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인텔리전스
로랑 알렉상드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눈깜짝할 사이에 세상이 바뀐 것 같아요.

유선전화에서 스마트폰까지는 제법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는 느낌이었다면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는 챗GPT 등장과 함께 쌩쌩 달려가는 느낌이 멀미가 날 지경이네요. 새로 나오는 기능을 다 써보기도 전에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말이에요. 인공지능은 단순히 기술적인 습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즉 인류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이해해야만 해요. 바로 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나왔네요.

《넥스트 인텔리전스》는 미래학자 로랑 알렉상드르의 책이에요.

저자는 챗GPT가 지능의 전달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인공지능의 기원부터 놀라운 전망, 인공지능 역사, 인공지능이 초래할 다양한 분야의 변화들을 분석하고 있어요. 우선 지능(Intelligence)은 무엇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인간의 지적 능력, 문제해결 및 인지적 반응을 나타내는 개체의 총체적 능력인데, 인공지능 시대에 진입하면서 똑똑해지는 인공지능에 비해 인간의 추론능력과 새로운 문제해결능력은 점점 감소하고 있으니 우리를 위협하는 위험은 우리의 인지 능력 자체와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해요. 인공지능과 뇌 과학의 융합은 엄청난 문제들을 제기하는데, 인공지능이 뇌를 쉽게 뚫고 들어온다면 우리는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진입했고, 인공지능은 디지털 거대기업, 그들의 고객, 혹은 정보기관이 우리 뇌를 이해하고, 영향을 미치고, 조작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다시 말해서 자유의지, 자유, 자율성, 정체성의 개념을 위협하고, 신경과학 기술적 전체주의의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를 경고한 사람이 있어요. 유발 하라리는 "개인들은 자신을 전자 알고리즘 네트워크에 의해 끊임없이 감시되고 인도되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의 조합으로 보는 데 익숙해질 것이다. 구글이 나 자신보다 나의 정치적 견해를 더 잘 대변할 수 있게 되면, 민주적 선거와 같은 자유주의적 관행은 쓸모없어질 것" (264p) 이라면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적인 의사 결정 능력을 기계에 위임하도록 만드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구글은 우리의 인지적 노력을 크게 덜어줘서 삶을 편하게 만드는 대신 인지 능력을 떨어뜨리고, 자유의지를 약화시키고, 챗GPT의 위력은 새로운 사상경찰로서 통제와 감시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어요. 그러니 시민들이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글과 페이스북이 필터링하는 현실을, 그리고 화학적 또는 전자적으로 주입되는 생각과 기억을 구별할 수 있도록 돕고,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요. 저자는 초지능 세계에서 지능의 불평등이 그 어느 때보다 사회를 대립시키고, 사회적 결속을 약화시키는 문제에 대해 형제애를 지켜야 한다고, 평등의 가치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지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 즉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혁명을 제시하고 있어요. 앞으로 수십 년간 학교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네요. 결국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는 건 교육이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세라 핀스커 지음, 정서현 옮김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라 핀스커 작가의 SF 소설집, 매력적인 이야기에 반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세라 핀스커 지음, 정서현 옮김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SF 과학소설 장르를 좋아해도 수상작이나 특정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닌데 이번엔 궁금하더라고요. 최근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필립K. 딕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웠거든요. 한동안 뜸했던 장르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 필립K. 딕의 원작 영화 덕분에 SF 소설까지 빠져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어느새 그 미래가 우리 현실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는 세라 핀스커의 첫 소설집이자 2020년 필립K. 딕상 수상작이라고 하네요. 우선 저자는 세계 SF 문학상인 네뷸러상, 필립K. 딕상, 휴고상, 로커스상을 연달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인데 국내 출간은 이번 책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집에는 모두 열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어떤 미래를 그려냈을까요, 예전에는 상상해본 적 없는 세상을 한 걸음 떨어져 구경하는 재미였다면 지금은 어쩐지 낯설지 않은 미래세계에 접속한 느낌이 드네요. VR기기처럼 단번에 몰입되어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네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람은 바랑하리>에서 우주선의 아이들이 역사 선생님에게 왜 고통스러운 과거를 기억해야 하느냐고, 역사를 무엇때문에 배워야 하느냐고 묻는 장면인데 시공간만 달라졌을 뿐이지 현재 우리의 모습 같았어요.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기 어렵고,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으니까, 아픈 역사라고 해서 지워버린다면 그건 단순히 과거의 기억만 지우는 게 아니라 미래를 없애는 일인 거예요. 역사,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것들이 결국 미래를 만드는 과정임을 생각하면 엄중한 역사의 무게를 느끼는 요즘인지라 소설을 읽으면서도 온신경이 그쪽으로 쏠린 것 같아요. 우주선에 매달린 채 바이올린으로 「바람은 방랑하리」를 연주했던 할머니처럼 누군가는 연주하고, 누군가는 그 선율을 바람에 실려 전해줘야만 해요. 미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숨쉬는 이 안에 함께 있어요. 세라 핀스커의 소설이야말로 우리 내면에 잠든 뭔가를 살랑이는 바람결로 깨워주네요.


