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매우 독창적이었습니다 사실 2021년 에드거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어느정도 추리적 재미를 기대하고 본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에서 추리 즉 미스터리 장르적 재미는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느냐 그건 또 절대 아닙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롤러코스터 같은 이야기적 재미를 무궁무진하게 선사해줍니다

한마디로 여러모로 재미도 있고 상징성도 있는 훌륭한 인도소설을 만난 기분입니다

인도 소설은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을 포함해 올해만 벌써 두번째인데 둘다 너무 좋았습니다 인도 나라 자체의 호감도는 아직까지 그다지 별로지만 인도소설은 그것과 반대로 최고네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영어권 또는 중국 일본등으로 대표되는 동양권 소설과는 확연하게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일단 책 읽는 내내 인도 카레 또는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직간접적으로 느껴질정도로 로컬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고 탁월합니다 심지어 어느 부분에서는 인도 빈곤층 한복판에 제가 가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으니깐요

인도 본토의 사실적인 분위기가 소설속에서 열일하고 하드캐리합니다

그리고 소설속에서 묘사되는 인도의 사회상은 우리 기준으로 볼때 전혀 정상적이지 않죠 경찰등 모든 공권력은 부패스럽고 남녀 불평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고 빈곤의 수준도 엄청납니다 이런 모든 사회적 풍경들이 소설속에 백프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한국 타이틀 밑에 영문 타이틀이 나와있는데 정식 이름은 보라선 정령 순찰대 정도 되겠네요

일반 책에 비해 판형이 좀 크던데 어떤 숨겨진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과 관련되어 출판사 편집부에서 엄청나게 신경을 많이 썼구나 느꼈던 부분은 역주 부분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꼼꼼하게 역주를 다 달아주셔서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여기에 플러스해서 번역도 훌륭했죠

소설속 주인공은 9살 전후의 인도 꼬마애들입니다 이들 꼬마애 3명이 탐정 더 나아가 보라선 정령순찰대를 만들어서 연쇄 아동 실종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죠 그런데 웃김의 강도가 장난 아닙니다 추리소설보다는 성장코믹소설에 가깝네요 책 읽다가 너무 웃겨서 여러번 빼꼽이 빠졌습니다

에드거상 수상의 기준이 읽을면 읽을수록 모호지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책 자체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아주 재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역시 묵직합니다 이런 결말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저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에드거상 수상과 별개로 뉴욕타임스, 타임, 워싱턴 포스트 선정 최고의 책이라는 타이틀도 동시에 갖고 있는데 이정도의 문학적 완성도라면 당연히 받을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북미랑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에드거상 수상작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그런 징크스를 깼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개인적으로 많이 응원해주고 싶은 여러책들을 만났는데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도 그중 하나입니다 진심으로 많이 팔려서 이 책이 갖는 재미와 감동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네요

내용상 이 책이 시리즈화 되기는 어렵겠지만 이 작가의 책은 언젠가 또 만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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