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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작가분이 여자시고 작품속 메인 주인공 세명 모두 여자여서 왠지 페미니즘책 느낌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런 느낌은 별로 안들었습니다
표현 방식은 그림과 텍스트가 결합된 즉 만화와 소설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그래픽노블입니다 오래간만에 읽게 되는 한국 작가의 책이네요
출판사는 씨네21북스 즉 한겨레출판사 소속입니다
일반 출판사와 다르게 여기에서 나오는 책들은 주제의식이 뚜렷하고 메세지가 강합니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렇지 않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문장입니다
그래도 문장에서 끝없는 절망보다는 약간의 희망이 살짝 느껴져서 다행입니다

주인공이 한명이 아니고 세명이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여자이고 미혼입니다
각자 처한 현실은 다 틀리죠
책에 일러스트 그림을 그려주는 작가, 시간강사 그리고 무명작가까지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아니 문화적 약자 입장에 서있습니다
만약 이 시점에서 남녀불평등이 나왔다면 곧바로 페미니즘 장르로 빠졌을텐데 다행스럽게도 우리 현실속 사회적 모순으로 인해 약자가 되어버렸죠
주인공의 성별을 여자가 아닌 남자로 바꿔도 충분히 스토리 전개가 가능할 것 같네요
일단 내용이 상당히 현실적이고 때에 따라 잔인하게 다가옵니다 희망 따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거의 없죠
물론 마지막에는 약간의 희망의 싹을 보여주긴 하지만도
읽다보면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현실에 공감되어 우울감 폭주합니다
특히 마지막장에 등장하는 무명작가 이지은 이야기는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아무렇지 않다 강자한테는 약하고 힘없는 약자한테는 결코 호의적이 않은 이 불평등한 사회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외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픽노블이기에 내용과 별개로 그림을 안 볼수가 없는데 느낌이 좋네요
인물 표정 하나하나에서 특유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외국 작가의 그래픽노블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실감
역시 한국사람한테는 한국 작가의 책이 맞겠죠
디테일 하나하나가 그래픽노블화되어 생명체처럼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한국 그래픽노블이었습니다
이 책 한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쪽 장르로 작품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끝도 없이 어두운 이야기보다는 희망 가득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