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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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조금 다르게 살아가는 청춘이 있다.

27세에 청소 일을 시작한 일이 없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지 작가.

흔히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운 거야."

우연찮게 평범치 못한 삶의 길을 들어선 나는 저 말을 격하게 공감한다.

행복한 모습들은 다들 비슷하지만 불행이나 특별한 삶의 이유는 다 제각각이기 마련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어느 평범한 범주를 넘어선다고 생각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부를 해서 대학에 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에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것이 평범한 길의 표본이다.

여기서 조금 다른 길을 가면 시선 받기 딱 좋은 세상이다.

이 책의 저자도 청소일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의아한 질문과 시선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27세에 청소 일을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 위한 청춘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나는 저자의 어머님의 모습에 지금 나는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에 대해 크게 반성했다.

딸에게 청소 일을 제의하는 엄마. 항상 긍정적인 어머님의 모습 덕분에 자녀가 이렇게 스스로의 길을 잘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 일은 하고 있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찾은 저자의 모습은.. 한마디로 멋있었다.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고 또다시 21세기 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닌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딱 맞다.

책 속의 이야기 중에 참으로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어떻게 이겨냈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저자는 "시선을 견딘다."라고 말했다.

나 또한 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내 감정을 이 책을 보고 비로소 깨달았다.

나도 견디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다.

화려한 그림체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는 큰 감동으로 와닿는 책이다.

김예지 작가의 책을 보니 일본의 마스다 미리 작가가 생각났다.

앞으로 우리 정서에 맞는..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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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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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다.

여러 갈래의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선택하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를 하기도 한다.

때로는 내가 선택한 길이 올바른 길이었나 불안해하기도 하고

선택한 길을 후회하기도 한다.

어른이 되고 나의 선택과 삶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해지기 시작할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인생에도 교과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히 [당신의 인생! 이럴 때는 이렇게 선택하세요!] 하고 알려주는 지침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하루 사용설명서는 인생의 지침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친절하다.

책을 받고서야 김홍신 작가님의 신작인 것을 알았다.

역시 경험과 연륜이 있는 분이라 그런지 책 속에서 사람 사는 세상에 관한 통찰이 느껴진다.

책은 제목처럼 하루하루 날짜가 적혀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때로는 일기 같기도 하고, 명언 같기도 하고,

어떤 날은 전래동화 같기도 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술술 읽힌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 책은 파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과 생각들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오기 때문이었다.

하루치의 짧은 글 모음이지만 생각할 거리들이 많았다.

인간다운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루를 제대로 살면 그것이 쌓여 바로 내가 된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하루를 제대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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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가족
오에 겐자부로 지음, 오에 유카리 그림, 양억관 옮김 / 걷는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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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오에 겐자부로.

그분의 가족과 일상 이야기가 잔잔하게 담긴 에세이집이다.

제목이 낯익다 생각했는데 2008년 그가 세상에 내놓은 회복하는 인간에서 따온 제목이 아닐까 싶다.

글은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사실은 평화롭고 잔잔한 이야기는 아니다.

치매에 걸린 장모님과 지적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들을 둔 가장의 이야기는

아름답고 고요한 문체로 쓰였지만 사실은 고통스럽고도 강인하게 느껴졌다.

젊은 소설가였던 아버지는 이제 노년의 길을 걷고 있다.

성인이 된 자녀의 작업장을 데려다주고 오면 한동안 소파에 누워있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마음이 아팠다.

그가 젊고, 아이가 어렸을 때에 느꼈던 아이의 장애와 관련한 고뇌들이 무엇이었을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지금은 제목처럼 회복했고, 또 지금도 회복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으로 보였다.

저자는 장애를 지닌 아들과 가족이 어떻게 공생을 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생각해왔다.

그의 이런 생각은 그가 집필했던 많은 작품들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아들은 아들만의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다.

말 한마디 하지 않았던 아이가 새소리를 듣고 말문을 트이는 장면에서는 뭉클함이 느껴졌고,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작곡가가 되어 앨범을 만들고 연주회를 다니는 모습은 이국땅의 모르는 사람의 일이지만 나의 일 같이 기쁘기도 했다.

저자는 책의 말미 즈음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젊은 시절에 히카리와 함께하는 이런 인생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인생에서 아내와 내가 만난 최악의 곤경이란 것이

지금은 극복하여 그것을 추억으로 떠올릴 일도 아니고,

오히려 더 새로이 팽창될 가능성을 가진 채 그 줄기가 이어지고 있고,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 인생에 긴장과 기쁨을 가져다주는 주체이기도 하다."

본문 중에서

아마도 그는 다가오는 미래에 더욱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는듯했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의 삶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살아온 오에 겐자부로 씨에게 깊은 감동을 느꼈다.

또한 책의 곳곳에 소박하고 예쁜 그림들이 있는데,

이 그림들은 저자의 부인인 오에 유카리 씨의 작품이라고 한다.

제목에 걸맞는 의미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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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
로먼 겔페린 지음, 황금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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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가 딱 내 마음, 내 모습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할 일을 최대한 미루는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마감에 쫓기는 사람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미루고 미루던 일에 착수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막상 아슬아슬한 상황에 초인적으로 일을 끝마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책까지 나올 정도면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뜻이다.

(내심 다행이다.ㅋㅋ )

진작에 시작했더라면 여유를 가지고 시간에 쫓기지 않았을 텐데

다급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한 후,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더 이상 게으른 사람. 미루는 사람이 아닌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이 책은 동기부여와 관련된 책이다.

'쾌락과 불쾌는 동기부여의 훌륭한 원천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딱 맞는 말이다. 무엇이 더 우세한지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결정된다.

우리의 행동이 꼭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대부분은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일들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의식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말이 재미있다.

특히 이 책의 6장은 몸이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전략들이 담겨있는데

미루는 습관이나 의지박약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환경을 조성하는 팁이 유용하다.

정신력으로 버티며 힘들게 성과를 올리기보다는

적절히 환경을 조성해서 재미있게 일을 해보도록 하자.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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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약 - 미술치료전문가의 셀프치유프로그램
하애희 지음, 조은비 그림 / 디자인이곶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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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컬러링북이 있다.

제목이 [보는 약]이라고 한다.

책을 찬찬히 거들떠보니 그림이 일반 컬러링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테마별로 '가족', '놀이', '그리운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모습들이 그림으로 담겨있다.

이 책을 보면서 아버지께서 해주셨던 아버지 어릴 적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이 책을 부모님들께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이야기하며 색칠을 하다 보면 책의 제목처럼 보는 약이 되어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주지 않을까.

실제로 치매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중에 요리 수업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요리 수업만 되면 숙달된 솜씨로

음식을 척척 만드신다고 했다.

위의 요리 수업처럼 어르신들이 이 책으로 집단 활동을 해도 효과가 있을듯하다.

눈으로 그림과 다채로운 색깔들을 보고, 손으로는 색칠을 한다.

그리고 뇌로는 그리운 옛 추억을 반추하여 활성화시킨다.

정서함양은 물론일 것이다.

나도 마음에 드는 그림 하나를 선택해 가만히 색칠을 해보았다.

어릴 적 많이 해보던 풀로 우산 만드는 그림이 정겨웠다.

가만가만 색칠을 하다 보니 황순원의 '소나기'가 떠올랐다.

'어느 산골소년의 사랑 이야기'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색칠을 했다.

추억과 동화적 상상력이 더해져서 그런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보는 약이 주는 효과란 이런 것인가 보다.

부모님께 꼭 선물로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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