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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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초중반 지루하게 끌다가 전체의 판을 순식간에 뒤집는 마지막 한방이 있는 이야기 구조보다는 꾸준히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떡밥을 던지다가 그것이 하나의 빅픽쳐가 되는 이야기 구조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즉 큰것 한방보다는 소소한 쨉이 있는 책을 더 선호하죠 아마 다른 분들도 저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 책은 다행스럽게 후자쪽입니다 반전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죠

사실 미스터리 소설의 핵심 재미는 반전의 횟수와 비례하죠

백광 책은 역주행 전문 출판사 모모에서 나왔습니다 물론 이번 책도 예전에 그러니깐 10년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던 책을 다시 재출간해준 것이죠

번역가는 똑같은 분이십니다 간혹 재출간되면서 번역가가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 백광의 경우 히가시노 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등 쟁쟁한 작가의 작품들을 무리없이 잘 번역하신 일본문학 전문번역가이신 양윤옥님이 하셨기에 교체될 이유가 전혀 없죠 이분의 대표 번역작중에는 무려 1Q84도 있습니다

하드커버가 아닌 소프트 커버로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커버 관련되어 아무런 생각이 없는 상태로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정도의 높은 완성도가 있는 책이라면 그래도 하드커버로 나오는 것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들었습니다

정말 오래오래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네살난 여자아이가 가장집 안마당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누가 이 귀여운 아이를 죽인 것일까요 책 뒤에 대략의 스토리가 소개되었는데 가급적이면 안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이 책을 읽었을때 느껴지는 반전 효과를 백프로 그대로 느끼실 수 있으시니깐요

물론 직접적인 스포일러는 단 한개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사전정보 없이 백지 상태로 읽으시는 것이 아무래도 좋겠죠

책이 재미없으면 환불해주는 프로모션을 출판사에서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하고 있어서 좀 놀랬는데 그정도로 자신감이 있다는 강력한 표현이겠죠

제가 봐도 백광정도면 충분히 자신감 가져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모모 출판사는 마케팅을 잘 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좋은 책도 많이 출간해주시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출판사의 마케팅도 열일하죠

이번 책도 왠지 대박날 것 같은 묘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좀더 많이 돋보이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두명의 일본 작가 다나카 요시키와 이사카 고타로가 긴급 투입되었습니다

두분다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특히 은하영웅전설 시리즈의 다나카 요시키 작가분의 추천사가 매우 인상적이네요

이런 작가가 있는데 어떻게 미스터리를 쓸수 있겠는가 추천사를 남기셨죠

예전에 읽었던 렌조 미키히코의 다른 책 조화의 꿀도 좋았지만 이 책은 더 좋았습니다

조화의 꿀은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데 백광의 경우 드라마보다는 영화 가급적이면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영화 판권을 구입해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경관의 피도 비슷한 케이스로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영화적 임팩트는 백광이 더 클 것 같습니다

어떤 분 리뷰보니깐 책 다 읽고 표지 보니깐 더 반전스러웠다고 써놓았던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 것은 그냥 심플하게 책속에 나오는 꽃 사진이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죠

다만 백광이 뜻하는 상징적인 의미는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하고 나니 어렴풋이 이해가 되긴 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 읽고 안타까움의 감정을 경험해보기는 오래간만의 일인 것 같은데 엔딩의 쓸쓸함이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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