"우리가 여기 어떻게, 왜 왔는지 아는 건 중요해. 역사를 모르는 자는 그걸 반복할 운명에 처해 있다고 보통 이야기하지."

"어떻게 반복해요? 우리에게는 석유나 물이 없는데요. 총이나 칼, 폭탄도 없고요. 선생님이 우리에게 그런 것들을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우린 그것들이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내 조상이 에밀리의 조상을 죽이려고 했다는 걸 모르는 게 우리에게 더 좋은 일 아닌가요? 심지어 누군가가 그걸 다 지워버려려고 했는데도 선생님은 그게 우리의 새로운 역사에 다시 포함되도록 하셨잖아요."

"내가 아니었어, 넬슨.나보다 전 시대에 일어난 일이었지. 그만하자,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알겠지만 이걸 배우지 않는 건 선택 사항이 아니란다. 역사 반복의 예시를 하나 찾아서 화요일까지 천 단어 이상으로 제출하도록 해."

학생들은 모두 불평을 하며 각각의 게임과 음악을 들으려고 다시 이어폰을 꽂고 문 밖으로 나갔어. 넬슨이 이 작은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나에게는 흥미로웠어. 그의 증조할머니는 올드타임 기억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분이었거든. 내 할머니는 내가 역사에 집착하게 만든 사람이고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택한 이유였지만 해리엇은 넬슨에게는 그런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어. 넬슨은 내 책상 옆을 지나가면서 중얼거렸어. "언젠가는 모든 걸 다시 지워야 할지도 몰라요." (232-233p)


"오늘 내가 말하려는 건 여러분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이에요. 여러분은 부서지고 손상된 우리 역사를,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배우러 이 수업에 왔어요. 그걸 더 부서뜨리면서도 후대에 그걸 전달하기 위해서죠. 어쩌면 모든 사실을 그 역사로부터 짜낼 때까지 그걸 계속 비틀어봐야만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서 남은 건 우리가 누구인지, 또는 우리가 누구였는지에 관한 어떤 진실일 거예요. 가장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이죠." (29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 훈련의 모든 것 - 나이가 몇 살이든 늦지 않은
시노하라 키쿠노리 지음, 김은서 옮김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차, 깜박했네, 한두 번은 그럴 수 있잖아요.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기억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 은근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뇌 건강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네요.

