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유인원 - 폭력적인 침팬지와 다정한 보노보로 바라본 인간 본성의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빌리버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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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영장류학자가 알려주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보고서,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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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유인원 - 폭력적인 침팬지와 다정한 보노보로 바라본 인간 본성의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빌리버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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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간은 과연 특별한 존재일까요.

각자 스스로 느끼는 감정 말고, 모든 동물 가운데 가장 우월한 존재라는 특권 의식에 대한 물음이네요. 생물 진화적으로 인간이 가장 진화한 고등동물이라는 착각 때문에 은연중에 '인간은 동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는 지렁이나 박테리아도 인간만큼 오랫동안 각자의 환경에 맞춰 진화해왔다는 점에서 모든 생물은 동등하게 진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네요. 오히려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인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는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 본성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내 안의 유인원》은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책이네요.

저자는 영장류의 행동 연구를 하면서 단순히 인간과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본성 자체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네요.

이 책에서는 영장류와 우리의 행동 가운데 흥미로우면서도 소름돋게 일치하는 것들을 탐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영장류 친척 두 종을 언급하고 있네요. 침팬지와 보노보, 이 둘은 낮과 밤처럼 대조적인 성격을 지녔네요. 저자는 권력에 굶주리고 매우 폭력적인 침팬지와 타고난 평화주의자이자 에로틱한 보노보를 통해서 이 두 종의 성격이 불안하게 결합된 것이 우리의 본성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인간 본성 중에서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측면들을 강화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요. 침팬지보다 더 체계적으로 잔인하고 보노보보다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난 인간은 양극성이 가장 심한 유인원이며, 우리 사회는 완전히 평화롭거나 완전히 경쟁적이었던 적은 없네요. 우리는 본질적으로 유인원이기에 가장 저열한 것에서부터 가장 고상한 것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성향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 내 안에는 어떤 유인원이 있는가, 스스로 살펴봐야 할 일이네요. 우리에게 타고난 경향들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우리가 본성의 유전적 프로그램에 맹목적으로 끌려가는 존재는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네요. 에드워드 윌슨의 말을 빌리자면, 생물학은 우리를 '속박'하고 있으며, 본래의 우리로부터 벗어나려고 할 때에만 속박을 풀어준다는 거예요. 우리를 만들어낸 진화의 설계는 우리의 자유의지와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네요. 우리는 원하는 삶, 더 나은 사회를 설계할 수 있지만 그 성공 여부는 원래의 성향과 얼마나 잘 일치하느냐에 달려 있네요. 유인원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더 고차원적으로 진화할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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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 쓰고 복수 좀 하고 오겠습니다 ㅣ 나비클럽 소설선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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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게 가능하다면 꽤나 재미가 솔솔하겠네요.

《반차 쓰고 복수 좀 하고 오겠습니다》는 홍선주 작가님의 연작소설이자 오피스 미스터리 소설이네요.

제목만 봤을 때는 주인공이 슈퍼맨처럼 초능력자라서, 겨우 반차를 내고도 후다닥 복수를 끝내버린다는 말인 줄 알았네요. 근데 초능력은커녕 지극히 현실적인 직장인들의 모습이 나와서 그것이 반전이었네요. 마치 직장인들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용 맞춤 소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얄밉고 꼴보기 싫은 사무실 빌런들만 쏙쏙 골라서 통쾌한 한 방을 날려주네요.

이 소설은 주인공 최혜주의 남다른 회사 생활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성격 좋고, 일도 잘 하는 능력자인데다가 소소하고 번거로운 문제들을 은밀하게 처리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네요. 소설을 읽는 내내 누가 해준 말이 퍼득 떠오르더라고요. 어딜 가나 이상한 꼴통은 한 명쯤 있다고, 만약 안 보인다면 거울을 보라고 말이죠. 여기에 등장하는 사무실 빌런들, 어쩐지 낯설지가 않잖아요. 누가 빌런인지는 당사자 빼곤 다 안다는 뜻이네요. 그러니 주인공 최혜주에게 감정이입이 안 되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이해했을 거예요.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죠.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현실 직장에서 빌런들은 '모기'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시끄럽게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트레스를 주는 모기처럼 업무 시간 내내 자잘하게 신경을 긁어대는 것이 특징이니 말이에요. 잘난 척 효율을 따져가며 사고를 치는 인간, 머릿속에 연애 말고는 텅 빈 듯한 언행으로 대꽃이라 불리는 인간 등등 현실 밀착형 빌런들로 인해 답답한 상황이 발생하는데 그럴 때마다 최혜주의 활약이 돋보이네요. 유별나게 튀지 않으면서 은밀하게 움직여서 문제적 인간들을 영리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점에서 쾌감이 있네요. 제목에 나와 있듯이, 연차 말고 반차만으로도 충분한 복수라는 점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네요. 여기에 하나 더,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미스터리 특유의 재미까지 제공하네요. 그냥 웃고 마는 이야기였다면 뒷맛이 허탈했을 텐데, 작가님의 비장의 무기가 남아 있었네요. 사무실 빌런들 때문에 직장 내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들을 위한 현명한 솔루션까지, 독자들을 위한 만족스러운 해피엔딩이네요.

