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페라 - 마에스트로가 들려주는 오페라 속 세계사
양진모 지음 / 책과함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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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오페라 공연을 접했던 십대 시절에는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았더랬죠.

오페라의 매력에 처음 눈을 떴으나 공연 자체를 즐기기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근래 오페라에 관한 책들을 통해 각각의 오페라들이 가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다시금 매력을 발견하게 됐는데, 이번 책은 오페라 속 세계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히스토페라》는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문 지휘자인 양진모 선생님의 역사와 음악이 어우러진 인문학 수업 책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이 책이 역사와 오페라를 연결하는 새로운 학문적 시도이자 개인적 여정의 기록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여기에 실린 열 편의 오페라 작품 중 다섯 편은 저자가 직접 무대에서 지휘했던 작품이라고 해요. 지휘자로서 오페라 무대에 섰기 때문에 저자에겐 오페라가 단순히 예술의 장르를 넘어 본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로 인식한 것인데, 실제로 오페라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 시대 비극에서 중세시대를 거쳐 발전해온 음악의 역사뿐 아니라 각 시대의 역사를 만날 수 있어요. 이탈리아의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는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였던 앤 불린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으로 런던에서 1831년 7월 8일 초연하며 유럽에서 반짝 인기를 끌다가 사라졌으나 부활시킨 공로는 20세기 최고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에게 있다고 하네요. 오페라 속 세계사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오페라 속 아리아를 찾아 듣는 재미가 있네요. 각 오페라마다 함께 하면 좋은 추천 음반과 영상이 나와 있어서 오페라를 감상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미와 예술적 혁신을 보여주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로 시작해 치열했던 냉전시대에 탄생한 미니멀리즘 음악인 존 아담스의 <닉슨 인 차이나>까지 역사와 예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오페라를 통해 역사를 알아가면서 음악이 주는 아름다운 감동까지 덤으로 챙긴 것 같아요. 웅장하고, 때로는 애절하며, 다채로운 인간의 감정들이 어떻게 목소리로 표현되는지, 이제 조금이나마 귀가 트인 느낌이네요. 오페라의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을 알고 나니, 뭔가 이전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감상의 맛이 달라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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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벤 앰브리지 지음, 이지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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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고, 충격적인 이야기에 경각심을 느낄 때마다 이야기의 힘은 강력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 자신이 그 이야기의 주체로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네요. 맨체스터대학교 심리학과 벤 앰브리지 교수는 연구 보조금을 따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찾게. 자네 연구의 중심이 될 만한 서사를 고르라고." (10p)라는 조언을 따랐더니 그 방법이 제대로 먹혔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연구에서 사용한 이야기, 서사는 작가들이 쓰는 마스터플롯 중 가장 적합한 플롯을 선택한 것이고, 그 마스터플롯이 인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무려 20년이 걸렸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야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는 심리학자 벤 앰브리지 교수의 20년 연구의 결과물이자 깨달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의 핵심은 마스터플롯은 우리 모두의 것이며, 누구든지 마스터플롯의 유일무이한 힘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자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로 여덟 가지 마스터플롯을 제공하고 있는데, 각 마스터플롯 속의 재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 뒤에 놓인 과학, 심리학을 만날 수 있어요.

"지루하고 막막한 인생을 뒤바꾸고 싶다면 퀘스트 마스터플롯,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싶다면 언탱글드 마스터플롯,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카로스 마스터플롯, 해로운 물질·사람·사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괴물 마스터플롯, 반드시 이기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불화 마스터플롯, 모두의 응원과 사랑을 받고 싶다면 약자 마스터플롯, 삶과 죽음에 의미를 찾고 싶다면 희생 마스터플롯, 밑바닥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구멍 마스터플롯" 으로 현실 세계과 연관지어 해석한 점이 흥미로웠네요. 스터플롯이 우리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사실을 안다면 인생은 달라질 수 있어요. 이야기가 인생의 무기라면 우리는 그 무기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해요. 저자는 개인적인 이익을 넘어 인류를 구하자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여덟 가지 마스터플롯을 제대로 습득한 이들이 많아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마스터플롯은 인간의 행동을 조작하는 도구이며, 모든 도구가 그렇듯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우리를 속이고 농간을 부리고 호도할 수 있지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인간 행동의 진수를 뽑아내 초집중된 형태에 담아내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마스터플롯은 인류가 달에 가고(퀘스트) 기아에 맞서 싸우며(희생), 중독을 이겨내고(괴물), 혈수를 종식시키고(불화), 슬퍼하는 부모에게 위안을 주고(이카로스), 부부를 갈라서게 만들고(언탱글드), 스포츠팀이 5천 대 1의 확률을 뚫고 승리를 거두는 데 도움을 준다(약자). 마스터플롯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마스터플롯의 유일무이한 힘을 완벽하게 익히면, 우리가 살리고 (아마도) 코앞으로 다가온 인류의 멸종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19-20p)


"인류를 구하는 일이 이 책이 하기에는 너무 야심찬 목표라면 보다 겸손한 목표도 있다.

나쁜 놈들이 이기도로고 내버려두지 말자. 혹은 최소한 매번은 아니게 하자." (3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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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필사 - B5 학생 노트 사이즈,188*256mm
대한민국 지음 / 더휴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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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7일은 제77주년 제헌절이에요.

