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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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구입하는 이사카 고타로 작가님의 팬이 우리나라에는 저 포함해서 대략 2천21명 있다고 생각됩니다 더 될수도 있지만 왠지 2천21명일 것 같습니다 근거는 딱히 없습니다

여하튼 무라카미 하루키 제외하고 일본 대중 소설 작가의 팬이 2천이면 상당히 많은 것이라고 생각되고 그런 이유때문인지 첫데뷔작부터 최근에 나온 신간 소설까지 꾸준히 번역되어 나오고 있으며 또 한권의 신간이 이달 중순에 출격 예정에 있습니다

아마 에세이 한두편 빼고는 거짐 다 번역 되어 나왔다고 보시면 되시고 저 역시도 이 작가의 책을 무려 35권이나 갖고 있었죠 만화책 제외하고 일반 단행본 소설 기준으로 말입니다


페퍼스 고스트 말그대로 해석하면 후추 유령(?)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책속에 후추나 고스트 관련 내용이 딱히 나오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단어는 책 뒤에도 나와있듯이 연극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 기술 중 하나로 관객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약간의 마술 트릭 같은 것이죠

본소설속에서도 적절히 사용되고 있으며 이 책말고도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문학 스킬중 하나입니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는 여러가지 있는데 특히 초능력 등장 파트는 이 작품의 핵심 파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사카 고타로 책 최초 초능력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이전 책들에서도 꽤 많이 등장하곤 했었죠

예들 들면 마왕,후가와 유가에서도 주인공이 초능력을 갖고 있는 형태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과 이전에 초능력 관련 소설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일단 능력 발휘에 약간의 제약은 따르지만 이전 작품에 비해 초능력 관편 파트의 비중이 매우 커졌습니다

페퍼스 고스트에서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수 있는 설정이던데 미래 예지능력 자체만 놓고 보면 스티븐 킹 소설의 데드존과 약간은 비슷한 부분이 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블코믹스의 엑스맨 수준 생각하시면 절대 안되십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아주 소소한 수준이니깐요

히가시노 게이고 팬투표하면 1등이 용의자x의 헌신이라면 이사카 고타로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투표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일단 2008년작 골든 슬럼버를 1등으로 꼽는 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그의 소설 재미 판단의 근거가 골든 슬럼버보다 더 좋은가 아니면 그 밑인가로 판가름됩니다 일단 페퍼스 고스트는 골든슬럼버보다 월등히 낫다고는 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떨어진다고 할수는 없는 미묘한 위치에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이제까지 출간된 30편이 넘는 작품중에서 상위권 5위안에는 들어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심오한 주제의식도 갖고 있습니다 니체의 철학인문학책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왔던 내용들이 자주 언급되고 이 책의 핵심주제와 같은 축을 이루고 있죠

페퍼스 고스트 읽고나서 갑자기 차라투스트라를 만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는 않았지만 니체 세계관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본책이 또다른 의미로 다가올수 있을 것입니다


3명의 인물들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특히 서로 만날 접점이 없어 보였던 첫번째 이야기속 주인공 고지묘 사냥꾼 이인조와 두번째 이야기속 주인공 타인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중학교 교사와 만나게 되는 장면은 서술트릭은 아니지만 상당히 놀랍고 재미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교묘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는 문학적 스킬에 있어서는 이 작가분의 신의 경지에 도달했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신칸센 고속철,요미우리 자이언트의 홈구장인 고라쿠엔 구장까지 나오는등 스케일은 제법 큰 편입니다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액션감이 좀 있는 편입니다

아마존 리뷰 보니깐 이사카 고타로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작품이라고 많이 평가하는데 지금까지 시도 하지 않은 낮선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작가의 입문작으로 골든 슬럼버를 많이 추천하는 편인데 전 이 책도 포함시켜도 충분히 자격있다고 생각됩니다


책을 보면 걱정을 달고 사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저랑 비슷한 사고관을 갖고 있어서 깜짝 놀랐고 묘한 동지의식도 느껴졌습니다

내가 걱정하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아~ 제가 바로 그렇습니다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제법 두꺼운 책이었지만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사카 고타로 작가님의 책이라면 천페이지 아니 10권짜리 삼국지여도 부담감 제로죠

제발 많이만 나와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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