"삶은 길이로 가치가 매겨지는 게 아니야. 네가 길거나 짧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중요하지.

막말로, 우린 병 때문이 아니더라도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어. 운이 없어서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거나 지나던 다리가 끊기거나,

정말 희귀한 확률로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벼락에 맞을 수도 있지. 희박하지만 누구에게나 가능한 죽음이야.

그렇게 보면 평등하지 않아? 우린 그중 하나를 운 나쁘게 만났을 뿐이야. 하지만 또 운이 좋게도 시기는 알 수 있어.

그러니까 그때까지 내가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면 되는 거야. 내 마흔 해의 삶이 누군가의 여든 해보다 과연 가치가 없을까?

어쩌면 이미 난 그들보다 큰 행복을 누렸을지도 모르는데?"

(309-310p)

"··· 너도 그렇게 살아, 네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거··· 잘 모르겠어요. 그런 거 생각 안 한 지 오래되어서."

"급할 거 없어. 네가 어떨 때 가장 신나고 즐거운지 포착해봐. 그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하는 일, 보는 것, 생각하는 것이 네가 좋아하고 네게 중요한 거야. 그걸 찾아내면 힘든 일을 맞닥뜨려도 버텨내고 극복할 수 있어."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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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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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서로 만난 적 없는 두 거장의 삶이 이토록 닮았다니, 참으로 놀랍네요.

《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는 모티브 세계문화전집 시리즈 두 번째 책이네요.

이 시리즈는 동시대에 활동했던 문학과 예술 분야의 두 거장을 교차하며 그들의 삶과 작품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어요.

엮은이는 두 거장을 '만나지 않은 쌍둥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정도로 내면 깊은 곳에 불안과 실존적 고독, 소외, 그리고 뒤틀린 자화상이 닮아 있네요. 영혼의 닮은꼴,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라는 두 천재가 던졌던 질문이 지금 이 책 안에 담겨 있네요. 이미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과 에곤 실레의 작품을 접하면서 느꼈던 감동들이 이번 책을 읽으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교감이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와닿았네요. 사실 <변신>을 최근에 다시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는데, 이 책에서 <변신>이라는 작품과 함께 원문에 삽입된 특수 기호들, 프란츠 카프카의 드로잉, 그리고 에곤 실레의 그림이 소설 이면에 숨겨진 은유와 의미를 해석해주는 것 같아서 특별하게 느껴졌네요. 카프카는 죽을 때까지 무명 작가였고, 실레는 외설 화가로 불리며 감옥에 갇히는 수모를 겪었네요. 혼돈의 시대에 그들이 겪었던 불안과 고통은 오롯이 예술이 되어,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위안과 충격을 동시에 주고 있네요. 우리가 고전을 읽거나 명작을 보는 이유는 단순히 교양을 쌓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우리 삶에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엮은이 홍선기는 자신의 단편소설 「청진」을 통해 질문하고 있네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답'이 아니라 질문하는 힘이라고 말이에요. 카프카의 글과 실레의 그림이 건네는 질문들에 대해 우리 스스로 답하고, 되물어야 할 차례네요. 나만의 질문이 필요하네요.


"요제프 K.의 죽음. 프란츠 카프카는 소설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수치심만은, 그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 같았다.'

장편소설 「심판」과 장편 속 우화로 삽입된 단편 「법 앞에서」 둘 다 결국은 같은 결말입니다. 들어가려 해도, 빠져나오려 해도, 법 앞에서 인간은 패배합니다. 소설이 던지는 질문 :

시골 사람은 너무 수동적이었기에 실패한 걸까?