우리에겐 헌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기처럼 느끼다가 '그날' 이후 달라졌어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8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실시간으로 방송되었고, 뜬눈으로 국회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 모든 것이 실제 상황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날'로부터 226일이 흐른 오늘의 제헌절은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네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되새기면서, 일생에 한 번 꼭 헌법을 필사해보자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헌법필사》로 정성껏 쓰기 시작했네요.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헌법은 누구나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원하는 노트에 적을 수 있어요. 헌정 위기는 넘겼으나 여전히 회복을 위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헌법을 바로 알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차근차근 손으로 적어가면서 헌법에 담긴 뜻을 기억하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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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형사 : chapter 2. 마트료시카 강남 형사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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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살면서 사기 한 번 당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자책하며 후회한들 돌이킬 수 없는 일이기에, 쓰라린 인생 교훈으로 넘기는 수밖에 도리가 없죠.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액땜한 걸로, 그깟 '돈' 때문에 소중한 관계를 저버렸다면 이미 끝난 사이니까 미련을 버려야 속이 편해요. 이미 잃어버린 돈과 사람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물론 쉽진 않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저들과 얽히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싶었네요.

《강남 형사 chapter 2 : 마트료시카》는 전직 '최고의 수사통' 경찰관이자 현재는 변호사, 소설가인 알레스 K 의 범죄 미스터리 소설이에요.

이미 1권에서 박동금 형사의 활약상을 봤던 터라, 2권은 어떤 사건일지 무척 기대했네요. 역시나 스케일이 어마무시하네요. 이번에는 러시아 침몰선 '표토르호', 이른바 보물선에 실린 100조 원 규모의 금괴를 둘러싼 대사기극을 추적하는 이야기예요.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사건들은 범인이 체포되면 그걸로 종결이지만, 그 이면에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한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에요. 범죄의 재구성, 몸통은 사라지고 꼬리만 잡힌 격이랄까요. 전직 경찰인 저자는 수년 간 수사현장에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이 뒤섞여 더욱 실감나는 범죄 수사물을 보여주고 있네요.

'마트료시카'라는 제목에 꼭 맞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열어도 열어도 계속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러시아 보물선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나쁜 놈들의 거짓말과 탐욕이란 끝이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조직적인 범죄 사기극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불나방처럼 모여들었고, 사기꾼들이 구상한 대로 움직였던 거예요. 애초에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은 사기꾼들의 손쉬운 먹잇감이니까요. 여기에서 바람잡이 역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사기 행각을 도운 자들은 불쌍한 족속들, 그들은 돈 때문에 스스로의 양심을 팔아먹었네요.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나쁜 놈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당장 체포해서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없다고 해도 끝까지 추적하는 강남 형사가 있으니, 앞으로도 쭉 지켜보려고요.


"성경에 이런 문구가 있지. 함정을 파는 자는 그것에 빠질 것이요. 

돌을 굴리는 자는 도리어 그것에 치이리라···.

당신이 남을 속이고자 판 함정들이, 그리고 당신의 욕망만을 위해 행했던 그 모든 악행들이···

결국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 (3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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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멈추기 전에 - 서울대학교병원 뇌신경학자의 뇌졸중을 피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이승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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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왜 지금, 뇌부터 챙겨야 할까요?

평소에 아주 조금의 노력을 기울이면 

장년기, 노년기의 뇌졸중은 거의 100% 예방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뇌졸중은 예방에 최적화된 질환이다." (9p)


《뇌가 멈추기 전에》는 서울대학교병원 뇌신경과 이승훈 교수님의 책이에요.

책 띠지에 있는 사진을 보니 기억이 나더라고요. 아하! <유 퀴즈 온 더 블럭> 프로그램에서 봤던 그 의사 선생님! 굉장히 유익한 내용이었는데, 정작 실천해야 할 부분들은 어느새 잊고 있었네요. 저자의 말처럼 더 늦기 전에, 뇌가 멈추기 전에 제대로 뇌 공부를 해야 하고, 이 책은 뇌졸중을 피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알려주는 뇌건강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뇌졸중이라는 용어는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이지, 뇌졸중을 알려면 나름의 공부가 필요해요. 여기에선 뇌졸중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뇌졸중 위험 요인 7종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음주, 비만 및 대사증후군, 심방세동)과 대처법이 나와 있어요. 뇌졸중의 발생 단계 모델이 도표로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 볼 수 있는데, '권총'에 비유한 설명이 섬뜩하게 확 와닿더라고요. 권총을 발사하려면 총알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데, 총알을 장전하지 않으면 방아쇠를 당겨도 발사되지 않으니 안전한 거예요. 뇌를 멎게 만드는 총알은 위험 요인이 뇌졸중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할 때, 갑자기 뇌졸중을 발생시키는 상황적 요인(대혈관 죽상경화증, 소혈관 동맥경화, 심방세동, 동맥류)이 방아쇠를 당기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거예요. 뇌졸중은 오랜 기간 위험 요인에 노출되다가 총알을 장전(동맥경화증 생성)하게 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방아쇠 역할을 하는 상황(동맥경화반 파열/ 혈관파열)을 만나서 발생한다는 것, 이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뇌졸중 발생 상황의 핵심 이론이에요. 권총과 총알 장전, 방아쇠, 이렇게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기억하고 있으면 뇌졸중 발생 단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우리가 각자 다양한 단계에 속해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단계별 예방지침을 적용할 수 있는 거예요. 과거부터 있던 두통, 어지럼증 등은 뇌졸중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뇌졸중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전에 없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도록 알려주네요. 뇌졸중이 무엇인지, 대략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뇌졸중이 의심될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요. 책의 내용을 숙지한 다음에는, 특별부록인 '백년 뇌 플래너'를 통해 뇌 건강검진 가이드를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실전 지침을 따른다면 평생 뇌졸중을 피할 수 있다고 하네요. 뇌 건강을 위한 실천 방법들이 결국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는 비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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