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사부로 양복점
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나온지 좀 된 책이지만 읽다보면 너무 좋아서 역주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말 좋은 책을 종종 만나곤 하는데 다락원 출판사 소설 임프린트로 추측되는 황금시간에서 나온 가와세 나나오 작가의 이사부로 양복점 딱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2019년에 처음 출간되어 그해 2쇄까지 찍긴 했지만 책이 갖고 있는 감동과 재미를 생각해보면 요즘 잘 나가는 일본 베스트셀러소설들과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습니다
맘 같아서는 신나게 역주행해서 지금보다 10쇄정도 더 찍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제가 느꼈던 소설적 재미와 가치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어느 작은 소도시에 있는 이사부로 양복점을 배경으로 82세 노인과 17세 고교생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도 재미와 감동 포인트이지만 주인공 즉 17세 고교생 엄마의 직업이 완전 더 쇼킹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되실 분의 재미를 위해 직접적으로 언급해드리기는 힘들지만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긴 하네요
솔직히 첨에는 엄마의 직업과 관련된 이상한 모자 협업 관계가 왠지 낮설게만 느껴졌지만 끝까지 읽다보니 이해를 뛰어넘어 묘한 감동까지 주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팀펑크에 심취한 여자친구까지 개성 강한 인물들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단순하게 청소년 성장소설로 분류하기에는 책이 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 한마디로 재밌는 일본소설이었습니다
소설속 핵심 소품으로 코르셋이 자주 등장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 역사적 얇은 지식으로는 여자들을 억압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 양복점을 배경으로 각자 고민 있는 사람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해서 고민타파 패턴이 반복되는 연작소설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건 아니더군요 하나의 주제를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게 달리는 장편소설이었습니다
내용상 속편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읽고 싶은 것은 제 욕심이겠죠

책 처음 받았을때는 일러스트 그림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소설속 캐릭터들을 정말 잘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정말 유쾌한 3인조였습니다
이 책이 우리한테 말하고 싶은 것은 한번뿐인 인생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나라도 진심을 담아서 해라겠죠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도 솔직히 이 나이가 되도록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완벽하게는 못 찾은 것 같네요
대부분이 저랑 비슷하실 것이라 위안을 삼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용기 부족이 아닐까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사부로 양복점을 통해 충분히 자극받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 책를 통해 많이 많이 자극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