그렇다면 K.는 충분히 능동적이었는데 왜 실패했는가?

카프카의 답은 냉혹합니다. 법은 들어가거나 빠져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법 앞에 선 순간, 이미 끝난 겁니다.

··· 에곤 실레가 말한 '즉결 재판'이 이 지점에서 완성됩니다.

'개 같군!' 이것은 법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최종 인식입니다.

에곤 실레의 뒤틀린 자화상 속에 흐르는 기괴한 수치심과 공포 ㅡ 특히 1912년 감옥에 구금되었던 이후

실레의 자화상엔 자신감과 수치심이 함께 공존합니다. 그것이 바로 카프카가 이 소설을 통해 뱉어낸 '신경과 근육으로 느끼는 실존의 비명'입니다."

(214-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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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
김희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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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잊을 수 있다면 잊고 싶은 기억이 있나요.

김희재 작가의 연작 소설 《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는 고통스러운 기억에 관한 이야기네요.

첫 번째 화자는 쌍둥이 여동생 신영이고, 두 번째 화자는 신영의 조카인 이소, 세 번째 화자는 신영을 돌보고 있는 간병인 성희, 네 번째는 쌍둥이 오빠의 아내이자 이소의 엄마인 주연이네요. 신영은 현재 요양병원에서 치매 환자로 입원 중이라서 그녀가 기억하는 것들은 온전치 않지만 간병인 성희를 심리상담사라고 여기면서 깊숙히 숨겨둔 트라우마를 조심스레 꺼내놓고 있네요. 담담하게, 그 차분함이 묘한 감정을 일으키네요.

"적벽돌로 지어진 마당 없는 일 층짜리 단독주택.

그 집은 한때 내 쌍둥이 오빠와 새언니 그리고 이소가 살던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전에는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이기도 했죠. 나와 쌍둥이는 한때

그곳에서 살았고, 살아남았습니다.

생존. 그래요, 우리는 생존했습니다."

(26p)

살아남은 세 여자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또 하나의 여자 덕분에 우리는 이제 그들의 인생을 기억하게 되었네요. 오랜 세월 갇혀 있던, 그 고통의 기억들이 적나라하지 않은 방식으로 묘사되어서 고마웠네요. 기억의 재구성, 끔찍한 트라우마를 소환하는 건 모두가 원치 않는 일이니까요. 간병인 성희를 거쳐서 그들의 과거는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이어지고, 깊은 교감을 통해 연대하게 되네요.

"내가 알기로, 기억을 빨리 잃는 사람들은 언제나 가장 슬픈 사람들이었다."

(38p)

가장 슬픈 문장이 아닌가 싶어요. 너무 이른 나이에 치매 진단을 받은 그 사람이 떠올랐고,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는 그의 삶이 몹시 안타까워서,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슬픈 감정이 밀려오네요. 기억은 감정의 흔적들, 그것을 잃어버리면 표정도 사라지고 말아요.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가 왜 중요하죠? 중요한 건 지금 뭘 기억하고 있느냐예요.

우리가 산 세월만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인생이 되거든."

(52p)

참으로 맞는 말이네요.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더 기억해내려고 안간힘을 쓰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요. 모든 기억이 사라져도 감정은 남는다고 하잖아요. 좋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가장 원초적인 감정으로 반응하게 되는 상태에서 숨길 수 없는 본질이 드러나는 법이죠.

"그곳을 떠날 때, 언니가 제게 마지막으로 해주었던 말은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지난 일은 다 잊고 살아. 잊으려고 애쓰지 말고, 몽땅 다 잃어버린 사람처럼 살아.'

처음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 언니도 아무 말이나 한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별의 순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횡설수설하고 만 것이라고요. 그러나 살면서 저는 잊는 것과 잃어버린 것의 차이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잊는 것은 자의지만 잃어버리는 것은 자의가 아니므로, 무언가를 잃고 나면 영영 되찾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실제로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므로, 언니는 저를 괴롭게 하는 원죄의 기억을 차라리 잃어버린 것처럼, 다시는 되찾지 못할 것처럼 살라고 덕담을 해준 것이었습니다."

(233-234p)

감옥과 성,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끝끝내 생존한 그녀들이 오래오래 안녕하기를 바랄 뿐이네요. 또한 고통의 기억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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