
나중에 일본에서 TV드라마로 제작된 것으로 나와있던데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시나리오를 다듬어서 영화화 되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