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흔의 기술 - 나이 들수록 지혜, 행복, 가족, 관계, 내면이 충만해지는
이호선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혼숙려캠프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상담심리 전문가 이호선 교수님의 책이 나왔네요. 부부들이 겪는 갈등의 원인을 날카롭게 짚어내면서도 따뜻한 공감으로 위로해주고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네요. 방송에서는 부부들의 문제만을 다루고 있었는데, 《마흔의 기술》에서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마흔, 중년들을 위한 인생 조언이 담겨 있네요. 스무 살 청춘의 불안처럼 마흔이라는 나이는 중년에 속한다는 인식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과거 40대에 비해 요즘 40대는 너무나 젊어 보이기 때문에 중년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공자는 나이 마흔을 가리켜 세상 일에 흔들리거나 미혹되지 않는 '불혹'이라고 했는데, 21세기를 살아가는 마흔은 나잇값을 못하고 있으니 이제는 나이에 따라 부르는 호칭도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 40대의 특징을 인터넷 발달과 성장한 세대라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본에 눈을 뜬 첫 세대로서 풍요에 대한 열망과 함게 풍요를 잃을 것 같은 불안이 굉장히 높다고, 즉 불안과 그에 따른 강박이 강한 세대라고 분석하고 있어요.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인생의 숲, 세대의 숲에서 길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불안할 때는 한 번쯤 긴 호흡을 가지고 세대 전체를 아울러 살피면서 내가 가진 특징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님을, 나만 서툴고 거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조금은 안심하게 됩니다. 또한 각각의 세대를 조망하다 보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집니다. ... 그러니 의도적으로 먼 거리에서 숲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길을 잃지 않습니다." (11-12p)
책 제목 때문에 마흔만을 위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자의 말처럼 세대 전체를 아우르며 인생이라는 숲을 멀리에서 바라보는 연습이란 측면에서 스무 살 이후의 성인이라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자가 알려주는 '마흔의 기술'이란 인생의 숲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헤쳐 나가며 자신만의 길을 찾는 나침반 역할을 해주네요. 첫 번째 생각의 기술에서는 무너지지 않는 멘탈 만드는 법, 두 번째 감정의 기술은 무너지는 마음 다잡는 법, 세 번째 행동의 기술은 더 늦기 전에 바꿔야 할 습관들이 무엇인지, 네 번째 관계의 기술에서는 가족과 친밀한 사람들의 특징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알려주고, 다섯 번째 품격의 기술에서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마흔 이후의 삶은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설명해주네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게 아니라 늘어나는 숫자만큼 내면도 단단하고 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년 멘토 이호선 교수님의 조언 중에서 "가족이 불행하다면 '말' 때문이다. 가족은 서로를 가장 오래, 자주 본 관계인 만큼 서로가 어떤 말에 상처를 받는지, 어떤 '분노 버튼'을 갖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안심 버튼'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죠. 서로의 '분노 버튼' 대신 '안심 버튼'을 눌러 주세요. ... 행복한 가정의 비밀은 따뜻한 말 한마디에 있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86-87p)라는 부분이 크게 와닿더라고요. 대개 싸움은 말로 시작되고, 그 말 때문에 상처를 입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친절하고 상냥한 말로 마음을 표현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다정해져야 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