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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이 좋다 여행이 좋다 - 최고의 미식 도시들로 떠나는 세계여행 ㅣ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서지희 옮김 / 올댓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아무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이 낭만이라면 특별한 테마 여행은 취향 저격인 것 같아요.
《미식이 좋다 여행이 좋다》는 '여행이 좋다'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에요. 매번 다른 주제로 떠나는 여행 시리즈라서 늘 기대되는 책인데, 이번 여행의 테마는 음식이네요. 여행작가이자 여행잡지의 편집장을 지낸 세라 벡스터가 소개하고, 삽화가 에이미 그라임스의 세련되고 감성 가득한 그림으로 완성된 이 책에서는 전 세계 스물다섯 곳의 여행지와 음식들을 만날 수 있어요. 먼저 목차를 쓰윽 살펴보다가 '대한민국, 전주'를 발견하고서 반가움과 동시에 살짝 아쉬움이 있었어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두 군데씩 소개됐는데 우리나라는 전주 한 곳만 나와 있더라고요. "'맛의 도시'라 불리는 전주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미식의 도시로, 식문화 유산과 양질의 지역 식재료로 유명하다. 동쪽에 솟아 있는 비옥한 산들은 다양한 작물과 야생 버섯, 산나물을 제공한다. 조금만 서쪽으로 가면 황해(서해)가 있어서 신선한 생선과 조개, 상큼한 해조류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주변에는 예부터 한국의 주요 쌀 생산지인 호남평야가 펼쳐져 있다. 군침도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모든 것이 갖추어진 이곳,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요리가 바로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전국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전주의 것을 으뜸으로 친다. 전주비빔밥은 뜨거운 돌솥에 사골 육수로 지은 밥 위에다 색색의 재료를 올려 만든다." (30p) 깔끔하게 잘 설명되어 있지만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면 단품요리로서 비빔밥 대신에 한정식 밥상 전체가 나와야 맞지 않나 싶어요. 작년에 유네스코 미식도시로 선정된 강릉이 빠진 것이 조금 아쉽지만 한 권의 책 속에 전 세계 미식의 도시를 다 담아내기는 어려운 일이죠. 저자의 말처럼 어느 곳이든 고유의 맛을 지니게 마련이니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지 동네 식당에서 현지인들이 즐기는 음식들을 맛보는 경험 자체가 소중하다고 볼 수 있어요. 비록 간접경험이지만 모로코, 중국, 대한민국, 일본, 베트남, 인도, 호주,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벨기에, 덴마크, 영국, 폴란드, 조지아, 이스라엘, 페루, 아르헨티나, 미국, 캐나다까지 최고의 미식 도시들과 맛있는 음식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음이 끌렸던 곳은 이탈리아의 볼로냐와 베네치아였어요. "인생은 전광석화와 같으니 먹고 마셔라." (104p)라는 옛 베네치아의 속담처럼 이 책을 읽고나니 더더욱 맛을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을 꿈꾸게 됐네요. 다양한 음식 문화와 역사, 그밖의 낭만들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