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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잇폰기 도루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6월
평점 :
늘 느끼는 것이지만 영미 추리소설에 비해 일본 추리소설은 비교적 승률이 높습니다 재미나 오락성에서 말이죠 이번에 나온 아유카와 데쓰야 우수상 수상작인 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대 이상의 재미를 유감없이 보여주었죠
책 띠지에 나와있듯이 제 27회 아유카와 데쓰야 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어떤 상인지 궁금해서 구글링해보니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진 에도가와 란포상 못지 않게 일본에서는 인지도 높은 추리상이더군요
이 상을 받은 일본 미스터리 소설중에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익숙한 것은 역시 시인장의 살인이겠죠
이런 상을 받았다는 것은 작품적으로 어느정도는 믿고 읽어도 된다는 뚜렷한 증거인데 끝까지 다 읽어본 저로써는 놀라운 작품성에 찬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작가 본인이 신문기자 출신이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신문사 관련 디테일이 정말 대단했고 추리소설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반전의 미덕 역시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기자와 연쇄살인마의 숨막히는 대결구도도 인상적이었지만 반전이 막판에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나오는데 두번다 놀랐습니다
결말에서 보여준 인간에 대한 휴머니즘은 꽤나 의미심장했죠
이 책을 읽은 많은 분들이 그리고 출판사에서도 이 책을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 표장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많이는 아니더라도 사회파 미스터리 꼬리표 붙은 소설을 그동안 몇권 읽어보았지만 그중에서 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가 메세지 완성도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작가가 극중 주인공을 통해 원죄 관련되어 다양한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던지고 있는데 특히 인간을 바이러스에 비유하는 것은 꽤나 상징적이었습니다
이 책 나오고 그 뒤로 몇권 더 발표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일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이 책이 유일합니다
이건 좀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원래 미스터리 소설작가들의 경우 작품과 작품과의 시간적 간격이 그렇게 길지 않죠 아주 많이 길어야 2년 남짓
그런데 잇폰기 도루의 경우 2017년에 이 작품으로 문단에 첫 데뷔하고 후속작은 아직 미정인 상태인 것이죠
설마 은퇴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역자 후기에 나와있듯이 작가 본인 트위터에 가보니 차기작 준비중이라고 하네요 당연히 그래야겠죠
그리고 저자 트위트에 한국어 출간소식도 최근에 올라가 있던데 제가 더 뿌듯하네요
원제 역시 일본어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끝에 가면 나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아쉽네요
아직 올해가 다 가지 않았지만 상반기 가장 재밌는 미스터리 소설을 꼽는다면 이 책 역시 당연히 상위권 랭킹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