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산문집
허지웅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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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구원해 줄 전능한 힘 같은 건 없지만

적어도 비참하게 만들지 않을 힘 정도는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나는 허지웅 씨를 잘 모른다.

가끔 들여다보는 tv에서 우연히 얼굴이 보이니 그저 '방송인인가 보다.'하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얼마 전에 큰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속으로 '아이고.. 젊은 사람이. 꼭 나았으면 좋겠다.' 하고 응원하는 정도랄까..

다행히 허지웅 씨는, 허지웅 작가는 병마를 이겨냈고 이렇게 좋은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 책은 허지웅이라는 사람의 상식과 세상에 대한 가치관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아니, 이 사람은 또 다른 나인가?' 하고 생각할 정도로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다만 나는 내 생각을 저자처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다.ㅜㅜ

동시대를 살아가며 겪은, 혹은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살다 보면 나쁜 사람들도 만나게 되는데,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며 배우는 점도 비슷하다.

(불교에서는 저런 사람들을 역행보살이라 한다지. 과거에는 일부러 나쁜 짓을 해서 배우게 한다는 뜻이었다던데.. 요새는 의미가 좀 바뀐 것 같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멈칫한 순간이 있었다.

내가 자주, 종종 생각하고 명복을 비는 일본 만화가 '미우라 켄타로'의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나도 블로그에 적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책에서 만났다.

정말 만화만 그리다 죽은 사람..

베르세르크라는 명작을 세상에 내놓고 결국 끝을 내지는 못했다.

듣기로는 누군가가 이어받아 다시 연재한다고 했지만, 그건 미우라 켄타로의 베르세르크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열린 결말이라 생각하고 혼자 해피엔딩이겠거니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속으로 '젊은이(허지웅 씨)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해!"라고 응원했는데

알고 보니 나보다 한 살 많은 분이었다. ㅜㅜ

이 책이 8월 22일에 출간이 되었다.

8월부터 지금 12월까지..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웃들의 새로운 사건사고를 알고 있다.

저자는 또 무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까.

아마도 즐거운 이야기보다는 작금에 사태에 대한 통렬한 이야기들이 더 많지 않을까..

씁쓸한 세상이 어서 지나가길 바란다.


허지웅 씨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노래 .. 같이 듣고 싶군요. 미우라 켄타로를 추억하며..


https://youtu.be/A7m0saghs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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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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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이런저런 책들을 모두 좋아하는 편이지만,

SF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도 SF는 싫어하는 편이라 초반에 이 책은 (혹은 이 영화는) SF야.라는 정보를 얻었다면 "패스!" 하곤 했다.

SF 장르는 왠지 풀 한 포기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삭막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배경이 우주라거나 달인 경우는 지구에 사는 티끌만 한 존재인 내가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작년에 김초엽 작가님의 [지구 끝의 온실]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렇다. 온실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나는 식물을 좋아하니까.ㅎㅎ

하지만 이 책은 SF 장르의 소설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나의 강려크한 편견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편견이 깨진 나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도 봤다. 장족의 발전이다.)

그 후로 나는 김초엽 작가의 팬이 되었다.

이 책은 김초엽 작가의 에세이다.

일반적인 에세이는 아니었다. 저자가 얼마나 과학을 사랑하는지, 책을 사랑하는지, SF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라고나 할까.

뼛속까지 수포자, 과포자인데다 SF 장르는 읽지 않아서인지 책을 좀 집중해가며 읽어야 했다.

책을 읽다가 저자의 글에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저자가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대목이었다.

나도 작년에 이 책을 읽었는데~~ 하면서 ㅎㅎ

주인공이 자폐라 읽게 되었는데 이렇게 여기서 공감대를 형성하다니..

대단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들었다.

책에 관한한 저자의 무한 애정과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는 읽고 싶은 책 제목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SF 장르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부분이 아쉽다.

내년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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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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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금기시되었던 빨치산의 이야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빨치산의 딸 아라.