《나이가 몇 살이든 늦지 않은 뇌 훈련의 모든 것》은 뇌과학자이자 건강교육학자인 시노하라 키쿠노리 교수의 책이에요. 우선 저자는 나이들수록 뇌가 망가지거나 쇠약해진다는 썰에 대해 맞지만 틀리다는 답을 해주네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뇌에 집어넣는 힘이 나이를 먹을수록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뇌에 축적된 지식과 경험의 총량은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을수록 더욱 풍부해진다는 거예요. 실제로 유전의 영향이 크지만 유전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이 크게 성장한다는 연구 결과처럼 긍정적 사고가 뇌 건강에 이롭고, 뇌를 단련하여 뇌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거예요. 인간에게는 어떤 규칙을 바로 기억하고 사용해서 가능한 한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는 유동성 지능, 사람을 활용해서 일을 처리하고 관리하는 총괄성 지능, 뇌에 축적되어 있는 지혜와 지식, 경험에서 오는 결정성 지능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결정성 지능은 강화되고 유동성 지능은 저하되지만 작업기억 훈련을 통해 유동성 지능도 향상될 수 있어요. 그래서 나이가 몇 살이든 뇌 훈련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작업기억(Working Memory, 두뇌 회전)는 기억과 정보를 일시적으로 유지하면서 이런저런 지적 작업을 실시하는 힘인데 퍼즐을 풀면서 작업기억을 단련시킬 수 있어요. 바로 뇌 단련법, 뇌 건강 훈련법을 소개하고, 생활 속에서 뇌를 지키는 방법과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 방식을 알려주고 있어요. 건강한 뇌를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기존에 알고 있는 건강 수칙에 뇌 단련법만 추가하면 되는 것이라 크게 어렵지는 않아요. 좀 의외였던 건 활기차게 큰소리로 비속어를 내뱉는 욕 처방인데, 몸의 통증이든 마음의 통증이든 똑같이 뇌에서 느낄 때 비속어를 내뱉거나 감정을 참지 않고 표현할 때 통증의 정도를 감소시킨다는 거예요. 뇌에 적당한 스트레스는 약이지만 통증과 같은 과도한 스트레스는 독이니까 건전한 방식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조언인 거죠. 미니멀라이프가 유행하면서 정리비법이 많이 소개됐는데, 뇌 건강을 위해서도 정리정돈 습관이 중요하네요. 저자가 알려주는 정리정돈 3가지 규칙을 실행하면 훌륭한 작업기억 훈련이 되는 거예요. 운동을 통해 몸 근육을 늘려가듯이 두뇌를 사용하는 작업기억 훈련으로 뇌의 힘을 강화해나가야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즈키 가의 상자 - 스튜디오 지브리 프로듀서 가족의 만화 영화 같은 일상
스즈키 마미코 지음, 전경아 옮김 / 니들북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스즈키 집안에는 커다란 상자가 있는데, 그 상자에는 즐거운 일이 가득하다.

철들었을 때부터 스즈키 집안은 사람이 모이는 집이었다. 엄마의 학창 시절 친구, 아빠의 직장 동료, 내 친구들, 동네 사람들.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밥을 먹고 TV를 보고 만화를 보느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떠들썩했다.

... 타인과 가족의 경계가 모호하여 뭐든지 허용되는 재미있는 집. 나는 그런 우리집을 상자 같다고 생각했따. 상자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엇이 들어 있을까, 무엇을 넣을까, 눈앞에 상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상상력이 부풀어 오른다. (14-16p)

어쩐지 만화에 나오는 집안 풍경 같아서 믿기지 않지만 현실에 존재한다니 신기해요.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 가족이고, 《스즈키 가의 상자》는 스즈키 도시오의 딸 스즈키 마미코가 쓴 일상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에요. 저자는 지금 다른 집에서 살고 있지만 각각의 스즈키 가에는 그때와 똑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렇듯 만화 같은 일상이 가능한 이유는 스즈키 가의 사람들이 특별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자신의 집을 사랑방처럼 열어두고, 친구의 친구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과도 금세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려 즐길 줄 아는 것이 스즈키 가 사람들의 특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스즈키 가의 상자는 이사를 하면 사라지는 공간이 아니라 어디든 함께 하는 마음 안에 있는 상자라고 소개했나봐요. 대부분 가족들과 소소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영화 <귀를 기울이면>의 주제곡 <컨트리 로드> 가사를 쓰게 된 일처럼 지브리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들어 있어서 흥미롭네요. 무엇보다도 스즈키 마미코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좋았어요. 지브리의 만화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수많은 팬들은 알고 있을 텐데, 《스즈키 가의 상자》를 읽고 나니 따스한 햇볕의 온기처럼 살랑살랑 부는 바람처럼 그냥 느낄 수 있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