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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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300페이지 약간 넘는 수준이어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완독까지 시간이 꽤 걸렸네요 책이 재미 없어서 오래 걸린 것은 절대 아니고 소설속 소설이라는 약간 복잡한 서사 구조에 이야기 속 숨겨진 의미와 진를 찾아서 페이지 하나하나를 신경써 읽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무사히 끝까지 완독하고 나니 밀린 숙제를 무사히 잘 끝낸 듯한 독서 성취감도 제법 있네요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책을 많이는 아니지만 대략 5권정도 읽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특이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는 일반적인 추리소설은 아니었습니다 문학적 수준도 상당히 높았고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추리소설이 맞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고서점에 일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왠지 청춘소설속 주인공의 느낌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발표된 연도는 2009년인데 바로 직전에 나왔던 책이 바로 인사이트 밀입니다 이 작품 역시 작년에 엘릭시르에서 근사한 하드커버로 재출간되었죠

추상오단장 역시 인사이트 밀과 마찬가지로 재출간 작품입니다

만약 이번 재출간이 아니었다면 제 인생에서 과연 이 책을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는 꼭 만나야 되는 운명적인 책~


겉표지에 있는 미로속에 갇힌 책 다섯권 그리고 속표지에 실타래처럼 복잡 미묘하게 연결되어 책 다섯권 모두 이 작품이 갖는 함축적인 의미를 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정말 맘에 드네요

다섯권 즉 리들 스토리가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문학 전공자 제외하고 저희 같은 일반 독자들은 리들 스토리라는 용어 자체가 무척이나 생소할텐데 네이버에서 영문으로 검색해보니 수수께끼 스토리라고 하네요

다섯개의 수수께끼 스토리 같은 소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거속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게 되죠

장르물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추리적 쾌감보다는 씁쓸함 내지 안타까움이 더 강렬합니다

따라서 그의 책을 인사이트 밀 또는 부러진 용골등 추리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만 접한 독자들은 이 책에서 작가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하실 것입니다


그럼 추리적인 요소가 많이 없는데 과연 재밌을까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을텐데 그런 걱정은 1도 안하셔도 됩니다

작가가 워낙 글을 잘써서 충분히 재밌게 잘 읽을 수 있었고 한번 더 읽고 싶은 충동까지도 들 정도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 및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도 들어갔다고 나와있던데 전 여기에 나오키상 후보도 넣고 싶네요

문학적 성취도가 아주 출중한 작품이었으니깐요


물론 나중에 그러니깐 12년뒤에 이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엘릭시르에서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책이 꽤 많이 나왔지만 최근에 나온 것만 놓고 보면 한세트 같은 것이 마치 예쁜 팬시 책 느낌입니다

그의 책중에서 이번 작품이 가장 재밌다고 할수는 없지만 가장 의미 있는 책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대부분이 이 작가의 책을 이 책이 아닌 다른 작품들 고전부나 소시민 시리즈로 많이 시작하실텐데 추상오단장으로 처음 만나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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