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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링 마 지음, 양미래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1월
평점 :

듄 신장판 양장본 전집으로 SF소설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부흥기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SF출판의 명가 황금가지에서 나온 신상 소설책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SF 소설 장르로 착각할 여지가 많지만 제 느낌에는 자극적인 재미보다는 문학적 성과가 뛰어난 현대문학에 가까워 보이네요
따라서 지구멸망 이후의 매드맥스 느낌의 아포칼립스 액션 또는 좀비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는 블록버스터급 분위기를 생각하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좀 당황스러운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중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나와있던데 그렇다면 미국작가로 보는 것이 맞겠죠
여자분이시고 2018년에 이 작품을 처음 발표하고 그 뒤로 나온 책은 없습니다
지금기준으로 단절이 문단 데뷔작이자 유일한 대표작이네요
2018년에 출간과 동시에 이미 높은 문학적 평가를 받은 책 답게 캐릭터 구축,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스토리 전개, 모든것을 안고 가는 엔딩까지 매우 탁월합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SF 소설 읽는 기분이 전혀 안들었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아주 근사한 현대문학 책 읽는 기분이었죠

이 책 한권으로 이렇게나 많은 곳에서 수상 또는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은 정말 링마 작가의 해였네요
읽은 신분들은 많이 느끼셨겠지만 대중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언론들이 좋아할만한 창작 요소들이 많긴 합니다
단절 책에 보면 선 열병이 나옵니다 근원지가 중국으로 나오고 있는데 좀 놀랐습니다
팬데믹을 미리 예측한 것은 아닌지 ~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바이러스 질병의 성격과는 너무나도 다르죠
현대 사회가 갖고 있는 놀라운 풍자성도 한스푼 넣은 아주 독창적인 병을 이 책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밀레니엄 세대에 관한 소설중 최고라고 극찬한 서평이 있던데 2018년 발표한 소설치고는 상당히 트렌디 하네요
지금으로부터 더 세월이 흐른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되더라도 세련된 느낌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전혀 식상하지 않은 새로운 SF소설을 만나서 여러모로 낮선 경험이었고 동시에 즐거운 독서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추가적 창작활동은 없던데 이 작품 하나만으로 끝나기에는 작가의 숨겨진 천재성이 너무나도 아쉽네요
부디 딘 쿤츠 작가님이나 제임스 패터슨 작가님들을 본받아서 개미처럼 열심히 창작하시기를 머나먼 한국에서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