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 - 히틀러 찬미, 홀로코스트 부정론에서 법적 규제까지
다케이 아야카 지음, 권용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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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가짜 뉴스의 확산이 매우 우려스럽네요.

의도적으로 조작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잘못된 정보가 끼치는 악영향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여러 가지 위험을 초래하네요.

특히 역사 관련의 가짜 뉴스는 과거의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독'이라고 여기는데, 바로 그 주제를 다룬 책이 나왔네요.

"역사적 사실의 전면적인 부정을 시도하고, 의도적으로 축소시키고, 한 측면만을 과장하고,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역사를 고쳐 쓰려고 하는 것을 '역사수정주의 (revisionism)'이라고 부른다. 역사수정주의는 시대나 정치 상황에 따라 형태를 변화시키면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막대한 사료, 목격자의 증언, 물리적인 흔적 등 산과 같이 쌓인 증거가 있어도 역사수정주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 처음부터 사실과 다른 역사상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명확하게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구미에서는 '역사수정주의'가 아니라 '부정론(denial)'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부정론자(denier)'라고 불린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왜곡된 역사 서술을 가려낸다."

(4-7p)

《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는 독일 현대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일본의 역사학자 다케이 아야카 교수의 책이네요.

저자는 역사수정주의를 단순한 학문적 재해석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왜곡, 과장하는 위험한 시도로 보고 있네요. 역사인식은 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기초를 마련하는 것인데, 역사수정주의로 잘못된 역사인식을 갖게 된다면 정신적인 지주를 잃게 된다는 거죠. 역사를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하면 왜 안 되는지, 아직 명확한 답변이 제시되지 않아서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정치적, 법적인 관점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하네요. 이러한 인식에 입각하여 근대 이후 유럽사회에 등장한 역사수정주의의 역사를 서술하고 분석하고 있네요. 히틀러와 나치즘을 찬미하고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며 어떻게 음모론과 결합해 확산되었는지, 유럽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어떠한 법적 규제를 도입했는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네요.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를 다루지 않는 것은 저자의 전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서 제외한 게 아닌가 싶네요. 일본에서는 역사수정주의라는 개념의 폭이 상당히 넓어서 학술적인 재검증에서부터 근거가 결여된 황당무계한 주장의 부류까지 포함되어 유통되고 있다고 하네요. 1980년대 이후 확산된 홀로코스트 부정론이 극우적 역사인식으로 전개되는 과정과 법적 규제를 통해 대응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살펴볼 수 있네요. 역사수정주의에 대해 알고 나니, 요근래 인터넷 커뮤니티와 극우 성향의 SNS 계정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현상에 대해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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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ㅣ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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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자유와 행복,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특별한 그리스 여행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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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ㅣ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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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영화 《오디세이》의 영향이 크네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에 이어서 이 책까지 읽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그리스 인문 기행 3》은 인문학 컬럼니스트 남기환 님의 책이네요.

이 책은 저자가 그리스 고전을 탐구하며 신화와 역사 속에 등장하는 고대 그리스 신전과 역사적 흔적을 탐사한 '사상 유랑기'라고 하네요.

단순히 고대 그리스 유적과 역사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라 '질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보여주고 있네요. 폐허가 된 신전과 유적지 자체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수천 년 전 그곳에 살았던 인간들의 고뇌를 오늘날 우리의 삶과 연결하여 가장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네요. 델포이 신전에서 '너 자신을 알라.'는 문장으로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네요.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폐허가 된 신전과 유적지를 거닐며 그리스 세계의 역사와 함께 사상가들의 고전을 통해 인간과 자유의 본질을 되짚어보는 여정이네요. 저자의 말처럼 아테네는 민주주의 요람이기에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 속에 새긴다면 그리스 여행이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의 흐름 안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네요.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피레우스 항구 근처에 자리한 작은 묘역이네요. 이정표가 없어서 오가는 차들의 먼지를 뒤집어쓰며 구글 지도의 안내를 따라 찾아갔다는 그곳에는 한적한 해안에 굴뚝 하나가 우뚝 서 있고 그 앞에 원형으로 형성된 구조물과 투구를 머리 뒤로 걸친 흉상이 있다고 하네요. 흉상의 주인공은 살라미스 해전의 영웅 테미스토클레스라고 하네요. 지금의 피레우스를 만들고 해양 대국 그리스를 있게 한 영웅의 무덤치고는 초라하지만 실제 유해를 모신 곳은 아니고 살라미스 해전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징적 장소라고 하네요. 그곳에서 저자가 떠올린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리스인 조르바예요.