심지어 부모가 모두 빨치산이라..

이야기는 '아버지가 죽었다.'로 시작을 한다.

처음에는 빨치산이었던.. 힘들게 살았던 .. 별 볼일 없는 사회의 낙오자 같았던 아버지가

장례식을 치르는 3일 동안 조문 오는 사람들과 어떤 인연을 맺었는지 주인공은 알게 된다.

죽음과 함께 찾아온 화해와 용서들..

책의 내용을 다 적을 수 없다.

소설이니까~

누군가 책 리뷰에 책을 읽고 울었다는 글을 보았는데.. 그게 내가 될 줄이야.

몇몇 에피소드는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카페에서 티슈로 눈물을 찍고 있는 나를 보며 딸은 과몰입이라고 했지만..

내가 아는 누군가는 내가 보는 그 모습만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겠지.

그게 가족이라면 더 놀랍게 다가오기도 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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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뇌를 깨우는 어휘와 문장 : 일상생활 50가지 우리 아이 뇌를 깨우는 어휘와 문장
리베르스쿨 유아한글연구회 지음 / 리베르스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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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학습자인 우리 아이는 어찌어찌 한글을 읽고 있다.

한글을 읽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고 기뻤다.

이제는 조금 더 확장해서 다양한 어휘와 문장을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발견했다.

제목부터 어휘와 문장.

이 책은 일상생활, 학교생활, 동물 이름, 음식 이름, 직업 이름, 한국사까지 꽤 다양한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각 권마다 50가지의 내용들이 나온다.

나는 아이가 가장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일상생활을 맨 첫 번째 책으로 골라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음식이 아이 입장에서 더 호감이 갔으려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긴 한다.ㅎ)

책은 각 페이지마다 위의 그림처럼 큰 주제가 있다.

그리고 그 주제와 관련된 단어를 써보기도 하고, 긴 문장을 읽어보고 틀린 글자를 찾아 바로 고쳐 써볼 수 있게 했다. (어느 글자가 틀렸는지 집중해서 잘 읽어야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매번 짜임새가 같은 것이 아니다.

어느 장에서는 틀린 글자를 찾아야 하지만, 또 다른 장에서는 0로 시작되는 낱말은 무엇일까요?, 끝말잇기 등으로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다.

또한 단어블럭놀이나 미로찾기도 있어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충족시킬 수 있겠다.

처음에는 글자 쓰는 칸이 너무 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유아들을 위한 책이란 걸 깜빡했다.

어린이들이 글자를 배우기에는 딱 좋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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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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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신순화 작가님은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고 한다.

꼬꼬마 아이들 셋을 데리고 과감하게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를 결정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사를 하고,

마당 있는 그 집에서 12년을 살며 겪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들어냈다.

마당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 산 중턱에 있는 너른 마당의 이층집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을 것이다.

게다가 곳곳에 너른 창문이 밖의 풍경을 훤히 보여주는 점도 ..

그 모습에 반해 한겨울 이사를 감행한 저자의 도전에 대단하다 생각했다.

저자는 자가가 아닌 전세로, 집을 고치거나 변경하는 데에 제약이 많이 따랐을 것이다.

나는 지난여름 주택으로 이사 와 첫 겨울을 맞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었다.

어른들이라면 어찌 지냈겠지만,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추위에 취약하다.

저자는 처음 몇 해를 추위로 고생했을듯하다.

책을 읽으며 "아고 아고, 애기들은 어쩌나." 하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뱀과 벌레 등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어찌나 웃기던지.. 바로 지난여름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리라.

외딴 주택에서는 아파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매우 씩씩한 사람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농사도, 생활도, 큰 살림도 여물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모험하듯 살아가는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다.

마지막 부분은 내심 너무 아쉬웠다.

집주변이 개발이 되면서 집과의 이별을 예고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저자의 집에 초대되어 한바탕 북적였던 추억이 있는 사람처럼..

책을 읽는 사이 정이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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