『그리스인 조르바』 에 등장하는 대사가 생생하다.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자유! 그렇다. 그 단어 하나가 테미스토클레스를 바다로 향하게 했고, 그 단어 하나로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이름으로 오디세우스를 환생시켰다. 그러므로 그리스를 여행한다는 것은 땅의 역사만 읽는 일이 아니다. 바람이 전하는 오래된 목소리를 듣는 일이며 그 소리는 언제나 험난한 바다를 항해하는 고독한 오디세우스의 뒷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 지금도 테미스토클레스는 비석으로 남아 살리미스를 바라보며 자신이 지켜낸 자유인들의 삶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두 팔을 벌리고 껑충 뛰어오르며 춤을 추듯 '인간은 결국 스스로의 자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소리 내고 있다. 역사도 문학도 결국은 인간과 자유와 행복에 대한 단 하나의 진리를 이렇게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행복의 요건은 자유고, 자유의 요건은 용기다."

(210-211p)


고대 그리스 세계를 유랑하면서 우리에게 남는 건 과거의 영광이 아닌 인간의 자화상이었네요. 지혜로운 철학자와 그를 처형한 어리석은 인간들, 침략한 자들과 복수한 자들, 그리고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며 앞으로 나아간 사람들... 수많은 인간들이 권력을 가진 뒤 정의롭지 못한 인간으로 타락했으나 한편에선 철학을 삶 속에서 증명하며 역사를 쌓아가고 있었네요. 오디세우스의 20년에 걸친 귀향길처럼 저자의 그리스 여행은 신에서 인간으로, 신화에서 이성으로,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해 깊이 사유하며 성찰하는 여정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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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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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사랑 그리고 시대 비극이 뒤섞인 이야기, 깊은 여운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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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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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찌 마음을 탓하리오.

아무리 어려도 사랑하는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고요.

그 마음을, 그 순간을 놓쳐버리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음을, 그것을 몰랐을 뿐이네요.

운명, 사랑 그리고 시대 비극이 뒤섞인 이야기 속에서 안타까운 탄식과 함께 먹먹한 슬픔과 아픔을 느끼는 시간이었네요.

OO은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

OO은 겁쟁이였다.

바보 천치였다.

OO은 늘 두려워했다.

(41p)

크리스털 하나 김 작가의 《네가 나를 떠나면》은 이민 2세대인 저자가 외할머니가 겪었던 한국전쟁과 피난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쓴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그 시절을 교과서에 적혀 있는 한국현대사의 한 대목으로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세대의 이야기지만 직접 들을 기회는 없었거든요. 어쩌면 그분들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과거였을지도...

소설은 1951년, 열여섯 살 해미의 이야기로 시작되네요. 난민촌에서 해미는 고향 친구인 경환을 만나면서 힘든 일상 속에 작은 일탈의 기쁨을 알게 되지만 경환의 사촌 형 지수의 등장으로 세 사람의 운명은 엉키고 말았네요.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사람, 곁에 있어도 점점 더 멀어지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하는 사람이 있네요.

"당신은 불행하잖아."

(···)

"아까는 당신 말이 맞았어요. 뭔가 잘못됐어요."

"이 안에서는 움직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게 느리거나 너무 빨라."

(515p)

솔직히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네요. 악착같이 불행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네요. 살아남기 위한 선택 속에 사랑은 사치였을까요.

참혹한 전쟁 이후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야 했던 그 시절에는 분명 생존이 먼저였겠지만 사랑이 떠나간 자리는 공허함만이 남는 것 같아요.

"네가 나를 떠나면, 그래, 그런 대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살아도 사는 게 아닐 거야."라고, 어린 그들에게 전해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네요. 평생 살아도 지워낼 수 없는 사랑이라면 그 지독한 사랑 없이 살아야 하는 시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네요. 무엇보다도 해미와 딸들의 관계가 너무나 속상했네요. 소녀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아기 엄마가 되었던 소녀는 좋은 엄마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자신의 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온전히 그 사랑을 전해주진 못했네요. 애초에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뒤이은 사랑은 설익고 말았네요.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안간힘을 썼는데도 불행한 마음까지 감출 수 없었던 그들의 삶을 통해 잊고 있던 시대의 비극이 깊고도 선명한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왔네요. 문득 해미의 어머니 이름이 궁금해지네요. 어쩌면 이 소설은 드라마 조연처럼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 해미의 어머니처럼 그 시절을 살아냈던 이름 모를 사람들의 아픔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네요. 우리 마음을 울리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보세요, 어머니.

우리는 아직도 여기 있어요."

(5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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